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어목혼주(魚目混珠)
물고기의 눈알과 진주가 섞여 있다는 뜻으로, 가짜와 진짜가 또는 천한 것과 귀한 것 열등한 것과 우수한 것 등등이 뒤섞여 있는 상태를 말한다.
魚 : 고기 어(魚/0)
目 : 눈 목(目/0)
混 : 섞을 혼(氵/8)
珠 : 구슬 주(王/6)
출전 : 한영(韓嬰)의 한시외전(漢詩外傳)
진짜 가짜를 식별 못하는 눈, 전하여 인재를 시기하는 사람들을 의미한다. 고기 눈깔이 겉모양은 구슬 같지만 사실은 구슬이 아니라는 데서 진위(眞僞)가 혼동된 것을 말한다.
가짜가 진짜를 뺨친다고 흔히 말한다. 정교하게 모방한 가짜가 진짜를 보고 되레 손가락질하는 세상이다. 문학에서의 표절이나 명화의 진위 감정에서 종종 관심을 끌기도 한다. 겉으로는 비슷하나 속은 완전히 다른 것이 사이비(似而非)다.
이런 것을 잘 골라야 낭패를 보지 않을 텐데 진짜와 가짜가 마구 뒤섞여 있으면 낭패다. 물고기의 눈알(魚目)과 진주가 섞여 있다(混珠)는 이 말은 가짜와 진짜가, 또는 천한 것과 귀한 것, 열등한 것과 우수한 것 등등이 뒤섞여 있는 상태를 말한다. 거기서 나아가 가짜를 진짜로 가장하거나 나쁜 것을 좋은 것으로 속이는 행위를 나타내기도 한다.
이 성어는 비슷하게 여러 곳에서 출전한다. 먼저 전한(前漢)의 학자 한영(韓嬰)이 저술한 한시외전(韓詩外傳)에 실린 구절을 보자. "흰 뼈는 상아와 비슷하고 물고기 눈알은 구슬과 비슷하다(白骨類象, 魚目似珠)."
이 표현이 널리 알려진 것은 문선(文選)이란 책에서 작품의 주(註)를 한데서 나왔다. 양(梁)나라의 소통(蕭統)이 대표적인 문장가 130여 명의 작품을 모은 책이다. 여기에 남북조시대(南北朝時代) 宋(송), 齊(제), 梁(양), 3대에 걸쳐 벼슬을 한 임방(任昉)의 글이 여러 편 실려 있다.
치대사마기실전(致大司馬記室箋)이란 글에서 임방은 자신을 발탁한 조정에 감사하며, 자신은 "물고기 눈알처럼 쓸모없는 사람인데도 조정에서 보옥처럼 사용했다(維此魚目, 唐突璵璠)"고 스스로를 겸손하게 나타냈다. 이 부분을 당(唐)나라의 이선(李善)이 주석한 것에서 앞의 한시외전을 인용했다. 璵(여)는 옥 여, 璠(번)은 번여옥 번으로 아름답고 값진 보옥을 말한다.
또 후한(後漢)의 위백양(魏伯陽)이란 사람이 쓴 주역삼동계(周易參同契)란 책에서는 "물고기 눈알이 어찌 구슬이 되겠는가. 쑥은 차나무가 될 수 없다(魚目豈爲珠, 蓬蒿不成檟)"는 말이 있다. 蒿(호)는 쑥 호, 檟(가)는 개오동나무 가이다. 가차(檟茶)는 고차(苦茶)의 일종으로 일반차보다 쓴 맛이 난다고 한다.
물건 뿐 아니고 사람도 빈 수레가 요란하다거나 겉 다르고 속 다른 경우가 허다하니 잘 관찰해야 한다. 특히 지도자를 뽑을 때는 평시의 행실과 함께 그 사람의 면모를 잘 살펴야 함은 물론이다.
어목혼주(魚目混珠)
물고기 눈알이 구슬과 섞여 있다
사람이란 정말 다양하고 복잡하여 일률적으로 말하기 어렵다. 유학(儒學) 가운데서 사람의 심성(心性)을 연구하는 학문을 성리학(性理學)이라 한다. 주자(朱子) 같은 분이 한 평생 연구하였고, 우리 나라의 퇴계(退溪) 이황(李滉)선생이나, 율곡(栗谷) 이이(李珥) 선생 등 많은 분들이 평생 동안 연구하였다.
