모든 아파트 지역이 그렇듯이, 시범 아파트라는 이름은 그 지역에서 최초로 지어지는 아파트에게 붙는 이름입니다.
(세종시는 시범아파트라는 말 대신, 첫마을이라는 이름을 사용하였습니다.)
여의도 시범아파트도 여의도에서 최초로 들어선 아파트입니다.
위치로 따지면, 길 하나 사이로 63빌딩과 여의도 성모병원, 한강 공원이 있습니다.
여의도가 어떤 곳입니까?
우리나라에서 가장 높았던 63빌딩과, 지금은 63빌딩보다 더 높고, 연면적이 3배나 되는 IFC(국제 금융 센터)가 들어서 있는 명실상부한 우리나라 금융가의 중심지 입니다. 미국에 비유하면, 맨하턴에 있는 월스트리트입니다.
KBS방송국이 위치하기도 한 여의도는 강남에 버금가는 요지입니다.
여의도 시범아파트는 1971년에 완공되어, 올해로 43년이 된 아파트입니다.
재건축 연한을 한참이나 넘긴 아파트입니다.
규모도 아주 큽니다. 24개동 1790 가구입니다.
최고 13층이지만, 용적율이 146%로 저층아파트와 비슷한 용적율을 가지고 있습니다.
한마디로 말해, 재건축하기에 너무나 완벽한 조건을 가지고 있습니다.
그럼, 43년이나 되어, 불편함(배관노후, 주차장부족, 에너지 비효율, 층간소음 등)을 모두 가지고 있는 이 아파트는, 왜 재건축을 하지 않는 것일까요?
그 이유에 대해서는, 몇달전 신문에 난 기사(뉴시스, 2014-07-09)를 그대로 인용해 보겠습니다.
이 단지에 투자하려면 장기적인 시각으로 접근해야 한다. 재건축 추진 과정이 초기 단계에서 멈춰있기 때문이다.
지난 2008년 추진위원회 승인을 받았지만 6년 넘게 조합설립을 하지 못하고 있다.
주택경기 침체로 가격이 크게 하락하자 재건축을 추진하자는 주민들의 의지가 약해졌다. 때문에 조합설립을 하고 사업시행인가, 관리처분인가 등 주요 과정을 거쳐 착공까지 최소 5년은 걸릴 것으로 예상된다.
추진위 관계자는 “주택경기가 안 좋아 재건축을 하자는 목소리가 예전에 비해 줄었다”며 “시세가 회복될 때까지 재건축 사업이 잠정 보류된 상태”라고 설명했다.
한마디로 말해 "투자대비 수익율이 안나온다"는 이야기입니다.
서울의 가장 요지 중 하나인 여의도에, 43년이나 되고도 재건축을 할 꿈도 못꾸는데.
재건축 연한 40년을 30년으로 줄인다고, 재건축을 추진하려는 간 큰 아파트가 어떤 아파트인지 정말 궁금합니다.
PS) 재건축으로 돈을 벌던 시절은 이미 지났습니다.
문제는, 재건축으로 생기는 용적률 증가가 이미 재건축 아파트 시세에 모두 반영되었다는 사실을 모르기 때문입니다.
예를 들어, 19평의 아파트를 재건축하면 34평이 됩니다.
이때 19평의 재건축 아파트 가격이 19평의 일반 아파트 가격과 동일하다면, 말 그대로 떼돈 버는 것입니다.(2000대 중반이 이런 일이 실제로 있었습니다. 2억 3천 하던 잠실 4단지(19평)는, 34평으로 재건축 되면서 10억이 되었습니다.)
하지만, 지금은 19평 재건축 아파트 가격이 34평 일반 아파트 가격과 같아져 버렸습니다.
이렇게 되면, 19평을 재건축하여 34평이 되더라도 얻는 이익이 없습니다.
더우기 이제는 자재비와 인건비가 올랐다는 명목으로, 재건축 부담금까지 요구합니다.
이렇게 되면 오히려 손해가 나는 것입니다.
강남의 재건축 아파트나, 수많은 문제로 재판까지 하였던 가락 시영이나, 여의도 시범아파트가 모두 이런 딜레마에 빠져 있습니다.
재건축이 안되는 이유를 하나 더 살펴 보겠습니다.
위의 기사를 보면, "시세가 회복될 때까지 재건축 사업이 잠정 보류된 상태"라는 이야기가 나옵니다.
