니, 참말로 고왔데이
혼자서 많이 가을을 찾아 길에 나섰었다.
바다같은 호수 시베리아의 바이칼 호수
원초적인 향수를 갖게 하는 곳,
어쩌면 한민족의 시원이 서려있는 곳이기도 한 곳.
그래서일까.
만나는 모든 곳에 눈길이 머무는 것은.
함께여도 혼자일 수 있었던 시베리아의 바이칼 호수를 시작으로,
영평사의 구절초
사찰을 병풍처럼 두른 산자락에 하얗게 눈처럼 덮어 피어있던
가을 꽃 구절초를 만날 수 있었던 공주의 영평사
김제의 만경평야와 간척사업으로 바다품이 작아진 망해사
넓고 넓은 김제 만경평야 한귀퉁이에 손바닥만큼 작은 절, 하지만
서해를 가슴에 안고 있는 가장 큰 뜰을 갖고 있는 천년고찰 望海寺
'님의 침묵’의 저자인 만해 한용운 시인이 머물던 백담사,
수렴동 계곡
숨 막히도록 빛나던 수렴동 계곡의 무르녹은 단풍길을 걸으며
한용운님의 시
/님은 갔지마는 나는 님을 보내지 아니하였습니다/를
입안에 뇌이며 걸었다.
마장터 오르는 오솔길
진부령과 미시령 사이의 대간령을 오르는 길,
보부상들이 넘던 인적없이 호젓한 마장터 옛길을 찾았고,
은비령 필례약수
필례 약수 은비령 절정의 단풍 길도 찾았다. 필례약수의 단풍빛은
너무 현란해 현기증이 올 정도,
보부상들이 오르던 마장터 옛길은 그 은은함이 고요한 흐름처럼
마음으로 다가왔다.
원대리 자작나무
원대리 우아한 귀족, 자작나무 숲의 황금빛 단풍은 석양 속에 더욱 고즈넉했고,
홍천 물골계곡
불자동차 부른다 호들갑떨던 홍천 물골 계곡의 아침햇살 속에 반짝이던 단풍은 빛났고,
인제 하추리 자연휴양림 통나무 집, 나무향기 속에서의 하룻밤은 꿀잠이었고.
오대산 상원사
월정사 계곡
예정없이 떠났던 오대산 상원사와 월정사의 가을도 일품.
아픈 마음까지 내려놨던 월정사 계곡의 푸른 물과 전나무 숲에서 만난 노래하는
유랑가수 스님의 노래는 '아파하지 말라고. 흐르고 지나면 다 잊혀지는 거라고' 위로까지
바람결에 전해줬다. 가을은 참 좋았다.
지난 해, 놓쳤던 아쉬웠던 가을의 아름다운 길들을 욕심껏 걸었다.
규슈올레 우레시노 코스
차와 온천과 도자기로 이름난 곳 '우레시노'
소박하고 조용한 소읍, 어디를 가도 사람들의 친절이 감동이다.
말한마디 통하지 않는 곳에서 어떻게 살 수 있을까, 결국은 좌충우돌
규슈올레 가라쓰 코스
아름다운 풍광과 많은 유적지를 갖고 있는 곳.
유일하게 만난 여섯명의 아줌마 부대가 그렇게 반가울 수 없던 곳.
올레라는 명칭을 갖고 간 것 까지는 좋은데, 어찌 이리 사람이 없을까.
가 보는거야. 자! 웃어봐. 오늘도 화이팅
규슈올레 히라도 코스. 성당과 사찰의 부도가 공존하던 곳, 서양문물을 가장 먼저 받아 들인 곳
왕복 10시간의 버스여행, 창 밖 풍경은 오지로 들어 갈수록 아름다웠지만,
히라도 도착 오후 1시, 4시30분 돌아 오는 버스에 승차. 3시간 30분을 위해
10시간의 버스길, 계획없이가 얼마나 무모한 나의 소비인지를 깨달은 순간.
규슈의 올레길이란 곳도 서너코스 걷고 돌아왔다.
걸을 수 있다는 것, 어딘가로 훌쩍 떠날 수 있다는 것,
그것은 감사한 선물 같은 것,
나이 탓일까,
모든 아름다운 것 앞에서 이유 없이 ‘울컥’ 목줄이 뜨거워 지는 것이.
풍광이 가슴 벅차게 예뻐서,
보내주는 따듯한 마음이 고마워서,
때론 한마디의 말과 진심어린 눈빛 앞에서.
아주 작은 것에서 마음이 흔들리곤 한다.
여름 내내 가믐이라 그다지 목말라했는데,
때늦은 가을 비로 연일 하늘은 흐리고 비가 내리던 날들,
이번엔 우산 바쳐들고 단풍길을 나섰다.
초가을의 햇빛과 바람과 그림자, 바람이 그려주는 다양한 모습은 또다른 맛.
가을의 문을 여는 봉산의 노을 빛
가을 빛 짙어진 어느날의 산길에서
성당까지 가는 짧지만 산의 품격은 다 갖춘 수색의 봉산,
사진 속 빗방울이 보이세요
서울의 명소 남산 둘레길, 서울 시민의 위로
연대 뒷산에서 시작하는 안산 자락길.
