영화 <악마는 프라다를 입는다>에서 성실하면서도 패셔너블한 스타일로 화사한 아름다움을 마음껏 보여주었고, 줄리아 로버츠 이후로 너무 커서 부담스러울만한 강렬한 이목구비로도 아름다울수있는 여배우 대열에 당당히 합류한 앤 헤서웨이.
<브라더스>의 감옥에 들락거리는 불량동생에서 <페르시아의 왕자>의 사막을 날으던 '왕자'까지 좀 말안듣고 일저지르는 막내연기가 잘 어울리던 제이크 질렌할.
이 두배우가 <브로크백마운틴>의 파릇한 카우보이 부부에서 이번엔 1990년대 속물근성 가득한 도시남녀로 다시 만났다.
쉽게 만나서 빨리 불타오르고 금새 시들어 아주 쿨하게 헤어져버리는 미쿡식 연애방식이'자유분방한 연애'를 대표하면서 대부분의 로맨틱 코메디는 연애에 있어 상대를 향한 허세와 구속을 배제하는 배타적 사고로 자기발등을 찍는 남녀의 모습에 고소해하는 기분을 맛보게 하는 재미가 상당히 컸었다.
그러다 나중에 상대에 대한 진심을 깨닫고 눈물의 구애를 펼쳐 해피에버애프터......
크으....역시 연애의 끝은 동화적 결말처럼 훈훈해야한단말이지...ㅎㅎ
그렇게 20세기, 21세기 100년을 지나오며 그 전형적인 패턴엔 큰 변화가 없었다. 사랑은 영원한거니까...
하지만, <러브 스토리>로 <라스트 콘서트>가 끝나고, <해리가 샐리를 만났을때>이후로 <타이타닉>이 침몰하고, <노팅힐>과 <노트북>이 사랑에 울고웃게 하였고, <디어존>의사랑 가득했던 러브레터 이후, 2011년에 만나진 첫 로맨스는 놀랍게도 예상보다 더 화끈한 남녀의 치열한 연애처방,<러브&드럭스>였다.
매력적인 미소와 화려한 언변, 사람을 사로잡는 위트와 순발력으로 일도 여자도 매우 손쉽게 성과를 내는 자유분방한 바람둥이 제이미(제이크 질렌할)와 불편하고 복잡한 관계로 얽혀 즐거워야할 지금 이 순간을 허비하느니 내숭없이 자유연애를 실천하며 살겠다는 욕망충실녀 매기(앤 헤서웨이)의 첫 만남부터가 일단 화끈하다. -///-
이 화려함 넘치는 두 배우의 고마운 바디를 마음껏 감상할 기회가 흘러넘친다는 말씀!ㅋㅋ
늑대근성 가득담아 날리는 제이크 질렌할의 물오른 바람둥이 연기는 미워할 수 없는 남자의 귀여움을 제대로 보여준다. 뒤늦게 임자 만나 철드는 남자의 순정까지 아주제대로 보여준달까?! ㅎㅎ
간만에 나이와 시대를 제대로 찾은 캐릭터로 완벽하게 어울리는 역할을 맡아서 그런지 너무 매력이 넘치더라는 ^^
거기에 화사하다못해 눈이부신 앤 헤서웨이의 자태는 너무나 섹시해서 영화 <이상한 나라의 앨리스>에서 보여준 하얀 여왕의 신비로움과는 정반대로 선명하고 뜨거운 열정을 가득 느낄 수 있는 격정적인 매력이 가득한 캐릭터여서 그녀의 '불치병'이 너무 가벼워 보일 정도로 그 미모가 마이너스 작용을 일으키고 말았다.
영화를 함께 본 지인(20대 후반의 남) 왈, 저런 미모와 매력이라면 나라도 이 힘든 사랑 기꺼이 떠안겠다라나? 푸헐~
제약회사 영업사원으로 대박을 꿈꾸는 전도유망 청년의 세일즈는 저 옛날 장터에서 쇼를 하며 "애들은 가아~"버전의 20세기형 세련된 업그레이드 버전이랄까? ㅎㅎ
마치 건강이라는 만병통치를 좀 더 많은 사람들에게 선물할 획기적인 해피 드럭스를 보다 많이, 좀 더 독점적으로 공급하기 위한 90년대 당시의 미국 의료계와 제약계의 현주소를 적나라하게 보여주기하면서 무엇이든 컨트롤 가능한 도피적 일상을 영업적으로 강요하는 단면을 제이미와 업계 동료들의 모습에 투영하여 관객들을 당시의 현실로 끌어들인다.
흡사 다단계네트워크로 움직이는 업계의 누적형 판매망과 병원을 상대로한 자사약품의 세일즈 스킬, 실적올리기를 위한 온갖수단이 동원되는 치졸한 로비방식에 이르기까지...영화는 제이미의 경쟁우위를 위한 치열한 비즈니스를 통해 한 시대를 실제로 살아갔던 다양한 사람들 가운데 한 단면을 보여주기하는 서사방식으로 에드워드 즈윅 감독의 시대조망적 서사연출방식을 다시 한번 재현한다.
1990년대에 이 업종에 종사하는 이들의 삶과 사랑에 대한 치열함을 직접적으로 바라보기 하듯이 말이다.
게다가 이미 금전적으로는 성공했지만 아내에게 버림받은 후 마음놓고 부빌곳이 필요해형 제이미의 쇼파에 기생하는 은둔형 철부지 동생 조시의 어린양과, 메기를 위해 물심양면도움과 원조는 아끼지 않지만 그녀만을 위한 사람이 되어주지는 못했던 치사한 전남친, 성공과 요구에 찌들어 퇴폐적이고 향락적인 유흥에서 즐거움을 찾는비리닥터, 우울과 나태로 찌든 거렁뱅이의 삶에서 항우울제의 도움으로 사회복귀를 시도하는 부랑자에 이르기까지...
