올바른 식습관(食習慣)
사람은 먹어야 살지만 역으로 음식 때문에 병들고 죽기까지 한다. ‘병은 입으로 들어간다’는 말이 있듯이
만병의 근원은 먹는 것에 서 일어난다. 특히 현대인에게 잘못된 식습관은 건강을 해치는 지름 길이라고
해도 과언이 아니다. 비만증인 사람이 정상 체중인 사람보다 발병률이 높은 것은 당연하다. 사망률도 비
만의 정도에 따라 높아진다. 성인병, 특히 심장병과 암을 예방하려면 동물성 지방인 포화지방산의 과다
섭취를 피해야 한다.
그보다 식물성 지방인 불포화지방산의 비중을 높여야 지방 제 거 단백질인 고비중지단백(HDL)을 올릴
수 있기 때문이다. 소금의 경우 고량 섭취하면 말초혈관의 경련을 일으켜 혈압을 높인다. 그 결과 고혈
압·뇌졸중·심근경색·신부전 등을 일으킬 수 있다. 반면 야채는 비타민이 풍부하고 편식을 피하게 하며
섬유질이 많으므로 과잉 열량이나 동물성 지방의 해를 막아준다.
술의 역사는 인간의 역사만큼 길다. 술은 적당히만 마실 수 있으면 백약지장(百藥之長)이지만 지나치면
백독지장(百毒之長)이 된다는 정 도는 누구나 알고 있다. 스트레스를 해소한다는 핑계로 술이 사람을 먹
는 경지가 되기 때문에 건강에 문제가 되는 것이다. 애주가들이 누구나 가지는 위장병인 위염, 위·십이
지장 궤양 외에도 췌장염, 과민성대장증후군, 간질환 등 술병은 다 열거하기도 힘들다.
몸을 함부로 박대하며 해독을 알면서도 근신하지 못하면 육신이 병 들 수밖에 없다. 폐암·고혈압·버거씨
병·불임증·만성폐쇄성폐질환등 담배와 관련된 각종 질병에 희생되는 사람도 헤아릴 수 없이 많다. 담배
는 세계보건기구(WHO)의 규정대로 인류 건강을 위협하는 ‘공공의적’이다. 이제부터라도 자신의 건강
을 위해 올바른 식습관과 금연이 필요하다는 뉴스메이커 소식이다
또 올바른 식습관은 충분한 수분 섭취, 균형 잡힌 영양소 섭취, 식사시간에는 먹는 데에만 집중하기, 늦
은 시간에 먹지 않기, 계절 채소 먹기, 저지방 식품 먹기, 먹는 것으로 스트레스 풀지 않기, 제때 식사하
기, 짜거나 자극적인 음식 먹지 않기는 건강한 식습관을 위한 기본이다.
1. 충분한 수분섭취를 한다
수분은 우리 신체의 60~70%를 구성하는 매우 중요한 성분이다. 탈수로 인하여 체중의 5~6% 정도의 수
분이 손실되면 심한 갈증과 함께 불안감, 피로, 졸음 등의 증상이 나타나게 된다. 물을 충분히 마시는 것
은 건강을 위한 것일 뿐 아니라 생명 유지에 기본이 된다.
그렇다면 과연 하루 얼마의 양의 물을 마시는 것이 적당할까? 성인이 하루 배출하는 수분의 양은 소변과
땀 등을 통틀어 약 2.4L 가량 된다. 따라서 최소 하루 2.4L의 수분은 섭취해야 한다. 일반적인 식습관을
가진 사람의 경우 하루에 음식으로 섭취하는 수분의 양이 1~1.2L 정도이므로 나머지 1.5L는 물로 섭취
해야 한다. 개인차가 있겠지만, 하루 평균 6~8컵 정도의 물을 마시면 적당하다.
또한 물은 같은 양을 마시더라도 한꺼번에 많이 마시는 것보다 여러 번 나누어 자주 섭취하는 것이 바람
직하다. 땀을 많이 흘렸을 경우는 체액과 에너지를 빨리 보충할 수 있도록 전해질이 함유된 이온음료를
섭취하는 것이 좋다.