그러나 마음의 본체(本體)가 이(理)냐? 기(氣)냐? 라는 문제는 아직까지도 완전히 결론이 나지 않았다. 지금도 심리학자들이 사람의 심리작용에 대해서 계속 연구하고 있지만, 명쾌하게 밝히지 못하고 있다. 교육학자들의 이론은 다양하지만, 교육을 받는 학생들은 일률적으로 그 이론에 따라 반응하지 않는다. 그만큼 사람은 다양하고 개인적인 차이가 있는 것이다.
지금 화성에까지 사람이 도달할 정도로 과학이 발전했지만, 사람이 어떻게 생겨났는지 조차 아직 모른다. 부모와 자식 사이의 유전(遺傳)관계도 명확하게 밝히지 못하여, 같은 부모에게서 태어난 형제간의 갖가지 차이에 대해서도 밝히지 못하고 있다.
사람의 능력은 차이가 다양하다. 학교 다닐 때 다 같이 축구부에 들어가 거의 같은 양의 연습을 했는데도, 어떤 학생은 국가대표선수로 성장하는가 하면, 어떤 학생은 자기 학교의 후보선수 정도도 되기 힘들어 중도에서 포기하고 만다.
다른 방면도 마찬가지다. 기억력만 해도 영어(英語)는 잘 외우면서 한문(漢文)을 잘 못 외우는 사람이 있다. 그림은 뛰어나게 잘 그리면서도 글씨는 전혀 안 되는 사람도 있다. 정말 사람에 대해서는 한 마디로 말할 수 없다. 그래서 사람은 남의 뛰어난 능력에 대해서 대단한 줄 알고 존중할 줄 알아야 한다.
이순신(李舜臣) 장군의 거북선 발명이 일본의 침략으로 부터 나라를 구출하는 데 결정적인 역할을 했다. 지금도 휴대전화 기술자 몇명이 대한민국 전국민의 소득을 올려주고 있다. 회사의 뛰어난 경영자 한 사람의 경영전략이 종업원 수만명과 그 가족을 먹여 살리고 있다. 김호길(金浩吉)박사 같은 과학자 한 분이 포항공대를 세계적인 대학으로 만들었다.
그런데 문제는 능력 없는 사람들이 능력 있는 사람을 대할 때 "니나 내나"하는 마음으로 대하는 데 있다. 그 방면에 대해서 자기가 모르거나 능력이 없으면 잘 아는 사람이나 능력이 있는 사람에게 승복하고 배워야 한다. 더욱 한심한 일은 능력 없는 사람이 윗자리에 올라앉아 능력 있는 사람들이 일하려는 것을 도와주기는 커녕 도리어 방해하는 것이다.
특히 국가에서 설립한 연구소 등의 책임자 자리를 대부분 낙하산 인사식으로 정당인으로서 각종 선거에서 떨어진 사람들의 보상용으로 인사권자가 악용하고 있다. 그런 사람이 연구기관을 장악하고서는 정말 국가적으로 귀중한 능력 있는 인재를 필요 없다고 하루 아침에 잘라버린다. 최근 아깝게 직장을 잃고 국가민족을 위해서 아무 일도 못하고 울분에 찬 나날을 보내는 국가적인 인재가 한 둘이 아니다.
물고기의 눈알을 뽑아서 멀리서 보면 꼭 구슬처럼 보인다. 구슬에 섞어놓으면 구슬과 구별이 쉽지 않다. 그러나 구슬은 아니다. 정말 사이비(似而非)일 뿐이다. 그런데 구슬로 행세하고서 도리어 진짜 구슬을 몰아낸다.
김영삼(金泳三) 전대통령은 취임초부터 늘, "인사(人事)가 만사(萬事)다"고 주문처럼 외고 다녔다. 정말 맞는 말이다. 그러나 인재를 알아보는 눈이 있어야 말이지. 물고기 눈알을 구슬이라고 단단히 믿었으니 경제의 추락이 오지 않을 수 없었던 것이다. "지금 통치권자는 그보다 낫다"고 말할 수 있을까?
어목혼주(魚目混珠)
물고기 눈(가짜)이 구슬(진짜)과 섞여 있다는 뜻으로, 백골(흰뼈)은 상아와 비슷하고 물고기 눈알은 구슬과 흡사하다. 가짜와 진짜가 또는 천함 귀함, 우수함과 열등이 뒤섞여 있음을 비유하는 말이다.
