위의 움짤 보시면 어떤 남자가 지하철이 들어오자 마자 여성분을 밀치고 도망갑니다. ㅠㅠ 맞은편에 있던 사람들이 저 남자 잡으려고 뛰어갑니다.. 정의감 투철한 용감한 시민들..ㅠㅠ
이 움짤을 보고 사람들이 '영화의 한 장면이다' '외국 고어 사이트의 자료다' 등등 많은데.. 이거 우리나라 회현역에서 일어난 실화라고 합니다.. ㅠㅠ
'2009년 30일 오후 서울 지하철 4호선 회현역
당고개 방면으로 운행하는 지하철 승강장에 검은색 코트를 입은 사내가 서 있었다. 열 칸짜리 지하철이 멈춰 서자 전동차 출입문과 스크린도어가 동시에 열렸다. 쏟아져 나오는 승객들을 물끄러미 바라보던 사내가 나직이 혼잣말을 했다.
"여보, 당신도 알고 있지? 서울 지하철에 스크린도어가 다 설치됐다고 하네. 잘됐지?"
2009년의 마지막 날인 31일에는 서울 지하철 1~8호선 265개역(코레일 제외)의 스크린도어 설치 공사가 정식으로 마무리되었습니다. 마포경찰서 생활안전계장인 윤병소(54) 경감은 이날 한 시간 가까이 승강장에 머물며 스크린도어가 열리고 닫히는 모습을 지켜봤습니다. 그가 선 자리는 단순한 지하철 승강장이 아니었습니다. 2남1녀를 키우며 오순도순 살아가던 부인이 목숨을 잃은 가슴 아픈 곳입니다.
2003년 6월 26일 오전 10시 7분, 윤 경감의 부인 안상란(당시 42세)씨는 회현역 승강장에서 지하철을 기다리고 있었습니다. 남대문시장에서 부인복 매장을 꾸리던 안씨는 밤샘 장사를 마치고 동대문 평화시장으로 원단을 끊으러 가던 길이었습니다.
사고는 순식간에 일어났습니다. 전동차가 역구내로 들어오는 순간, 정신질환자인 노숙자 이모(55. 수감 중)씨가 안씨를 뒤에서 거칠게 밀었습니다. 떼밀린 안씨가 선로 위로 떨어졌습니다. 눈 깜짝할 사이에 열차가 안씨를 덮쳤습니다. 생각조차도 하기 싫은 사고의 순간입니다.
윤 경감은 당시 종로3가역 지하철 경찰대의 형사반장이었습니다. 야간 당직 근무를 선 윤 경감은 지하철을 타고 경기도 일산 집으로 돌아가는 길에 전화로 비보(悲報)를 들었습니다. "아내가 사고를 당했으니 남대문경찰서로 오라고, 자세한 건 서(署)에 오면 얘기해 주겠다고…. " 믿을 수 없었겠지요. 시신이 안치된 병원을 찾았고 부인의 주검을 본 사내는 실성한 듯 울부짖었습니다.
안씨는 독실한 기독교 신자였다고 합니다. 그는 "나중에 갈 곳 없는 어르신들을 모시고 살 것" 이라며 "돈 많이 벌어 놓아야 한다"고 입버릇처럼 말했다고 합니다. 남편과 모처럼 일산 호수공원을 산책할 때면 "나 좀 업어달라"던 애교 만점의 부인이었습니다. 장사로 바쁜 와중에도 식사 때마다 청국장찌개를 기가막히게 끊여내곤 했으며 남대문시장 옷가게의 상호(商號)를 막내 이름을 따서 '윤덕우네'로 정한 아이 엄마였습니다.
윤 경감은 부인의 장례를 치른 뒤 '더 이상 억울한 인명 피해가 없도록 스크린도어를 설치해 달라'는 탄원서를 서울메트로에 냈으며 '스크린도어 같은 안전시설이 없으면 지하철역에서 나의 아내처럼 어처구니없이 목숨을 잃는 사람들이 속출할 것'이라는 기고문을 언론사에 보냈습니다.
