가랑잎 편지
온종일 곱게 쓴 가랑잎 편지
재잘대던 새들이 들려줍니다
아침마다 정답게 반겨달라고
해님이 빨갛게 써놓았어요
밤마다 써놓은 은행잎 편지
지나가던 바람이 전해줍니다
저녁마다 찾아와 같이 놀자고
달님이 노랗게 써놓았어요
아빠 이름, 왜 이래
아빠 올때 우유 한병
전화로 부탁하고
오빠 수박 큰 것 한 통
심부름 시키고
여보 예쁜 구두 한 켤레
사달라고 졸라대고
당신 빨리 다녀와
외갓집 간 아빠
엄마 맘대로 부르는 아빠 이름
아빠 오빠 여보 당신
우리 엄마는 박정훈씨 아빠 이름
다정하게 언제 부를까
여름 냇가
솔솔 부는 바람결에
손바닥이 간지러워
피라미 비늘처럼
나뭇잎이 팔랑대고
해종일 냇물 가르며
발가락이 부풀도록
첨벙첨벙 멱을 감는
아이들은 신이 나지요
벌거숭이 아이들이
물장구 치는 냇물에
햇살이 반짝반짝
은비늘을 쏟아내면
더위를 견디다 못한
물가의 미루나무는
물구나무 우뚝선 채
아이처럼 뛰어들지요
봄바람의 얘기
바람이 소곤소곤
얘길 하네요.
손이 시린 개나리
참아보라고
바람이 가만가만
속삭이네요
발이 시린 진달래
울지 말라고
봄눈이 사르르르
녹아내리면
입 다문 꽃봉오리
웃게 된대요.
봄비가 소록소록
내리고 나면
꽃나무 가지마다
눈이 뜬대요.
아기 새 둥지
아기새 재워 두고 먹이 구해 돌아온 날
노란부리 맞대어 어미와 입맞춤
작은 입 크게 벌여 하나하나 받아 먹고
오늘은 기운내어 머리쳐든 아기새
먹이 찾아 떠났다가 아기 찾아 집에 온 날
어린 새끼 불러서 배부르게 먹여주어
힘내어 파닥이다 날개죽지 활짝 펴서
둥지 밖 하늘 나는 큰 꿈 품은 아기새
카페 게시글
♤ 추천하고싶은 동시
날고픈 민들레 / 박근칠 / 프롤로그
박태현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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조회 29
24.10.01 12:05
댓글 2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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첫댓글 박태현 님 '날고픈 민들레' 소개해 주시어 감사합니다
자연과 더불어 멋진 시가 탄생!!