대한민국이 요즈음 같이 시끄러운 때가 몇 번 있었을까? 매스컴을 통해본 대한민국의 실상은 온통 이전투구(泥田鬪狗)로 '진흙 밭의 개싸움'의 연속이다. 그것도 나라를 책임지고 잘 운영하라고 국민들이 대표라고 뽑아 권한을 위임한 국회의원들의 자기 권력유지를 위한 목숨을 건 진검승부(眞劍勝負)를 매일 흥미진진한 드라마로 연출하고 있다. 드라마를 보는 국민들은 누가 옳은지 구분하기 어렵다.
법(法)은 이미 이리 찢기고, 저리 흐트러져서 국민보호를 위한 법이 함부로 재단(裁斷)되고 변질(變質)되어 진짜와 가짜를 구분하기 어려운 처지에 처해져 있다. 그러나 진짜와 가짜는 결국 드러나게 되고 가짜는 반드시 멸망(滅亡)하게 된다.
한(漢)나라 시대 어느 작은 고을에 마음씨 착한 만의(滿意)라는 상인이 있었다. 하루는 만의(滿意)가 커다란 진주를 사게 되었는데 반짝반짝 영롱한 빛을 품는 것이 한눈에 보아도 값비싼 보물이었다. 만의(滿意)는 붉은색 비단주머니에 진주를 곱게 싸서 장롱 깊숙이 감추어 두었다. 그 진주를 가보(家寶)로 삼아 자손들에게 물려줄 생각이었다.
한편 만의(滿意)의 이웃집에 수량(壽量)이라 하는 게으른 가난뱅이가 살고 있었다. 수량(壽量)은 자신의 가난한 처지가 남에게 들킬까 불안에 떠는 허영심 많은 사람이었다. 돈만 생겼다 하면 한 푼도 남기지 않고 모조리 써 버렸으며, 늘 부자(富者)인양 행세하고 다녔다. 그런가 하면 때때로 이웃에 사는 만의의 부(富)를 비난하기도 했다.
하루는 쌀독이 바닥이 나서 며칠을 굶어 지냈던 수량이 배고픔을 견디다 못해 그만 길바닥에 쓰러지고 말았다. 이 광경을 본 어느 한 행인이 그를 불쌍히 여겨 은자 몇 냥을 손에 쥐어주고 떠났다. 수량(壽量)은 허기부터 달래 고자 마을의 만두가게에 들렸다.
이때 마침 옆자리 손님들이 주고받는 대화를 엿듣게 되었는데, "장사를 마치고 돌아온 만의네 집에 글쎄 찾아드는 손님들로 발 디딜 틈이 없다고 하더라. 차(茶)도 내주며 후하게 대접한다던데 우리도 한번 가보지 않겠나?" 그의 말에 수량(壽量)은 귀가 솔깃해졌다. 냉큼 자리에서 일어나더니 배고픔도 잊은 채 곧장 마을의 옷 가게로 달려갔다.
수량(壽量)은 만의네 집에 가면 여러 사람들을 만날 수 있어 자신을 과시할 수 있는 좋은 기회라고 생각했던 것이다. 사람들을 만나는데 번듯한 옷 한 벌은 있어야지 그는 주머니에 든 은자를 전부 털어 옷가게에서 가장 비싼 옷을 샀다. 이처럼 수량은 겉만 따지는 사람이었다. 그 후 며칠이 지났다.
시장바닥에서 할 일 없이 빈둥대던 수량(壽量)은 바닥에 굴러다니는 물고기 눈알을 하나 발견했다. 그 물고기 눈알은 햇빛을 받아 진주처럼 반짝였다. 수량(壽量)은 지난번 만의네 집에서 보았던 진주를 떠 올렸다. "나에게도 이제는 진주가 생겼구나!" 수량(壽量)은 누가 보기라고 할까봐 얼른 주머니에 넣었다. 그 때부터 수량(壽量)은 그 물고기 눈알을 진짜 진주를 다루듯 애지중지했다.
