노년의 취미생활
송원 홍 재 석
인생의 내리막길을 달갑지 않게 여기면 이미 늙었다는 징조다. 어떻게 하면 구차스럽지 않고, 욕되지 않으며, 외롭지 않게, 노년에 보람 있는 삶을, 누릴 수 있을까. 이를 간절히 소망하며 고민하게 된다. 몸은 늙어도 마음이 청춘이라면 그래도 지나간 청춘을 찾으려고 한다. 마음까지 늙으면 서글픈 생각에 자포자기(自暴自棄)하는 것이 노인들의 마음인 것이다.
요즈음 우리 사회에서는 노인들이 외롭고 쓸쓸하지 않도록, 노인 복지문제도 활발히 전개되며 개방하고 있는 현실이다. 노인을 모시는 방도는 비단 물질적 충족만으로는 노년의 고독과, 허탈한 불안감을 다 해소시킬 수는 없다. 누구나 자신이 좋아하고 하고 싶은 취미를 스스로 찾아서 노력하며, 다듬고 가꾸어 나가는 정신적 유대가 절실히 요구되는 세상이 아닌가.
나는 어제 청주 예술의전당에서 금년도 제2회 충북노인문화 예술제를 관람하였다. 만장의 관중과 함께 먼저 화면으로 시집살이 하던 추억을 떠올리며, 노인복지관에서 자기만의 취미생활로 얻어진 보람을 말한다. 내 친구도 즐거운 가곡을 부르는 인터부에서 노래하는 삶의 보람은, “정말정말 좋아요” 라며 대답을 한다. 곧이어 가곡경진대회에서 “청산에 살어 리랐다” “그대 있는 곳에서” 의 3중합창곡의 화음노래로 미음을 들으니 나마저 덩달아 즐거워 지드라. 그들의 얼굴에도 웃음꽃이 활짝 피어 있었다.
충북도내 각시군 노인복지관에서 출전한 각 부문 총25개 팀의 모습들이 장하고 아름다웠다. 그들은 1년 내내 갈고 닦은 기량과 취미를 살려서 부르는 노래며, 악기 다룸에 솜씨와, 가족들의 축하 박수소리는 한마당 큰잔치로 흥겨웠다. 한편 예술의 전당 입구 로비에서는 수상자들의 작품전시가 한층 돋보였다. 그중에서도 최우수상 유신자 선생의 서예작품과, 우수상 피원기 선생의 산수유 풍경화작품 앞에서는, 섬세한 예술성에 걸음이 멈추어지고 감탄하게 한다. 이것이 바로 함께 늙어가는 세상에 아름다운 예술품으로 밝은 빛을 보는 보람이 아닌가.
늙어서 이름다운 삶을 추구하는 사람은 인생을 사랑하고 티 없는 맑은 마음으로 무언가를 생각함이다. 누구나 꾸준히 움직이며 취미생활을 보람으로 여기면 어떠한 취미도 모두가 삶의 활력소가 되리라.
나도 고향에서 10여 년간 대한노인회 면분회장을 하면서 그동안 격어 보니 농촌노인들의 사정이 너무나도 딱했다. 삶의 멋과 맛을 가지는 예술 문화적 생활하고는 거리가 멀었다. 비가 오거나 농한기에 경로당에 모이면 일본인들의 화투놀이로 '고스톱‘ 이 고작이고 낙심의 한스러운 담소를 할뿐 이었다.
그래서 면 종합복지회관 건립계획을 수립하고 추진하며 국비8억 원을 책정 받아서, 작은 면단위 노인복지회관을 건립했다. 그해 노인들의 심신달련으로 게이트볼 팀 창단과, 여가선용의 취미생활로 서예교실, 노래교실, 댄스교실을 창립 개강해 주었다. 신바람 노인잔치도 3회로 매회 400여명의 어르신들이 모여서 즐거워하는 모습도 보았다. 올해도 다가오는 10월18일 노인잔치 행사에 효도경품이 100여점이나 접수되었다. 작년보다도 더 한층 웃음꽃이 활짝 핀 노인잔치의 놀이마당이 되리라.