2. 영양소 균형에 맞게 골고루 음식을 섭취한다
사람에게 필요한 영양소는 약 40여 가지이며 크게 탄수화물(당질), 지방, 단백질, 무기질, 비타민 5가지
로 나눈다. 각 영양소별로 기능이 다르므로 모든 영양소를 매일 고르게 섭취하는 것이 좋으며, 식품마다
들어 있는 영양소들이 다르기 때문에 여러 가지 식품을 다양하게 섭취해야 한다. 탄수화물이나 지방을
많이 섭취하면 비만과 그에 따른 합병증이 생기기 쉽고, 비타민이나 무기질을 적게 먹으면 우리 몸이 원
활한 기능을 수행하기 어려워 진다.
(1) 탄수화물 탄수화물은 지방, 단백질과 함께 인체에 에너지를 제공하며, 한국인의 경우 대개 몸에서
필요한 열량의 60~70%는 탄수화물로부터 나온다. 우리가 먹는 탄수화물은 크게 식품의 달콤한 맛을
내 주는 단순당과 단 맛이 없는 복합 탄수화물로 나뉘는데, 단순당보다는 복합 탄수화물을 많이 섭취하
는 것이 좋다.
(2) 단백질 단백질은 인체의 정상적인 성장과 유지에 필요한 아미노산, 특히 필수 아미노산과 질소화합
물을 공급한다. 그리고 우리 몸을 구성하는 근육과 혈액, 병균과 싸우는 면역물질을 만들며, 탄수화물처
럼우리 몸이 활동할 수 있는 에너지를 낸다. 또한, 체내 필수 영양성분이나 활성 물질의 운반과 저장, 체
액과 산염기의 균형 유지 등의 중요한 기능을 가지고 있다. 단백질 섭취가 부족하면 질병감염증세가 증
가 하고 성장 부진 및 영양결핍으로 이어지기 쉽다.
(3) 지방 지방은 단백질, 탄수화물과 함께 우리 몸이 활동할 때 필요한 에너지를 내며, 몸을 이루고 있는
세포의 구성요소이다. 또한 지방은 몸의 체온을 일정하게 유지해주며 장기들을 보호해준다. 하지만 지방
을 많이 먹으면 몸 안에 쌓이게 되어 비만 및 그에 따른 합병증이 생길 수 있으며, 특히 콜레스테롤이나
포화지방산의 섭취가 증가하면 관상동맥질환 등 만성질환의 발생을 증가시킬 우려가 있다.
(4) 비타민 비타민은 탄수화물, 단백질, 지방으로부터 에너지를 생산하도록 에너지 대사과정에 조효소로
작용한다. 비타민은 체내에서 필요한 만큼 합성되지 않거나 전혀 합성되지 않으므로 반드시 식품으로부
터 섭취해야 한다. 비타민은 13종류가 있으며, 물에 녹을 수 있는 수용성 비타민과 기름에 잘 녹는 지용
성 비타민으로 나눌 수 있다.
수용성 비타민은 조리 시 쉽게 손실되거나 체내에서 쉽게 배설되는 반면, 지용성 비타민은 한꺼번에
너무 많이 먹으면 체내에 과잉 축적되어 오히려 질병을 유발할 수도 있다. 비타민이 함유된 식품은 현
미, 간, 돼지고기, 파인애플, 깨, 우유, 장어, 고등어, 무 잎, 콩류, 시금치, 그린 아스파라거스, 살구,
딸기, 키위,콜리플라워, 감자 등이 있다.
(5) 무기질 무기질은 미량이지만 신경계의 기능, 수분 평형 및 골격구조, 대사 과정에 매우 중요한 역할
을 한다. 생명 및 건강 유지에 필수적인 무기질은 인, 칼슘, 나트륨, 철, 요오드, 아연 등 20여가지가 있다
무기질이 함유된 식품은 우유, 유제품, 멸치 등 뼈째 먹는 생선, 달걀 노른자, 살코기, 간, 녹색 채소 등이
있다.
3. 식사를 할 때 먹는 것에만 집중한다
TV를 보거나 신문을 읽는 등 식사와 다른 일을 동시에 하게 되면 내가 얼마만큼의 양을 먹었는지 정확
하게 모르게 되고, 뇌가 먹는 일에 집중할 수 없어 포만감을 제대로 느끼기 못하기 때문에 과식의 위험이
있다. 또, 음식 고유의 맛에 집중할 수 없어 음식을 먹는 만족감도 줄어들게 된다.
4. 오후 6시 이후에는 음식을 먹지 않는다
오후 6시라고 하는 것은 절대적인 시간을 뜻하는 것이 아니라 적어도 취침하기 3~4시간 전을 뜻한다.
