http://m.news.naver.com/read.nhn?mode=LSD&mid=sec&sid1=102&oid=214&aid=0000498449
[신동호의 시선집중] “대학생들, 자기 공부만 아는 줄 알았는데...함께 해 줘 고맙다”
2015.05.19
MBC <신동호의 시선집중>
■ 방송 : MBC 라디오 표준FM 95.9 <신동호의 시선집중> (06:15~08:00)
■ 진행 : 신동호 앵커
■ 대담 : 조매화 연세대 국제캠퍼스 기숙사 청소노동자 (전국여성노동조합 연세대 국제캠퍼스 기숙사분교 사무장)
- 용역업체로부터 부당 대우...노조 인정 못받고 투쟁
- 학생들 조언받아 캠퍼스 곳곳에 바람개비 설치해 이슈화
- 시험기간에도 찾아와...‘미래 자신들의 모습’이라며 응원
☎ 신동호 > 연세대학교 국제캠퍼스에서 일하고 있는 청소·경비노동자 분들이 대자보를 작성했는데요. 내용인 즉슨 학생들에게 감사하다 라는 감사 인사를 담은 대자보였습니다. 그동안 열악한 처우문제와 관련해서 4개월 동안 농성을 했었는데 학생들이 연대를 해줘서 마침내 일자리로 복귀하게 됐다는 사연인데 연세대 국제캠퍼스 기숙사 청소를 담당하고 계신 조매화씨가 직접 대자보를 쓰셨다고요. 연결해서 말씀 듣겠습니다. 조매화씨 안녕하세요!
☎ 조매화 > 네, 안녕하세요.
☎ 신동호 > 고맙습니다. 복직되셔서 축하드립니다.
☎ 조매화 > 저는 실제 당사자는 아니고요. 계약만료 통보까지 받은 사람이었고 제 동료들이 그동안 1년 미만이라 그래서 해고당한 상태에서 일하면서 계속 같이 함께 했던 사람입니다.
☎ 신동호 > 조매화씨께서 쓰신 대자보가 지금 인터넷상에서 아주 뜨겁게 화제가 되고 있는데 놀라셨죠? 이런 반응.
☎ 조매화 > 저도 여기 기숙사 내에서만 붙여서 누가 관심을 가질까 그 생각을 했었거든요. 몇몇 학생들이 쳐다보는 것만 보고 그랬는데 이렇게까지 될 줄은 생각도 못했습니다.
☎ 신동호 > 이렇게 대자보를 쓰시게까지 된 계기는 뭐였을까요?
☎ 조매화 > 용역업체로부터 저희에게 부당한 행동을 많이 하니까 거기에 대해서 이렇게 노조가 설립된 상태에서도 노조를 인정 안 해주고요. 그런 상태에서 계속 부당하게 해서 저희 학생들에게 도움을 구해보려고 많이 애를 썼었어요. 그 와중에 학생이 도와줘서 같이 계속 의논하고 행동하고 그래서 학생들이 아니었으면 긴 시간을 정말 어떻게 견뎌냈을까 그런 생각도 들었어요.
☎ 신동호 > 학교가 용역업체하고 계약을 맺고 우리 조매화씨를 비롯한 노동자 분들은 그 용역업체와 계약을 맺어서 그동안 일을 하셨던 거죠.
☎ 조매화 > 네.
☎ 신동호 > 그런데 지금 용역업체의 부당한 처우와 관련해서 항의 농성을 하셨는데 학생들이 그 부분을 함께 하셨다는 말씀이시죠.
☎ 조매화 > 네.
☎ 신동호 > 많은 도움을 줬다, 이런 말씀하셨는데 구체적으로 학생들이 어떤 역할, 어떤 도움을 주셨을까요?
☎ 조매화 > 우리는 무조건 그냥 한데 모여서 한 목소리만 내면 될 줄 알았는데 무조건 목소리만 낼게 아니라 학생들은 정말 학생들이더라고요. 젊은 혈기에 머리도 잘 돌아가니까 체계적으로 어떤 방향으로 해야 될지, 그 방향으로 했을 때 막히니까 또 학생들이 다른 방법도 가르쳐주고 학생들이 일단 앞에서 어떤 방향을 제시해주면 우리는 그 길로 계속 따라가지고 그래서 많이 보탬이 됐어요. 저희는 정말 막막했어요.