영화 <러브&드럭스>는 이처럼 다양한 캐릭터들의 자잘한 에피소드들을 제이미와 메기의 주변인물들로 엮어서정말이지 치료가 필요한 '약'이 요구되는 치열한 세상을 살아가는 이들의 아픔과 상처에 꼭 필요한게 무엇일지를 생각해보게 만든다.
성공과 야망을 위해 치열한 경쟁사회에서 살아남아야만하는사회 분위기, 무엇에서든 성공을 보여주어야하는 삶의 욕망의 시작점에서 만난 이 두 남녀에게 공통된 두가지는 시간이 없고, 골치아픈 관계에 연연하지 않고 서로 필요한것을 충족하자는 요구조건이 부합했다는거.
가볍게 수작걸고 만족스럽게 찰라적 연애하고 시원하게 각자볼일 끝났으면 헤어져야 하겠지만 세상엔 생각보다 그렇게 쿨한 남녀가 많지 않단말씀. (저도 옹졸연애선호자입니다...^^;;)
그런데 그런 즉물적이고 뼈속까지 속물근성 꽉찬 둘이 만났으니 망설일 필요 있을까?ㅎㅎ
마음보다 몸이 먼저고, 책임과 의무보단 요구와 필요를 먼저로 시작했던 이 두 사람의 Feel만 충만한 솔직 대담한 로맨스는 정말이지 과감하고 자극적이면서 매우 Hot하다.
그러나 오고가는 애정행각에 싹트는 마음 속 소용돌이가 예기치않게도 커지기 시작하면서 이 두 사람에게 벌어지는 두근조마 체인지는 화끈하고 스피디하게 흘러가는 영화의 초반, 상대를 향한 격렬한 들이대기를거쳐끓어넘칠듯이 서로를 찾던 연애 초기를 지나 상대를 향한 헌신의 시기를 겪어본 모든 남녀관객들에게 격한 공감을 불러일으키는 장면들로 가득한 영화의 중반부터 주인공들의 내면적 감정에 개별적으로공감하게 만든다.
세계의 수많은 남성들에게 이미 명실상부 최고의 수퍼파워를 보장해주었다던 신비의 파란약으로 알려진 '비아그라' 판매를 통해 대성공을 거둔 제이미가 정작 앞으로 계속 스스로를 좀먹을 질병으로 고통스러워하는 메기를 도와줄 치료제는 정작 해결해줄 수 없는 현실.
'치료'에 연연하여 다가올 변화의 시간이 두려워, 지금조차도 두려움속에 살면서 사랑하는 상대의 삶까지 파괴하는..
이 지긋지긋한 자신의 병에서 언제고 도망쳐버릴 남자들을 구속없는 자유연애로 방어하려던 매기의 안타까운 사랑.
그 막연함과 두려움에 등돌린채 서로 얽매이지 않으며 그저 말초적 욕망에만 충실하며 편하게 사랑하고 싶었을테지만, 수천년 전부터 시간속에 담긴 많은 이들의 마음이묻어 내려온 이 위대한 '사랑'이라는 무게가 그렇게 가벼웠을리 없지 않은가.
함께 있어서 좋은 사람이지만 아픔이 자꾸 커진다면...그냥 조금 덜 아프게 이별하는편이 좋을 이 연인들.
상처가 두려워 서로에게 진지해지기를 망설이고, 상대의 진심을 안아주며 상대방의 마음의 무게까지 짊어지려하는 용기내기가 쉽지않은 제이미와 매기의 겁쟁이같은 모습은 현대를 살아가는 이기적인 우리들의 근성과 다르지않다.
아픔을 마주하느니 서로의 행복을 위해 깨끗하게 헤어져버리려했던 이 둘이 서로에게 진심으로 솔직한 마주보기를 시작하는 그 순간의 멘트는 관객의 마음을 울린다.
누군가 나를 있는 그대로 봐주고, 나를 진심으로 응원해주는 순간. 그 순간 내 옆에 있는 바로 그 사람.
그 사람으로 인해 떨리는 숨으로 "사랑해"라는 말을 참지못하고 터트리는 그 벅찬 호흡은세상 그 어떤 아픔과 고통도 치유할 사랑의 마법이 아닐까.
'지금'으로 평생을 기억나게 할 최고의 순간을 아낌없이 사랑할 줄 아는 메기의 사랑을 비로소 깨달은 제이미의 뜀박질은 그래서 더 안타까운 응원을 부른다. (꼭 이 결정적'뒷북'에선 로맨스영화의 모든 남자주인공들이 뛴다는거..ㅎㅎㅎ)
왜 안타까워하는 이별을 고민하는 사람들 대부분이 '지금'보다 더 혹은 덜일지도 모를 '다음'만을 생각하며 뒤늦은 후회와 반성을 하게되는지 되돌아보게 만드는 명장면이 아닐수 없다.
뜨겁고 격렬하고 상대를 향한 진지함과 공유할만한 삶의 목적이 각자 살아왔던 날보다 함께 살아가야할 날이 더 많을, 불확실한 미래를 같이 걸어가줄 사람과 만들어갈 진정한관계?기에꼭 필요한게 무엇인지를 진지하게 고민하게 만든다.
Life goes on, Life is Beautiful.
나와 함께할 누군가로 인해 나와 그사람 모두가 바뀌는 인생.
그렇게 계속 되어질 그들의쓰지만 건강에 좋을사랑의 처방전에마음껏 울고 웃으며 공감해보시길.