"먼저 저세상으로 떠난 아내를 위해 경찰 남편으로서 할 수 있는 일이 무엇일까 고민했다고 합니다. 스크린도어를 설치해야 한다는 여론을 확산시켜 다시는 이런 참사가 일어나지 않도록 하는 것, 그것이었습니다."
이 얼마나 가슴 따뜻한 말입니까. 제가 이분 입장이라면 그런 생각을 못하였을 것입니다. 억울하고 원망하며 슬픔에 잠겨 누군가를 죽도록 미워하며 나날을 보냈을 것입니다.
재판 끝에 안씨를 숨지게 한 노숙자 이모씨에게는 징역 12년이 선고됐습니다. 윤 경감은 서울메트로를 상대로 손해배상소송을 냈으며 2년 반을 기다린 끝에 2005년 12월 서울메트로가 2억3000만원을 배상하라는 판결과 함께 "추락방지시설을 제대로 설치하지 않아 승객의 안전을 배려해야 하는 의무를 위반한 사실이 인정된다"는 것도 포함시켰습니다.
윤 경감이 충남 보령경찰서 웅천지구대장으로 근무하던 2005년 10월 '서울메트로가 지하철 2호선 사당역에 처음으로 스크린도어를 설치해 가동을 시작하였습니다. 스크린도어 설치 공사가 지속적으로 이뤄질 것' 이라는 뉴스를 접하고는 윤 경감은 "하늘에 있는 아내가 내려준 선물" 이라고 했습니다.
그 이후로 다른 지하철역에서도 스크린도어 공사가 시작됐다는 소식이 들려왔습니다. 지난 7월에는 "올해 안에 1~8호선 265개 전 역사에 스크린도어를 설치하겠다"는 서울시의 발표가 나왔고 윤 경감은 그 소식이 알려진 7월 9일 신문기사를 오려 가슴에 품고 부인이 잠든 경기도 고양시에 있는 납골당을 찾았습니다.
"여보, 신문 봤어? 당신은 고통스럽게 갔지만, 그게 아주 헛된 일은 아니었나 봐."라고.....
윤 경감은 충남 서천군의 선영에 부인을 추모하는 작은 비석 하나를 세울 계획이라고 합니다. 새겨 넣을 추모의 글은 '갑작스러운 사고, 준비 없는 헤어짐. 슬픔의 깊이를 헤아리기 어렵소, 부부는 서로에게 가장 소중한 만남. 당신은 떠났지만 하늘은 무너지지 않았고 땅도 꺼지지 않았소. 다만 내 마음만 무너져 내렸소." " 라고 미리 써 두었다고 합니다.
다만 내 마음만 무너져 내렸소...... 다만 내 마음만 무너져 내렸소......!! ㅠㅠㅠㅠ
바삐 타고 내리는 승객들 사이에서 부인이 숨진 자리를 바라보던 윤 경감의 눈시울이 붉어졌습니다.
"덕우 엄마, 이젠 편히 쉬어. 애들 걱정 그만하고…."
저는 정말 몰랐습니다. 단순히 도시지하철에서 시민의 안전을 위해서 설치하는 걸로 알았습니다. 물론 시민의 안전을 위한 설치였지만 스크린도어가 설치되기까지 그이면에는 윤 경감님의 각고의 노력이 있었다는 것을요.
이웃님 여러분께서는 혹시나 알고 계셨는지요! 지하철 스크린도어 설치가 어떻게 해서 이루어 졌는지를 요?
한시민이 이젠 모든 시민의 안전을 책임졌습니다.
여러분이라면 그렇게 하실 수 있었겠습니까? 이제라도 지하철을 타고 내릴 때 '스크린도어 설치가 이렇게 해서 이루어 졌구나'하고 잠시 생각정도는 할 수 있는 마음이 따뜻한 우리가 되어 보면 어떨까요! ㅠㅠㅠ
첫댓글 이런 사연이 있었군요...여기 부산도 스크린도어가 설치되고 있지만 아직 안된곳도 있어서...서울처럼 모든 역사에 하루빨리 설치되길 기대합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