백성을 많이 구제하고 하나님께 항상 기도하더니
사도행전 10장 1-2절『가이사랴에 고넬료라 하는 사람이 있으니 이달리야 부대라 하는 군대의 백부장이라 그가 경건하여 온 집안과 더불어 하나님을 경외하며 백성을 많이 구제하고(엘레에모수나스) 하나님께 항상 기도하더니』
고넬료는 로마사람이었지만, 하나님을 경외했다고 한다. 엘레에모수나스(ἐλεημοσύνας 문법적으로 복수)는 가난한 사람들을 돕는 기독교적 사랑의 자선적 행동들을 의미한다. 하나님이 원하시는 구제는 단순히 가난한 자를 돕거나 남을 돕는 선행을 의미하는 것이 아니라, 그 구제를 통해서 구제받는 자가 하나님께로 돌아오도록 하는 것이다.
그런데, 이방인 고넬료가 환상을 보았다. 천사가 나타나서 무슨 일인가 라고 묻는 것은 이전에도 이런 경험들이 있었다는 것을 말해준다. 성령을 받지 않은 자에게 하나님이 천사를 보내어 만나게 해주신다. 기도와 구제가 하나님께 상달되었다는 것이다. 이로 인해서 하나님이 고넬료에게 사역의 일을 맡기시는 것이다. 사람을 욥바로 보내 베드로를 초청하라는 것이다.
시몬 베드로는 욥바에 있는 무두장이 시몬의 집에 머물고 있었다. 하루 밤 묵은 것이 아니라, 여러 날을 숙식하고 있는 것이다. 무두장이는 짐승의 가죽을 가공하는 사람으로 죽은 짐승과 부정한 짐승을 취급했기에, 유대인들에게는 협오대상이었다. 이방인 선교의 시작점을 알리는 중요한 사건을 기록하고 있다.
사도행전 10장 9절『이튿날 그들이 길을 가다가 그 성(폴레이)에 가까이 갔을 그 때에 베드로가 기도하려고 지붕(도마)에 올라가니 그 시각은 제 육 시더라』베드로가 무두장이 시몬과 함께 동네를 이리저리 다녔다. 폴레이는 고향이라는 의미다. 누가복음 2장 3절에서『모든 사람이 호적하러 각각 고향(폴레이)으로 돌아가매』즉 무두장이 시몬이 사는 동네이다. 그리고 베드로가 무두장이 시몬의 집에 돌아와 기도하러 지붕에 올라갔다고 한다. 지붕이라고 번역된 도마는 집 위라는 의미다. 베드로가 기도하러 집 안에 들어간 것이 아니라 집 위에 올라갔는데, 마태복음 10장 27절에서『내가 너희에게 어두운 데서 이르는 것을 광명한 데서 말하며 너희가 귓속말로 듣는 것을 집 위(도마톤)에서 전파하라』
베드로가 기도하러 집 위에 올라갔는데, 집 위는 마치 예수님이 사탄의 시험 받으러 성전 꼭대기에 세워진 것과 유사한 것이다. 사탄은 예수님이 성전 꼭대기에 세우고 뛰어내리라고 시험한다. 하나님이 아들을 죽지 않게 천사를 동원해서 받을 것이라는 말이다.
베드로가 집위에 기도하러 갔을 때 육시쯤 되었다고 한다. 동네를 여행하듯이 다녔으므로 저녁이 되었을 것이다. 기도를 마치고 시장하여 다른 사람들이 식사를 준비하려는 그 어둑한 시간에 환상이 비친 것이다.
사도행전 10장 11-14절『하늘(톤 우라논)이 열리며 한 그릇이 내려오는 것을 보니 큰 보자기 같고 네 귀를 매어 땅에 드리웠더라 그 안에는 땅에 있는 각종 네 발 가진 짐승과 기는 것과 공중에 나는 것들이 있더라 또 소리가 있으되 베드로야 일어나 잡아 먹어라 하거늘 베드로가 이르되 주여 그럴 수 없나이다 속되고 깨끗하지 아니한 것을 내가 결코 먹지 아니하였나이다 한대』
하늘(톤 우라논)은 심령 속의 하나님 나라이다. 큰 보자기 같은 그릇은 돛자리를 만드는 대나무로 엮어 음식을 담는 물건이다. 이 물건에 빵이나 음식을 담아서 들고 다니기 좋게 하기 위해서 네 귀에 손잡이가 있도록 했다. 그런데, 그 안에 네 발 가진 짐승과 기는 것과 공중에 나는 것들이 있는 것이다. 즉 돼지고기, 비둘기 고기 등이 있었을 것이다. 유대인으로서 율법에 저촉되는 음식을 막지 않았다. 그래서 심령 속에서 세번이나 음식 먹기를 거부했던 것이다. 하나님께서 『깨끗하게 하신 것을 네가 속되다 하지 말라』고 세번이나 말씀하셨다. 베드로는 이게 무슨 환상인가 깊히 묵상하고 있었던 것이다.