음식이 위에서 십이지장까지 소화되어 내려가는데 보통 3~4시간 정도 걸린다. 따라서 잘 때 위에 부담
이 가지 않도록 대략 오후 6시 이후에는 음식을 자제하는 것이 좋다. 잠자기 전 음식을 먹는 것은 위에
부담을 주어 숙면을 방해하고, 아침을 거르게 하며, 신체 리듬을 바꿔 낮과 밤이 바뀌는 나쁜 습관을 만
들기도 한다.
5. 가공식품을 피하고 계절 채소로 직접 조리해서 먹는다
가공식품은 대개 당장(설탕이나 포도당ㆍ과당 따위에 절이거나 높은 온도에서 졸이는 방법), 염장(소금
에 절이는 방법) 등 여러 가지 처리과정을 거쳐 맛과 저장성을 높이게 된다. 또한, 감칠맛을 내기 위한 합
성 조미료나 음식의 저장성을 높이기 위한 방부제가 첨가되기도 하고, 보존 기간이 가공 전보다 훨씬 길
어지기 때문에 아무래도 신선도가 떨어지고 영양소가 손실될 가능성이 높다. 따라서 신선한 계절 채소를
이용해 직접 조리해서 먹는 식습관은 건강을 위해 상당히 중요하다고 할 수 있다.
6. 저지방 식품을 선택한다
고지방식이로 인해 체내 지방이 많이 쌓이면 고지혈증의 위험이 높아지고, 고지혈증은 심근경색이나 동
맥경화 등 혈관성 질환의 원인이 된다. 체내 지방을 적당히 조절하기 위해서는 지방을 총 열량의 20% 정
도로 제한하고, 성인의 경우 콜레스테롤 1일 섭취량은 하루 250mg 미만으로 줄이는 것이 좋다. (콜레스
테롤의 경우 예를 들면, 달걀 1개에 약 213mg이 함유되어 있다.) 삼겹살 대신 기름기 없는 제육으로 만
든 두루치기나 수육을 먹고, 일반 우유 대신 저지방 우유나 탈지분유를 마시는 등 저지방 음식으로 대체
해 먹으면 입맛을 살리면서도 지방 섭취량을 줄일 수 있다.
7. 먹는 것으로 스트레스를 풀지 않는다
스트레스를 받으면 우리 몸은 이 상황에 적응하기 위한 기전으로 신경계, 내분비계, 면역계가 상호 조절
하면서 균형을 유지하려고 한다. 이로 인해 심혈관 운동이 왕성해지고 대사량이 늘어나며 식욕이 증가한
다. 또, 스트레스를 받았을 때는 포만감을 쉽게 느끼지 못하기 때문에, 먹는 것으로 해소하게 되면 폭식과
과식이 유발되어 비만으로 가기 쉽다. 이런 상태가 반복되면 본인의 모습에 자괴감에 빠져 이것이 또 다
른 스트레스의 원인이 된다.
따라서 스트레스를 받을 때 음식에 손을 대기 전에 스트레스의 가장 큰 원인이 무엇인지, 스스로 한번 돌
이켜본다. 스트레스 상황을 변화시킬 수 있는 것인지, 다른 대처 방법을 찾아야 하는 것은 아닌지 곰곰이
생각해 보고, 원인을 해결할 수 있는 현실적인 대책을 세우려고 노력하는 것이 필요하다.
8. 식사는 거르지 말고 제때에 한다
제때 식사를 하지 않으면 배가 고픈 상태에서 많이 먹게 되거나, 계획하지 않은 간식을 먹게 되어 결과적
으로 과식할 가능성이 높아진다. 아침을 거르고 점심을 많이 먹는 경우와 같이 공복 시간이 길어지면 과
식하는 경우가 많아지고, 이는 기초대사량 저하로 이어진다. 이는 몸에서 사용하는 에너지가 줄어드는 것
을 의미하므로, 같은 양의 음식을 먹어도 여분의 에너지가 체내 지방으로 전환되게 되고, 체지방의 축적
은 결국 비만으로 이어진다.
9. 너무 짜거나 자극적인 음식을 자제한다
너무 짜거나 자극적인 음식을 많이 먹게 되면 삼투압 현상에 의해 세포의 수분이 혈액으로 빠져나가게
되고, 이것은 결국 흔히 말하는 ‘붓는’ 현상의 원인이 된다. 또한 너무 짜거나 자극적인 음식을 많이 먹는
경우가 지속되다 보면 고혈압 등이 생길 수 있다.
글/단국대학교병원 가정의학과 이승화 교수