그러던 어느 날 같은 마을에 사는 주민이 병들어 곧 죽게 되었다. 의원은 진주를 갈아 약에 넣어 먹어야만 나을 수 있다고 했다. 이를 알게 된 만의(滿意)가 그 병자를 가엽게 여겨 자신이 아껴온 진주를 내어주겠다고 말했다. 소문은 마을 전체에 퍼졌고 수량(壽量)도 이를 전해 듣게 되었다. 이 기회에 영웅으로 칭송받고 싶었던 수량(壽量)도 애지중지하던 물고기 눈알을 가지고 한달음에 달려왔다.
마을 사람들이 모인자리에서 만의(滿意)와 수량(壽量)은 나란히 앉았다. 만의(滿意)가 먼저 보자기를 풀었다. 그러자 하얀 진주가 눈부신 광채를 뿜으며 귀한 자태를 드러냈다. 이에 뒤질세라 수량(壽量)도 보자기를 풀었다. 그러나 광채는커녕 거무스름한 빛만 보일 뿐 누가 보아도 썩은 물고기 눈알이었다.
이 일이 있은 후 수량(壽量)은 줄곧 사람들의 비웃음과 조롱을 받아야만 했다. 결국은 진짜와 가짜는 가려졌고, 진짜는 약으로 쓰여져 생명을 살렸고, 가짜는 망신살이로 주인을 망신시켰다.
이처럼 '물고기 눈알과 진주가 서로 섞이다'는 뜻의 어목혼주(魚目混珠)는 가짜와 진짜가 마구 뒤섞여 구분하기 어려운 상태를 비유하는 말로 쓰인다.
가짜와 진짜는 과학이나 문화가 발달될수록 심해지고 있다. 어쩌다 보면 가짜가 진짜보다 더 좋아 보일 때가 더러 있는 것을 느낄 때가 많다. 우리는 세간에 이러한 것을 두고 사이비(似而非)라고 한다. 이는 似(닮을 사), 而(말 이을 이), 非(아닐 비)이다. 곧 닮았지만 아니다. 겉으로 보기에는 비슷한 듯하지만 근본적으로는 아주 다른 것이다.
이를 보통사람들은 식별(識別)하기가 매우 어렵다. 워낙 정교하고 빈틈없이 만들어졌기 때문이기도 하다. 문제는 인간의 마지막 가치인 양심(良心)마저 스스로 도적질 하는 비겁(卑怯)이 문제가 되는 것이다.
AI(인공지능)가 세상을 바꾸어 놓을 듯한 기세이지만 실상은 인간을 멸망시키는 도구가 될 것이라는 과학자도 있다. 이유는 양심이 없는 한갓 물건인 AI가 파괴를 즐기는 쪽으로 방향을 틀면 인간으로서는 속수무책(束手無策)이 될 수밖에 없기 때문이다.
이는 이미 똑똑하다는 권력자들이 정치권에서 양심을 버린 행동인 '국민을 위한'이라는 달콤한 사이비로 대중을 현혹하여 자기들의 권재(權財; 권력과 재물)를 절취(截取)하는 등 마지막까지 남아있는 양심에 난도(亂刀)질 하는 어목(魚目)을 진주(珍珠)로 둔갑시켜 호도하고 있기 때문이다.
조선 중기 장유(張維)라는 선비가 그의 계곡집(谿谷集)에서 "이미 겉모습만 보고서 속마음을 믿기 때문에 간사한 사람이 나라를 어지럽히고 있어도 뉘우쳐 바꾸게 할 수가 없는 것이다.(視其外而信其中 故 有奸人亂國而不可悔者也)"라고 지적한 것을 새겨보아야 할 것이다.
이제 선량한 국민을 괴롭히는 지도자들의 그릇된 양심(良心)이 정의로움으로 변하여 진짜가 바로서는 세상을 소망해 본다면 지나친 허망(虛妄)일까?
