결혼 일 년 차 주부인데요, 결혼하고 새삼 느낀 거지만
부부의 궁합은 입맛도 서로 케미가 잘 맞아야 한다는 사실입니다.
전 혼자 자취하던 시절엔 유통 기한 좀 지난 음식도
상태가 심각하지 않다 싶으면 곧 잘 먹던 저질 입맛인 반면,
울 남편은 에드워드 권이 울 다 갈 한 까탈스런 입맛을 지녔죠………..
그러니까 저한텐 꽤 먹을 만한 음식이 남편한테 쓰다만 개죽처럼 느껴지니..
제가 뭘 해다 갔다 받쳐도 도통 맛있단 소릴 못 듣겠어요..
집밥 먹을 때 마다 속으로 이런 생각 수없이 하고 있지 않을까 싶은데요..
(물론 앞에서 대놓고 꿍시렁거리진 않지만
구지 말하지 않아도 너의 목소리가 들려..ㅠㅠ)
걍 주는 대로 맛있다고 받아 먹으면 안 될까…빠직!짜증스럽다가도
요즘 더운 날씨 때문에 더 입맛 없어 하며 헬쑥헬쑥해져 가는 남편을 보니,
제가 더 노력하는 쪽이 맞을 것 같단 생각이 드네요..--;
(어차피 주부의 길을 걷기로 한 이상 선택의 여지가 없다ㅠ)
그래서 여름철 입맛 돋구는 데는 여름 김치가 제격일 것 같아
한번 담가볼까 생가가 중인데 또 실전에 잘못 들어갔다간……
남편은 젓가락도 안 되고 저 혼자 다 처묵처묵 먹을 것 같아ㅠ
우선 여름 별미 김치 레시피만 뒤적뒤적해봤답니다.
역시 여름 별미 김치를 대표하는 건 열무 김치!!
열무 국수, 열무 냉면, 열무 비빔밥…
열무 김치가 들어간 여름 별미 음식들도 빼놓을 수 음죠~잉ㅎㅎ
열무는 무가 작고 가늘지만 대가 굵고 푸른 잎이 많아
봄부터 여름 내내 김칫거리로 가장 많이 쓰인다고 하네요~
절인 열무를 살짝 씻어 건져 먹기 좋게 자른 다음,
고추 간 것, 다진 마늘, 생강, 새우젓을 넣고 고루 버무린 후,
항아리에 담고 소금물을 조금 타서 부어주면 완성~^0^
여름 별미 김치 2 - <부추 김치>
향긋한 부추 김치도 여름철에 주로 담가 먹는 김치라고 합니다~
부추는 잎이 약해서 조심스럽게 버무려야 하고,
빨리 시어 버릴 수 있으므로 조금씩 담가 바로바로 먹는 게 좋다고 하네요~
넓은 그릇에 부츠를 깔고 멸치젓국을 뿌리고 절여준 다음,
부추가 숨이 죽으면 멸치젓국을 따라낸 후
따라낸 멸치젓국에 고춧가루, 다진 마늘, 생각, 설탕을 섞어 양념을 만들어
부추를 양손을 가만가만 뒤적이듯 버무려 작은 항아리에 담아내면 끝!!
여름 별미 김치 3 - <오이소박이 김치>
아삭아삭 씹히는 맛과 시원한 국물 맛이 좋은 오이소박이도
봄부터 여름에 걸쳐 먹는 별미 김치란 사실~~ㅎㅎㅎ
오이소박이김치 역시 부추김치처럼
다른 김치에 비해 빨리 시어질 수 있기 때문에
먹을 만큼만 적당히 만들어 먹는 것이 좋다고 하네요~
칼집을 오이에 낼 땐 세 번 넣거나 위에서 십자로 넣는 것이
소를 덜 빠지게 한다고 합니다.