☎ 신동호 > 방향제시란 말씀을 하셨는데 그렇다면 구체적인 협상이라든가 이런 것들을 말씀하시는 건가요? 아니면 농성과정의 어떤 방향성을 말씀하시는 건가요?
☎ 조매화 > 농성과정의 그 용역업체 얘기를 해도 묵묵부답이고 학교관계자한테 얘기를 해도 아무 반응이 없으니까 학생들은 그동안에 이렇게 많이 따른 그 신촌에서도 일어났었던 일을 해결해서 거기에 과정을 비춰서 이렇게 이렇게 했으니까 이렇게 해보자 해서 색다른 방법도 해보고. 플랜카드만 단독으로 해도 안 되더라도요. 그래서 더 많이 이슈화하기 위해서 저희가 학교를 진짜 예쁘게 바람개비로 수를 놓았어요. 그래서 그 많은 관람객들도 많이 오고 그래서 처음에는 이렇게 바람개비로 학교를 너무 예쁘게 해서 학교가 좋아지는 것 아니냐, 그런 걱정도 해가면서 또 학생들이 공사판 거기에도 많이 글도 쓰고 바람개비도 그리고 우리 염원을 같이 학생들이 그렇게 안 해줬으면 우리가 어떻게 따라갔을까, 우리는 정말 청소만 할 줄 알잖아요.
☎ 신동호 > 사실 요즘 대학생들이 취업에 너무 시달리다 보니까 개인주의에 매몰돼서 자기일 외에는 관심이 없을 거라고 생각했는데 이렇게 사회적인 문제, 또 소외약자계층에 대해서 관심을 갖고 있다는 것, 많이 든든하셨겠습니다.
☎ 조매화 > 저도 처음에는 여기 입사할 때 학생들이 명문대니까 자기 공부밖에 할 줄 모르고 옆 사람 생각할 줄 모를 줄 알았어요. 그런데 이렇게 한두 사람 인사를 상냥하게 받아주고 인사 먼저 해주고 이럴 때 학생들이 틀리구나 그걸 느끼고 시험기간 중일 때도 공부 좀 해야지 우리가 오히려 염려스러워서 공부는 하고 오냐고 오히려 가라고 등 떠민 적도 있거든요. 그런데 아니라고 이게 미래의 자신들의 모습이라고 그래서 한 발 더 나서서...
☎ 신동호 > 이렇게 답례로 대자보를 쓰셨고 그 대자보가 지금 인터넷상에서 큰 화제가 되고 있는데 혹시 조매화씨 대자보를 보고 학생들이 답장 대자보를 쓰진 않는지 궁금하네요.
☎ 조매화 > 답장 대자보는 안 쓰고요. 몇 몇 사람이 쳐다보면서 눈물 난다 그러고 우리 대자보 쓰기 전에도 여기 학생들이 진짜 마음 착하고 뭐 현명해서 그런가 고맙다는 그런 쪽지 같은 것 많이들 줬어요. 저희에게.
☎ 신동호 > 그렇군요. 물론 그 대자보를 통해서도 공식적으로 감사의 뜻을 전했습니다만 이 아침 아마 그렇게 함께 했던 학생 여러분들이 이 방송을 듣고 계실 것 같습니다. 이 자리를 빌려서 학생 분들께 대자보에 미처 못 담았던 감사 말씀 청해듣겠습니다.
☎ 조매화 > 그 막막했을 때 먼저 손을 내밀어주고 함께 웃어주고 그래서 이 정신으로 앞서 사회 나가서도 잊어버리지 말고 그런 일로 계속 나갔으면 정말 우리나라가 앞으로 더 이상 이런 문제로... 없을 것 같습니다.
☎ 신동호 > 이제 앞으로 조매화씨가 청소하는 기숙사는 더 번쩍번쩍해지겠군요. (웃음)
☎ 조매화 > 우리도 여태까지 계속 싸우면서도 이렇게 내 일에 나 몰라라 하진 않았어요. 더 열심히 하고 싸웠으니까요.
☎ 신동호 > 알겠습니다. 오늘 말씀 여기까지 듣겠습니다. 내시고요. 고맙습니다.
☎ 조매화 > 감사합니다.
☎ 신동호 > 지금까지 요즘 SNS는 물론이고 인터넷에서 큰 화제를 모으고 있었던 조매화씨의 대자보 관련된 말씀 나눠봤습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