▶️ 魚(고기 어)는 ❶상형문자로 漁(어)의 고자(古字), 鱼(어)는 통자(通字)이다. 물고기 모양을 본뜬 글자로, 한자의 부수로서는 물고기에 관한 뜻을 나타낸다. ❷상형문자로 魚자는 ‘물고기’를 그린 글자이다. 魚자는 물고기를 그대로 그린 상형문자이다. 갑골문에 나온 魚자를 보면 물고기의 주둥이와 지느러미가 잘 묘사되어 있었다. 이후 해서에서 물고기의 몸통과 꼬리를 田(밭 전)자와 灬(불 화)자로 표현하게 되면서 지금의 魚자가 만들어지게 되었다. 魚자는 물고기를 그린 것이기 때문에 부수로 활용될 때는 주로 어류의 종류나 부위, 특성과 관련된 의미를 전달한다. 그래서 魚(어)는 성(姓)의 하나로 ①물고기 ②물속에 사는 동물의 통칭(通稱) ③바다 짐승의 이름 ④어대(魚袋: 관리가 차는 고기 모양의 패물) ⑤말의 이름 ⑥별의 이름 ⑦나(인칭대명사) ⑧고기잡이하다 ⑨물에 빠져 죽다 따위의 뜻이 있다. 용례로는 생선을 가공해서 말린 것을 어물(魚物), 물고기 잡는 그물을 어망(魚網), 물고기를 잡거나 기르는데 쓰이는 항아리 모양으로 만든 유리통을 어항(魚缸), 물고기의 알을 어란(魚卵), 물고기와 조개를 어패(魚貝), 생선 파는 시장을 어시장(魚市場), 물고기의 종류를 어종(魚種), 낚시로 고기잡이하는 데 쓰는 배를 어선(魚船), 물고기를 기름 또는 기른 물고기를 양어(養魚), 말린 물고기를 건어(乾魚), 미꾸릿과의 민물고기를 추어(鰍魚), 청어과의 바닷물고기를 청어(靑魚), 멸치과에 딸린 바닷물고기를 행어(行魚), 퉁가리과의 민물고기를 탁어(馲魚), 은어과의 물고기를 은어(銀魚), 가오리과에 딸린 바닷물고기를 홍어(洪魚), 가물치과에 딸린 민물고기를 흑어(黑魚), 학꽁치과의 바닷물고기를 침어(針魚), 멸치과의 바닷물고기를 약어(鰯魚), 동자개과에 딸린 민물고기를 종어(宗魚), 잉어과의 민물고기를 타어(鮀魚), 철갑상어과의 바닷물고기를 심어(鱘魚), 제사 상을 차릴 때에 어찬은 동쪽에 육찬은 서쪽에 놓음을 이르는 말을 어동육서(魚東肉西), 어魚자와 노魯자를 구별하지 못한다는 뜻으로 몹시 무식함을 비유해 이르는 말을 어로불변(魚魯不辨), 물고기와 물처럼 친한 사이라는 뜻으로 임금과 신하의 친밀한 사이 또는 서로 사랑하는 부부 사이를 일컫는 말을 어수지친(魚水之親), 물과 물고기의 관계와 같이 매우 친근한 사이를 일컫는 말을 어수지교(魚水之交), 고기 대가리에 귀신 상판때기라는 뜻으로 괴상 망측하게 생긴 얼굴을 형용하는 말을 어두귀면(魚頭鬼面), 고기가 솥 속에서 논다는 뜻으로 목숨이 붙어 있다 할지라도 오래 가지 못할 것을 비유하는 말을 어유부중(魚遊釜中), 잉어가 용으로 화한다는 뜻으로 과거에 급제하여 입신 양명함을 이르는 말을 어룡장화(魚龍將化), 물고기의 눈과 연산의 돌이라는 뜻으로 두 가지가 옥과 비슷하나 옥이 아닌 데서 허위를 진실로 현인을 우인으로 혼동함을 이르는 말을 어목연석(魚目燕石), 물고기는 대가리 쪽이 맛이 있고 짐승 고기는 꼬리 쪽이 맛이 있다는 말을 어두육미(魚頭肉尾), 물고기 떼나 새 때가 흩어져 달아난다는 뜻으로 크게 패망함을 형용해 이르는 말을 어궤조산(魚潰鳥散), 물고기가 변하여 용이 되었다는 뜻으로 어릴 적에는 신통하지 못하던 사람이 자란 뒤에 훌륭하게 되거나 아주 곤궁하던 사람이 부귀하게 됨을 이르는 말을 어변성룡(魚變成龍), 글자가 잘못 쓰였다는 뜻으로 여러 번 옮겨 쓰면 반드시 오자誤字가 생긴다는 말을 어시지혹(魚豕之惑), 용과 같이 위엄 있는 모양을 하고 있으나 실은 물고기라는 뜻으로 옳은 듯하나 실제는 그름을 비유해 이르는 말을 어질용문(魚質龍文) 등에 쓰인다.
