[제118회] 화운동 요괴 홍애아를 잡아라(1)
"저길봐라, 벼랑아래에 요괴의 집이 있는 것 같다.
누가 짐과 말을 지키겠느냐?
그리고 누가 나와 함께 가서 요괴를 잡겠느냐?"
"형, 나는 가만히 앉아있는 성질이 아니야, 내가 형을 따라갈래."
"좋아, 그러면 오정아! 네가 저 숲속 으슥한 곳에 숨어서
말과 짐을 보고있거라.
우리가 스승님을 구해올때까지 조심해서 지켜야한다."
오공은 오정과 작별하고 팔계와 함께 고송간을 뛰어넘어
그 괴물이 산다는 벼랑 앞까지 갔다.
과연 동굴이 하나 있는데 경치가 절경이었다.
입구에 이르러보니 돌로 깍은 비에
"호산 고송간 화운동" 이라는 글자가 보였다.
근처에 한떼의 졸개들이 창과 칼을 휘두르며 놀고있었다.
오공이 크게 외쳤다.
"거기 있는 졸개들아! 빨리 동주에게 알려라.
우리 스승님을 돌려주면 너희들의 목숨만은 살려준다.
그러나 싫다면 산을 허물고 동굴을 메워버리겠다.
졸개들은 황급히 안으로 뛰어들어가
문을 닫아 걸고 마왕에게 알렸다.
"대왕님! 큰일났습니다."
홍애아는 삼장을 떠메고 들어가 뒤뜰에다 묶어놓고
옷을 벗기고 졸개를 시켜 물을 길어다 몸을 씻기고 한참
쪄먹을 준비를 하고 있었다.
바로 그때 졸개가 달려들어 온것이다.
삼장을 솥에 넣고 쪄서 먹겠다며 삼장의 몸을 씻기던
홍애아는 일을 중단하고 앞뜰로 나와 물었다.
"무슨 일이야?"
"털투성이에 노공같이 생진 중이 입이 뾰족하고 귀가 큰
중을 데리고 와서 문 앞에서 저들의 스승을 내놓으라고
떠들어 대고 있습니다.
그렇지 않으면 이 산을 허물고 동굴울
메워 버리겠다고 협박합니다."
홍애아는 코웃음을 쳤다.
그 놈들은 손행자와 저팔계일 것이다. 용케도 뒤쫒아왔군,
내가 그놈들의 스승을 채온 것은 여기서
백오십리나 되는데 어떻게 찾아왔지? 여봐라! 거기
수례를 맡은 자가 있느냐? 어서 수레를 출동시켜라!"
대여섯명의 졸개가 다섯대의 작은 수레를 밀고 나와서
정문을 열었다. 이것을 본 팔계가 입을 열었다.
"형, 요괴들은 우리가 무서워 수레를 타고 달아나려는가봐."
"그럴리가 있나 저놈들이 수레로 뭘 하려는가 보자."
금 목 수 화 토의 오행의 순서로 정렬시켰다.
그런 다음 다섯놈은 지키고
다섯놈은 들어가 보고를 했다. 홍애아가 물었다.
"다 됐느냐?"
"예"
"그럼 내 창을 가져오너라."
졸개가 일장 팔척이나 되는 화첨창을 메고와서 마왕에게
바쳤다. 홍애아는 창을 휘두르며 나왔다.
그는 투구나 갑옷도 없이 허리에 앞치마 하나만
달랑 걸치고 맨발로 문 앞까지 뛰쳐 나온 것이다.
"어떤 놈이냐? 거기서 빈정거리는 놈은."
오공은 앞으로 나서 싱글거리며 말했다.
"조카 날세 나야, 너는 오늘 아침에 가련한 아이로 둔갑하여
산길 옆 소나무에 매달려 스승님을 속였지.
친척간에 의리를 상하게 하지말고 빨리 내 스승님을 돌려다오.
네 아버지가 이일을 알면 어른으로서
어린아이 하나 가르치지 못한다고 나를 나무라실거다."
"이 고양한 원숭이놈아!
네 놈이 어떻게 나와 친척이 된다는 말이냐?
조카라고? 참 어이가 없군."
"아니다 너는 나를 모를게다.
그 옛날에 내가 네 아버지와 의형제를 맺을 때는
너는 이세상에 태어나기도 한참 전이란다.
넌 모르겠지만 난 오백년전
천궁을 분탕친 제천대성 손오공이란 어른이야.
그 일이 있기전에 천애해각을 유람하고 놀러다니며
천하의 호걸들과 사귀었지.
네 아버지 우마왕은 평천대성이라고 했는데
교마왕 복해대성 대붕마왕 혼천대성
사타왕 이산대성 미후왕 통풍대성 우융왕 구신대성과 함께
칠형제의 인연을 맺었지, 네아버지 우마왕이 첫째였고
몸집이 작은 제천대성 나는 일곱번째였지.
우리가 시귀던 때에 너는 이 세상에 태어나지고 않았지."
홍애아가 오공의 말을 곧이 들을리가 없다.
그는 더 이상 말을 않고 대뜸 화첨창을 쳐들고 덤벼들었기
때문에 오공은 술법을 써서 슬쩍 피하고
여의봉을 휘두르면서
"미친소리말라"며 호통을 쳤다.
"이 애송이놈아! 너는 숙부도 몰라보는 놈이로구나?
내 여의봉 맛이나봐라."
홍애아도 술법으로 몸을 보호하며 맞받아쳤다.
둘은 더 이상 삼촌이니 조카니 따지지 않고 각자
지닌 신통력을 펼쳐 티각태각하면서 구름을 타고
하늘로 올라가 스무합을 싸웠지만 승부가
나지 않았다. 이때 팔계는 둘이 싸우는
모습을 확연히 보고 있었다.
막상막하로 치닫는 둘의 싸움을 보던 팔계가 오공이
밀리는 척 하다가 여의봉으로 한방에 죽여버리면
나는 아무공도 세운것이 없다. 요렇게 생각하고
아홉갈래 쇠갈키를 단단히 잡고
위에서 홍애아의 정수리를 내리쳤다.
오공과 막상막하의 싸움을 하던
홍애아가 깜짝놀라 창을 끌고 허겁지겁 도망을 쳤다.
다음편으로 ~~~