지금의 우리 사회에서는 서구화 문화를 쫒아서 일부 가정에서는 이미, 노인들이 따돌림을 당하고 있는 사례가 비일 비재하고 있지 않는가. 그래도 사회에서는 나름대로 노인대접을 받고 있으니 그나마 다행한 일이다. 각리 동마다 경로당이 있으며 고장마다 노인복지회관에서 노년의 취미생활을 가르치며 배우는 보람을 즐기고 있다.
오복의 첫째는 수(壽)라 했다. 자기발로 걷고 내손으로 밥을 먹을 수 있는 노년의 장수는 건강이 최우선이다. 건강을 잃으면 만사가 모두 허사다. 백물이 다 소용없고 100세 시대가 무슨 의미가 있는가. 본인이나 가족과 사회에 무거운 짐만 되는 것이 노인들에게는 가장 두려움이 되리라.
잔병에 효자 없다고 했지만 노환에 요양원 침대생활에서 투병하는 극 노인들의 삶을 보라. 그 옛날 먹을 것이 없어서 자식을 살리려고 부모를 고려장한 심정을 생각하게 한다. 오늘날 요양원에서 생사를 넘나드는 어르신들이 호강보다는 산 고려장 같은 느낌이다. 서글퍼지고 고종명(考終命)의 죽음 복을 새삼 느끼게 하는구려. 한편에서는 공원이나 그늘진 곳에서 쓸쓸하게 방황하며 황혼길 여생을 보내는 노인들이 얼마나 많은가. 그 들도 다 우리들과 함께 이 세상을 만드신 역군들 이였는데 !
나이를 먹는 것은 죄가 아니다. 홍안의 소년도 백발이 되는 것은 시간의 연속성이 아닌가. 그래서 청춘은 다시 오지 않으며 세월은 사람을 기다려 주지 않는다는 (盛年不重來 歲月不待人) 성어가 있다.
지난날 고생하던 생각을 거울삼고 자기가 하고자하던 취미생활을 갈고 닦아보라. 나만의 예술품을 무엇이라도 남기는 보람이 있다면 자손들에게는 귀감이 된다. 본인에게는 큰 영광이며 사회에는 아름다운 세상을 만드는 방도가 되지 않을는지……
2012.10.13 충북 노인문화예술제을 보고서
첫댓글 금주의 글을 써서 올려드리고 저는 18일 노인잔치를 하로가게되여 대단히 미안합니다.
" 지난날 고생하던 생각을 거울삼고 자기가 하고자하던 취미생활을 갈고 닦아보라. 나만의 예술품을 무엇이라도 남기는 보람이 있다면 자손들에게는 귀감이 된다. 본인에게는 큰 영광이며 사회에는 아름다운 세상을 만드는 방도가 되지 않을는지……"
좋은 글 감상 잘하고 배우고 갑니다. 감사합니다.늙어서 이름다운 삶을 추구하는 사람은 인생을 사랑하고 티 없는 맑은 마음으로 무언가를 생각함이다
늙어서 이름다운 삶을 추구하는 사람은 인생을 사랑하고 티 없는 맑은 마음으로 무언가를 생각함이다. 취미생활을 보람으로 여기면 어떠한 취미도 모두가 삶의 활력소가 되리라. 나만의 예술품을 무엇이라도 남기는 보람이 있다면 자손들에게는 귀감이 된다.
오늘 노인잔치, 성대하고 보람있는 행사되길 기원드립니다.
'나만의 예술품을 무엇이라도 남기는 보람이 있다면 자손들에게는 귀감이 된다.
본인에게는 큰 영광이며 사회에는 아름다운 세상을 만드는 방도가 되지 않을는지……'
참으로 변치 않는 노익장(老益壯)을 보여주시는 선생님 존경스럽습니다. 감상 잘 하고 갑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