배밭이 있는 수도원의 가을
그 길들에서 가을을 마무리하고 작별을 했다.
“고마워. 너로 해 내 마음은 항상 충만한 기쁨이었어.”
당신의 여인에게 뇌까리던 어느 남정네 말을 빌려
나도 한마디
“니 참 고왔데이.”(**)
가을 단풍은 나를 위해 차려준 멋진 축제의 마당.
눈물겹도록 아름다운 하늘의 선물이었다.
(주**)
수렴동 계곡을 걷고 있을때였습니다.
앞서가던 부부(?)가 사진을 찍기 위해선지 뒤로 쳐졌습니다.
한참을 이리저리 렌즈를 맞추던 남자 말하길 “니 참 곱네”
그 말에 순간 제 몸에 전율이 일었습니다.
행복이란 단어도 떠 오르구요. 과연 나는 누군가 상대에게
“너 참 예쁘다”라는 말을 해 본 적이 있었나?
‘너, 예쁘다.’라는 말, 들어도 들어도 행복할 것 같았습니다.
웃으운 얘기 하나 - 차마 정말 예쁜가? 확인을 못했지요.
아니 안 했습니다. 예쁨의 기준은 다 본인의 것이니까요.
첫댓글 미자씨, 니 참 곱데이! 미자씨에게 드리고 싶은 한마디. 2015년을 미자씨 덕분에 참으로 곱게 보낼 수 있었습니다. 톨스토이의 작품 중 "사람은 무엇으로 사는가" 라는 글을 읽었을 때 하나님이 천사에게 내리신 세가지 명령이 인간의 속에 무엇이 있는가/무엇이 없는가/무엇으로 사는가 를 알아오라고 하셨다지요. 인간의 속에 사랑이 있고, 자신을 위해 무엇이 필요한지를 아는 지혜가 없고, 남들이 베푼 사랑으로 산다는 해답을 얻어서 다시 하늘로 올라갔다지요? 미자님은 그 사랑으로 남들을 살리신 한 해였지 않았나 싶습니다. 그 사랑을 먹고 남들에게도 먹여 주시느라고 수고 많으셨습니다. 감사드립니다. 새해에도 사랑 넘치소서
올려주시는 한줄 댓글에 힘이 납니다. 지나친 과찬은 언제나 조금은 민망합니다. 가ㅁ사히 받기는 하겠습니다.
톨스토이의 짧은 우화같은 작품은 우리의 잠든 영혼을 깨우는 가르침이 있어 되새기곤 합니다.
건강하시구요, 읽어 주셔서 감사합니다.
참 많이도 다녔습니다. 오래오래 건강하세요.
ㅎㅎㅎ. 건강하라 축원해 주시니 감사히 받겠습니다.
이리저리 꽤나 다닌 것 같지요? 같은날 서너곳씩, 그러다보니 총 일수 열흘 남짓.
봉산이야 한시간, 남산과 안산이야 서너시간,
본래 소문난 잔치에 먹을 것이 없다했습니다. 무우 하나로 10개의 깍두기 접시를 차렸다는 어느
모자란 며느리 짝이지요.
우리 떠돌이 가을에 다닌 멋있는 사진들 참 곱구나. 건강복 계속 누리고 겨울 설경 기대할께. 연화
고맙습니다, 발발이, 다람쥐 아가씨. '우리 떠돌이'란 말 속에 사랑이 들어 있어 접수했음.
그런데 떠돌이라니 노숙자 생각도 나고, 헷세의 크놀프 생각도 나고, 이왕이면 더 멋진 단어 없을까?
건강복이라 하셨으니 그것도 접수합니다. 건강할게요. 그래야, 아가씨같은 할머니 오셨을 때, 같이
방방 뛰어 다니지 않겠수? 보고싶다.
알잖아. 내재주론 그런 순수한 표현 말고 더 멋드러진 단어를 찾아 낼수없고. 찾으면 알려줘. 마지 못해 접수만하지말고.
김문숙이 어머니를 손녀 딸들이 붙여드렸던 다람쥐 할머니를 문숙이 동생 최동무 부인이 나한테 까지 논아준 영광스런 이름이란다.
실은 단체움직임에 표나지 않게 더 많이 즐길려고 눈치봐 가며 움직였던게 그렇게도 보였었나봐. 새해에 볼 기회가 있을듯해 기쁘단다. 기다릴께. 연화
해를 넘겨 이제사 이 좋은 멋진 사진들을 보네...
항상 멋진 삶을 살고 있다고 생각하고 있는 미자...
마음과 눈이 항상 맑고 깨끗한 미자....
난 언제나 미자에게 배울게 많다고 생각하고 발끝도 따라가지 못하는 나를
생각하며 웃곤 하는데....
잘 하시었소... 홀로 다니는 것,, 우리 나이엔 정말로 필요하고 또 좋은 것,,,
나는 이렇게밖에 말 못한다오...
나도 배운 말 한마디 해도 되겠는감??
니,, 참 고마웠데이,,, 지난 일 년간,,,
금년에도 부탁한데이....
미안!!! 난 네게 해 준 것이 아무것도 없으면서 바라기만 하네.... 미안!!!