▶️ 目(눈 목)은 ❶상형문자로 사람의 눈의 모양이다. 처음엔 보통 눈과 같이 가로로 길게 썼는데 나중에 세로의 긴 자형(字形)으로 변한 것은 글이 세로 쓰기인 데 맞춘 것이다. ❷상형문자로 目자는 ‘눈’이나 ‘시력’, ‘안목’이라는 뜻을 가진 글자이다. 目자는 사람 눈을 그린 것으로 갑골문에 나온 目자를 보면 사람의 눈과 눈동자가 잘 표현되어 있었다. 본래 目자는 가로로 쓰였었지만, 한자를 세워 쓰이는 방식이 적용되면서 지금과 같은 모습을 갖추게 되었다. 目자는 눈을 그린 것이기 때문에 부수로 쓰일 때는 대부분이 ‘보다’나 ‘눈의 상태’, ‘눈’과 관련된 뜻을 전달하게 된다. 그러나 眞(참 진)자나 鼎(솥 정)자처럼 솥을 생략할 때 目자가 쓰이는 예도 있으니 해석에 주의가 필요하다. 그래서 目(목)은 (1)예산(豫算) 편제 상의 단위의 하나. 항(項)의 아래 절(節)의 위 (2)생물 분류학(分類學) 상의 단위의 하나. 강(綱)과 과(科)의 가운데임 등의 뜻으로 ①눈(감각 기관) ②눈빛, 시력(視力) ③견해(見解), 안목(眼目) ④요점(要點) ⑤옹이, 그루터기(풀이나 나무 따위의 아랫동아리) ⑥제목(題目), 표제(標題) ⑦목록(目錄) ⑧조목(條目), 중요 항목 ⑨이름, 명칭(名稱) ⑩그물의 구멍, 눈 ⑪우두머리, 두목(頭目) ⑫품평(品評), 평정(評定) ⑬보다, 주시(注視)하다 ⑭일컫다, 지칭(指稱)하다 따위의 뜻이 있다. 같은 뜻을 가진 한자는 눈 안(眼)이다. 용례로는 직접 자기의 눈으로 봄을 목격(目擊), 안경낀 사람의 변한 말을 목사(目四), 목적을 이루기 위하여 실제적 대상으로 삼는 것을 목표(目標), 책 따위의 기사의 순서를 목차(目次), 눈 인사를 목례(目禮), 눈으로 셈함을 목산(目算), 눈으로만 가만히 웃는 웃음을 목소(目笑), 눈병을 고치는 데 쓰는 약을 목약(目藥), 오는 사람을 바라보고 맞음을 목영(目迎), 어떤 사물을 주의해서 봄을 주목(注目), 전에 비하여 딴판으로 학식 등이 부쩍 늘어서 눈을 비비고 다시 봄을 괄목(刮目), 공부할 지식 분야를 갈라놓은 것을 과목(科目), 낱낱의 조나 항을 항목(項目), 사물을 분별하는 견식을 안목(眼目), 서로 미워함을 반목(反目), 형식 상 표면에 내세우는 이름이나 구실을 명목(名目), 사람이나 사물이 어떠하다고 가리키어 정함을 지목(指目), 물품의 명목을 품목(品目), 좋지 못한 집단의 우두머리를 두목(頭目), 눈은 물건을 잘 보지만 자기의 눈 속은 보지 못한다는 말을 목단어자견(目短於自見), 고무래를 보고도 그것이 고무래 丁자인 줄 모른다는 말을 목불식정(目不識丁), 차마 눈으로 볼 수 없을 정도로 딱하거나 참혹한 상황을 이르는 말을 목불인견(目不忍見), 눈으로 책을 알지 못한다는 말을 목불지서(目不之書), 눈으로 부리고 기세로 부린다는 말을 목사기사(目使氣使), 눈으로 먹고 귀로 본다는 말을 목식이시(目食耳視), 눈초리가 다 찢어진다는 말을 목자진열(目眥盡裂), 앞날을 내다보지 못하고 눈앞의 일만 생각하는 계책이라는 말을 목전지계(目前之計) 등에 쓰인다.