그리고 담백하고 산뜩한 맛이 나도록 젓갈을 넣지 않는 것이 좋고,
담글 때 열무를 같이 넣어주면 시원하고 푸짐해진다는 Tip이 있네요~ㅎㅎ
여름 별미 김치 4 - <양배추보김치>
양배추 특유의 달큰하고 시원맛과 보쌈김치처럼 소를 넣고 싸서
짭조름한 맛인 나는 양배추보김치도 숨이 있는 여름철 별미 김치로 발견~!!
양배추보김치는 대개 양배추의 색을 살려
고추를 많이 쓰지 않고 희게 담그는 편이라고 해요~
잘 절여진 양배추를 한잎 한잎 젖혀서 떼내
썰어 놓은 무, 오이, 고춧가루, 파, 마늘, 생강, 젓갈을 버무린 소를 넣은 다음
양배추 입을 접어 가운데로 오므려 원통형으로 감은 다음
미나리로 중앙을 묶어 주면 예쁜 양배추보김치가 뙇~!
음…그래, 이해했어! 납득했다구~~~
레시피만 보면 나도 곧 할 수 있을 것 같단 의욕 충만이지만….
글로만 배운 김치 담그기를 실전으로 옮기기에는 스스로가 미덥잖네요ㅠ
믿을 거라곤 집에 있는 딤채 김치 냉장고 뿐…
다행이 혼수로 장만해 온 딤채 김치 냉장고가
김치 보관하기에 좋은 성능들이 많아
어슬프게 담근 김치도 잘 숙성해 줄 거란 막연한 바램을 가져 봅니다~~
일단 배추김치, 물김치, 무김치 등 종류별로 김치를 보관할 수 있는 기능이 있어
다양한 별미 김치를 한번에 담궈 보관하기에도 좋을 것 같고…
김치 맛이랑 유산균, 비타민을 더해 주는 비타플러스 발효과학 기능도 있어
영양이랑 맛도 기대해 볼 수 있지 않을까 싶습니다만…..
그리고 빨리 익혀 먹고 싶을 땐 하룻밤 숙성 모드가 있어
새로 담근 김치도 바로 익혀서 먹을 수 있으니까
다 익을 때까지 기다릴 필요도 없구요~
결혼 일년 차라 아직까진 시댁이랑 친정에서 얻어 온 김치를 먹고 있긴 하지만,
이 참에 남편 입맛도 좀 돋궈줄 겸 저의 주부 내공도 쌓을 겸
여름 별미 김치 담그기에 도전~해 보려합니다!!! 불끈~~~~
일단 담그는 거 저질러 놓고 이후 숙성과 보관은
집에 있는 딤채 김치 냉장고가 알아서 해주겠지 싶은 나몰라라 심경이랄까--;;
요즘은 주부 손맛도 손맛이지만 김치 냉장고도 김치 맛을 좌우하는 세.세상이잖아요;;
지금까지 시댁과 친정에서 조달 받은 김치를 딤채에 넣어두고 먹어 본 결과…
아삭아삭하고 맛난 김치로 오래 먹을 수 있도록 잘 보관해 주더라구요…
이번에도 뒷일을 부탁해 달란 말밖에는…..
부디 남편을 생각하는 저의 갸륵한 마음과 딤채 김치 냉장고의 협공으로
여름 별미 김치 담그기에 성공해 까다로운 남편 입맛에
합격점을 받을 수 있었으면 좋겠네요~~~-3
첫댓글 성공하실겁니다....ㅎㅎ
글 솜씨가 너무 좋으셔서 너무 재미있게 글 읽었네요...
전 결혼 10년차인데도 시댁,친정에서 김치를 가져다 먹어서 김치담을 일이 없었는데
울 딸이 겉절이가 먹고 싶단 말에 한번 담갔는데....좀 짜서...ㅎㅎ
님의 이쁜 마음씨에 남편도 맛나게 드시겠죠?
맛나게 김치 담으시고 또 글 올려주세요