이 이야기가 어떤 모순을 가지고 있는지 한번 살펴 봅시다.
19평 아파트가 34평 아파트로 변하면 당연히 큰 이익이 납니다.
그런데 현실에서는 재건축 19평의 가격이 이주비용나 금융비용 등을 감안하면 일반 34평 가격과 거의 같습니다.
따라서 19평 아파트가 34평 아파트로 변하더라도 이익이 없습니다.
(1) 만약, 재건축 19평 가격이 오르지 않고, 일반 34평 가격만 오른다면(위의 표현대로라면 시세가 회복되면),
19평이 재건축 되어 34평이 되면 이익이 납니다.
(2) 만약, 일반 34평 가격이 오르고, 재건축 19평 가격도 같이 오른다면,
19평이 재건축 되어 34평이 되더라도 이익이 나지 않습니다.
그럼 (1)과 (2) 중, 어떤 경우가 더 현실성이 있습니까?
대부분의 경우, 일반 34평이 오를 때, 재건축 19평도 같이 오릅니다.
이런 경우, 19평이 재건축 되어 34평이 되더라도 이익이 나지 않습니다.
오히려, 재건축 19평만 먼저 오르는 경우가 많습니다.
이런 경우, 19평이 재건축 되어 34평이 되면 손해가 납니다.
따라서 시세가 회복되더라도 재건축을 하기 힘들어집니다.
재건축이 가능한 경우는 다음과 같습니다.
(1) 재건축을 하여 이익이 나지 않더라도, 새 아파트에서 편하게 살자는 사람들이 많은 경우 : 강남 반포지역이 이런 경우 입니다.
(2) 이미 재건축을 시작한 곳 : 강남 은마, 주공 1,2,3,4 단지, 가락 시영(10여년 전부터 이곳에 사는 사람은 이익이 남겠지만, 2006년 이후에 산 사람은 손해 나는 줄 알면서 어쩔 수 없이 끌려 가고 있습니다.)
(3) 재건축 아파트 가격이 떨어져 땅값만 남은 경우 : 미래의 아파트입니다.
첫댓글 ㅋㅋㅋㅋㅋㅋㅋㅋ은마가 오른다고 부채질,,,
글..추천.....캬...내용 좋고 ......논리적으로 합당하고...
감사합니다
40년된 아파트~~~ㅋㅋ
제 아무리 튼튼하게 지었다 한들 무너질 염려야 덜 하겠지만 주거환경이 좋겠습니까??
최초 분양자야 어떤 경우라도 이익이 남겠지만 얼마나 되겠습니까??
그냥 쥐가 돌아다녀도 그냥 살 수 밖에~~
노인분들 많이 사셔서 추진의지가 거의 없습니다.
제가 알기로도 그렇습니다. 여의도 일대 70년대 준공한 아파트들에 사시는 노령층 인구는 재건축 반대거든요. 지인이 여의도 삼부에 사는데 동네 노인분들이 내가 얼마나 살거라고 뭔 영화를 보겠다고 재건축이냐고 동의를 안한다고 하더군요.
건축기술이 별로 안좋던 40년전 얼마나 튼튼하게 지었겠어요. 붕괴된 와우아파트 건축시기와 비슷한데요.
핵심을 제대로 말씀해주셨네요.
좋은 글 감사합니다.
항상,감사합니다ㅡ 풍성한 추석되세요~~
진실은 그게아니라 대치동 우선미나 시범아파트 같은것은 개포시영이나 은마와 달리 집주인들이 실거주 하는 집이 대부분이라 재거축을 원하지 않아서 그런거에요 실제로 저런곳 가보면 대부분 1억 들여서 배관 인테리어 다해서 겉보기만 평범하지 집안가보면 다 호텔이에요 주차난도 그리심하지 않고 살기 좋으니 그냥 계속 살기를 원하는 거에요
남들이 뭐라하던 그거 다 틀리고 자기에게 보이는 부분만이 진리이고 진실이라는 이 굳은 심지!!
박수로 응원합니다. 어떤 사람이 뭐라하던 절대 개의치마시고 꿋꿋이 자신의 생각만 옳다는 신념과 신조로 끝까지 변치 마시고 살아가시길 기원합니다.
화이팅!
박홍균님 즐거운 명절 되세요~~
지당하신 말씀^^
여의도 아파트는 벽이 해머로 쳐도 될만큼 튼튼합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