▶️ 混(섞을 혼, 오랑캐 곤)은 ❶형성문자로 浑(혼), 渾(혼), 掍(혼)과 동자(同字)이다. 뜻을 나타내는 삼수변(氵=水, 氺; 물)部와 음(音)을 나타내는 昆(곤; 치솟아 흐르다, 혼)으로 이루어졌다. 본래는 지중(地中)으로부터 물이 소용돌이치며 솟아나오는 뜻에서 나중에 섞다의 뜻으로 빌어 쓰였다. ❷회의문자로 混자는 ‘섞이다’나 ‘합하다’, ‘혼탁하다’라는 뜻을 가진 글자이다. 混자는 水(물 수)자와 昆(형 곤)자가 결합한 모습이다. 昆자는 태양 아래로 사람들이 모여 있는 모습을 그린 것으로 ‘벌레’나 ‘뒤섞이다’라는 뜻이 있다. 混자는 이렇게 ‘뒤섞이다’라는 뜻을 가진 昆자에 水자를 더한 것으로 “물이 뒤섞이다”라는 뜻으로 만들어졌다. 상류의 맑았던 물줄기가 모여 큰 강을 이루게 되면 혼탁해지기 마련이다. 그래서 混자에는 ‘섞이다’라는 뜻 외에도 ‘흐리다’, ‘혼탁하다’라는 뜻까지 파생되어 있다. 그래서 混(혼, 곤)은 ①섞다 ②섞이다 ③합(合)하다 ④혼탁(混濁)하다 ⑤흐리다 ⑥맞추다 ⑦가장(假裝)하다(태도를 거짓으로 꾸미다) ⑧남을 속이다 ⑨그럭저럭 살아가다 ⑩되는대로 살아가다 ⑪분별(分別)없이 ⑫마구 ⑬되는대로 ⑭아무렇게나 ⑮함부로, 그리고 ⓐ오랑캐(곤) 따위의 뜻이 있다. 같은 뜻을 가진 한자는 엉길 돈(沌), 흐릴 탁(濁), 섞일 잡(雜)이다. 용례로는 갈피를 잡을 수 없이 어지러움을 혼란(混亂), 말이나 일 따위의 갈래가 얽혀 종잡을 수 없음을 혼선(混線), 사물의 구별이 확실하지 않은 상태를 혼돈(混沌), 기체나 액체 따위가 불순물이 섞이어 맑지 않고 흐림 또는 정치 도덕 따위 사회적 현상이 어지럽고 흐림을 혼탁(混濁), 여럿이 한데 뒤섞이어 어수선함 또는 갈피를 잡을 수 없이 어지러움을 혼잡(混雜), 이것과 저것을 구별하지 못하고 뒤섞어서 보거나 생각함을 혼동(混同), 천지 또는 우주를 가리키는 말을 혼원(混元),섞어서 씀을 혼용(混用), 뒤섞어서 한데 합함을 혼합(混合), 다른 인종 사이에서 생긴 혈통을 혼혈(混血), 잡곡을 섞어 지은 밥을 먹음을 혼식(混食), 서로 뒤섞여서 어지럽게 싸움을 혼전(混戰), 섞여서 이루어짐 또는 섞어서 만듦을 혼성(混成), 한 땅에 동시에 두 가지 이상의 곡식이나 과목을 섞어 가꾸는 일을 혼식(混植), 여러 가지 종류의 나무가 뒤섞여 있는 수풀을 혼림(混林), 뒤섞이어 하나가 되어 흐름을 혼류(混流), 남녀가 한 숙소에 뒤섞여 함께 자는 일을 혼숙(混宿), 한데 섞이어 들거나 또는 한데 섞어 넣음을 혼입(混入), 갈피를 잡을 수 없이 뒤섞이어 어지러움을 혼요(混澆), 어떤 땅에 두 가지 이상의 작물을 동시에 심음 또는 그 방법을 혼작(混作), 성질이 다른 섬유를 두 가지 이상 섞어서 짜는 일을 혼방(混紡), 옥과 돌이 함께 뒤섞여 있다는 뜻으로 선과 악 좋은 것과 나쁜 것이 함께 섞여 있다는 말을 옥석혼효(玉石混淆), 옥과 돌이 섞여 있다는 뜻으로 좋은 것과 나쁜 것이 한데 섞여 있음을 비유하여 이르는 말을 옥석상혼(玉石相混) 등에 쓰인다.