베드로의 고민이 깊어가는 바로 그 시점에 고넬료가 보낸 사람들이 대문을 두드렸다. 그 때 성령이 말씀하신다.『베드로야, 의심없이 함께 가라. 내가 보내었다』이렇게 이방인 선교는 시작되었다.
유대인들은 이방인들을 개로 여기고 멸시했다. 이방인들과의 모든 친밀한 왕래는 금지되고, 함께 식탁에 앉지도 않았다. 그것이 유대 관습과 전통상 위법이기에 그러했다. 이방인과의 접촉은 부정한 일이라 여긴 것이다. 베드로 역시도 그 관습과 전통에 묶여있었다. 그래서 협오대상인 무두장이까지는 용납할 수 있는 넉넉한 베드로일지라도, 이방인만큼은 결코 받아낼 수 없었다. 베드로의 배타적 선민의식, 그 고집과 한계, 편견을 부숴내며 깨뜨렸다. 베드로 스스로가 깨뜨려내는 것이 아니라, 하나님이 그렇게 하셨다. 율법주의에 빠져 있는 자들과 성령의 인도를 받는 사람들의 차이가 이렇게 드러나는 것이다.
베드로가 그 사람들을 보고 무슨 일로 왔느냐고 물었다. 그들이 고넬료가 보낸 사람들인데, 베드로를 모셔오라고 해서 왔다는 것이다. 그리고 그들은 고넬료를 의인이요 하나님을 경외하는 사람이라고 칭찬하면서 소개하는 것이다. 그가 천사의 지시를 받아 당신을 그 집으로 청하여 말을 들으려 한다는 것이다. 그래서 하루를 무두장이 시몬 집에서 함께 묶고 다음날 고넬료 집으로 떠나게 된 것이다.
사도행전 10장 24-27절『이튿날 가이사랴에 들어가니 고넬료가 그의 친척과 가까운 친구들을 모아 기다리더니 마침 베드로가 들어올 때에 고넬료가 맞아 발 앞에 엎드리어 절하니 베드로가 일으켜 이르되 일어서라 나도 사람이라 하고 더불어 말하며 들어가 여러 사람이 모인 것을 보고』
고넬료는 베드로를 기다리면서 자기 가족만이 아니라 그의 친척과 가까운 친구들까지 불러 모아 기다리고 있었다. 그리고 욥바에서 온 어떤 형제들도 함께 그 자리에 참여하게 된다. 고넬료는 베드로가 자신의 집에 들어올 때에 얼마나 반갑고 감사하던지 그의 발 앞에 납작 엎드려 맞이했다. 그러나 베드로는 극구 말리며 자신도 사람이라며 일어서라고 했다. 교회의 머리 되신 예수 그리스도 안에 있는 자는 모두가 평등하며, 계급이 없다.
고넬료가 베드로를 초청하게 된 배경은 천사가 나타나서 한 말 때문이었다.『천사가 이르되 네 기도와 구제가 하나님 앞에 상달되어 기억하신 바가 되었으니 네가 지금 사람들을 욥바에 보내어 베드로라 하는 시몬을 청하라』는 것이다. 기도와 구제가 이방인의 구원에 있어서 필요조건이 아니더라도 하나님의 은혜를 받는 연결점이 된 것이다. 하나님의 구원 은혜를 받기 위해서는 죄인이 회개하여 돌이키는 것은 필요하다. 고넬료가 어떤 기도를 하고 구제를 했는지는 알 수 없으나, 하나님의 마음을 감동시킨 것은 분명하다.
회개는 하나님의 마음을 감동시키는 것이다. 탕자의 비유에서 보듯이 하나님처럼 되고 싶어서 하나님을 대적하였는데, 돌이켜 회개하여 하나님께로 돌아가는 마음이 필요한 것이다. 하나님의 아들 예수의 십자가의 죽음이 곧 죄인의 죽음이라는 것을 깨닫고, 하나님의 마음을 조금이라도 알게되는 것이 회개의 시작이 될 것이다. 하나님은 마음의 중심을 보신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