호랑지빠귀
https://youtube.com/watch?v=h_Fmj1kYAAk&si=cGG04qiSXfRoMxCW
2025년 02월 10일 새벽 3시, 통증으로 앓다가 잠시 잠에 드셨던 아빠가, 잠에서 깨자마자 이 새소리를 찾아서 들려달라고 했어요. 새소리를 한참 듣고 나시더니, 이렇게 말씀하셨어요. "내가 어려서 누나가 죽었는데, 그 때 이 애가 울더라고, 호랑지빠귀가." 그 말끝에 눈시울을 붉히셨고요.
아빠는 매순간 삶과 죽음을 떠올리고 계시는 것 같습니다. 살아왔던 걸음걸음과 만났던 이들, 또 헤어져야했던 이들을 모두 찬찬히 떠올리시는 것이지요. 지난 몇주동안 생사간의 구비구비를 헤아리는 아빠의 곁에서 저도 묵직한 시간들을 보냈지요. 숨이 다해야만 죽는 것이 아니라, 이런 경험자체가 이미 죽음을 받아들이는 과정이라는 생각이 듭니다.
아빠는 이번주까지 항암치료의 경과를 지켜보고, 별 탈이 없으면 다음주 월요일쯤 퇴원, 계속 문제상황이 발생하면 장기입원을 하실 것 같아요.
어떤 일이 벌어지든, 지난 한달여의 시간에 대해 감사하고, 앞으로 펼쳐질 모든 상황에 대해 겸허하게 받아들일 작정입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