▶️ 珠(구슬 주)는 ❶형성문자로 뜻을 나타내는 구슬옥변(玉=玉, 玊; 구슬)部와 음(音)을 나타내는 朱(주)가 합(合)하여 이루어졌다. ❷형성문자로 珠자는 ‘구슬’이나 ‘진주’라는 뜻을 가진 글자이다. 珠자는 玉(구슬 옥)자와 朱(붉을 주)자가 결합한 모습이다. 朱(붉을 주)자는 ‘적심목(赤心木)’이라 부르는 나무를 뜻하지만, 여기에서는 발음역할만을 하고 있다. 珠자는 둥근 형태의 보석을 뜻하기 위해 만든 글자이다. 그래서 珠자는 진주(珍珠)나 구슬처럼 동그란 모양의 보석이라는 뜻으로 쓰이고 있다. 그래서 珠(주)는 ①구슬 ②진주(眞珠) ③방울 ④붉은색 ⑤붉다 ⑥성(姓)의 하나, 따위의 뜻이 있다. 같은 뜻을 가진 한자는 구슬 원(瑗), 구슬 경(瓊), 구슬 선(璿), 구슬 옥(玉), 구슬 벽(璧)이다. 용례로는 구슬과 옥을 주옥(珠玉), 주판으로 하는 셈을 주산(珠算), 구슬과 같이 아름다운 꽃봉오리를 주뢰(珠蕾), 오리 형상으로 만든 구슬을 주부(珠鳧), 구슬을 박아서 만든 비녀를 주전(珠鈿), 구슬로 꾸민 비녀를 주잠(珠簪), 구슬을 달아서 꾸며 만든 채찍을 주편(珠鞭), 구슬과 옥 따위로 아름답게 꾸민 옷을 주복(珠服), 구슬처럼 떨어지는 눈물을 주루(珠淚), 구슬땀으로 구슬처럼 방울방울 맺힌 땀을 주한(珠汗), 구슬이나 구슬 모양의 물건을 꿰어 만든 발을 주렴(珠簾), 구슬을 꿰어 만든 갓끈을 주영(珠纓), 고운 빛이 나는 아름다운 구슬을 명주(明珠), 보배로운 구슬을 보주(寶珠), 염불할 때에 손으로 돌려 그 수효를 세는 기구를 염주(念珠), 이슬 방울을 노주(露珠), 좋은 구슬과 옥을 상주(上珠), 깨어진 구슬 조각을 쇄주(碎珠), 신기한 구슬을 신주(神珠), 구슬을 꿰어 맴을 철주(綴珠), 관이나 갓의 끈에 꿴 구슬을 영주(纓珠), 수를 셈하는데 쓰는 구슬을 산주(算珠), 물 속에 들어가 진주를 캐냄을 채주(採珠), 구슬처럼 흘러나오는 눈물 방울을 누주(淚珠), 구슬을 뀀 또는 꿴 구슬을 연주(聯珠), 공자가 구슬을 꿴다는 뜻으로 어진 사람도 남에게 배울 점이 있다는 말을 공자천주(孔子穿珠), 수후의 구슬로 새를 잡는다는 뜻으로 작은 것을 얻으려다 큰 것을 손해 보게 됨을 이르는 말을 수주탄작(隨珠彈雀), 쌀은 구슬 보다 비싸고 땔감은 계수나무 보다 비싸다는 뜻으로 물가가 치솟아 생활하기 어렵다는 것을 이르는 말을 미주신계(米珠薪桂), 보배로운 구슬을 어둠속에 던진다는 뜻으로 어떤 귀한 선물도 도리에 벗어난 방법으로 주면 도리어 원망을 삼을 명주암투(明珠闇投), 늙은 방합에서 구슬이 나온다는 뜻으로 총명한 아들을 둔 사람에게 그를 기려 축하하는 말을 노방생주(老蚌生珠), 큰 바다에 남아 있는 진주라는 뜻으로 세상에 알려지지 않은 현자나 명작을 비유해 이르는 말을 창해유주(滄海遺珠), 금을 산에 버리고 구슬을 못에 빠뜨린다는 뜻으로 재물을 가벼이 보고 부귀를 탐하지 않음을 이르는 말을 연금침주(捐金沈珠), 금과 은과 구슬과 옥이라는 뜻으로 온갖 귀한 보물을 이르는 말을 금은주옥(金銀珠玉) 등에 쓰인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