16년째 해마다 신정에는 소록도를 방문했다. 소록도를 방문하여 섬기고 있는 마을 주민들께 떡국을 끓여 드리고 왔었다. 17번째 떡국을 끓여 드리기 위해 이번에도 소록도를 방문해야 한다. 준비는 차곡차곡 잘 진행되고 있었다. 방앗간에 쌀을 가져가 떡국과 백설기 떡을 주문하고, 권 전도사님으로부터 던킨도넛까지 협찬을 받아 놨다. 인천에서 박목사님 일행 7명이 함께 가고 싶다고 해서 두유를 준비해 달라고 부탁을 드렸다. 광주에서도 황목사님이 교인 8명과 함께 참석을 하신다기에 과일을 부탁드렸다. 진주에서도 정집사님이 출발을 하기로 했다. 몽골에서 잠시 나오신 김용식선교사님 부부도 자오쉼터에서 송구영신 예배를 드리고 함께 출발을 하기로 했다. 맥집사님이 미리 출발을 하신 덕분에 자리가 한 자리 생겼다. 서울에서 최장로님이 합류하기로 했다. 총 21명이 소록도에서 만나기로 했다. 며칠 동안 눈이 많이 내려서 도로상황이 안 좋다는 일기예보가 기도를 하게 한다. 돌아서 가기로 했다. 대전통영간 고속도로를 타고 사천으로 빠져나가 남해 고속도로를 타고 가기로 했다. 광주에선 눈이 많이 내려서 어떻게 될지 모르겠단다.
송구영신 예배를 드리고 잠시 차 한 잔 마신 후에 바로 차를 출발한다. 최장로님은 비봉 IC에서 합류하기로 했다. 비봉에서 최장로님을 픽업하여 2011년 1월 1일 새벽길을 달린다. 부지런히 달려가 점심을 대접해 드려야 한다. 맥집사님은 미리 도착하여 다른 일을 해 드리고 계신단다. 운전을 하고 가는데 졸음이 밀려온다. 최장로님과 교대를 한다. 교대하여 부지런히 달렸더니 아침 8시 무렵에 소록도에 도착을 한다. 와~ 소록도에도 눈이 많이 왔다. 17년째 소록도 사역을 하지만 이렇게 많은 눈이 내린 건 처음 본다. 아니 소록도에서는 눈을 구경하지 못했던 것 같다. 올해는 풍년이 들려는지 눈이 많이 내렸다. 구북리 북성교회 교육관에 짐을 내린다. 일부는 주방으로 가서 떡국 준비를 한다. 계란을 흰자와 노른자를 구분하여 지단을 부칠 준비를 한다. 맥집사님은 커다란 솥에 소고기를 볶는다. 떡국 끓일 준비다. 교육관 안에서는 준비해간 떡과 빵, 양말과 두유를 포장한다. 김태훈 집사님이 소록도 박옥례 할머님께 전해 달라고 부탁했던 독서대와 커다란 성경책도 잘 준비를 해 놓는다. 심방 때 가져갈 예정이다. 광주에서 눈이 많이 내려 아침에야 출발을 했단다. 기다리는 시간에 떡국이 다 됐다는 연락이 왔다. 먼저 남생리부터 배달을 해 드리라고 했다. 몸이 불편하여 예배당으로 식사하러 오시기도 힘들지만, 눈이 많이 내려 길이 미끄럽고 추워서 위험했다. 그래서 집집마다 배달을 해 드리며 인사를 드리기로 했다. 두 대의 차량에 나누어 타고 남생리를 돌아다닌다. 반가운 인사와 새해 덕담이 오고가는 훈훈한 모습이다.
이제야 광주 팀이 도착을 했다. 마음이 많이 바빴으리라. 교육관에 집결하여 광주 팀이 마련해 온 귤과 양말, 그리고 무공해 세탁비누를 포장한다. 남생리는 늦었으니 따로 장로님께 가져다 드려서 나눠드리게 하고, 구북리는 함께 배달을 해 드리게 했다. 사람들도 많이 모이고 푸짐하니 마음도 덩달아 훈훈해진다. 떡국과 선물 배달을 모두 마친 후에 심방을 갔다. 소록도에는 할머님들이 더 많다. 여자 수명이 남자보다 더 길다는 통계가 맞는가 보다. 소록도 어르신들은 연세보다 더 젊다. 한센병이 모두 고쳐졌지만 혹시나 하는 마음에 먹는 항생제가 늙음을 지연시키는 역할을 한다는 신문 기사를 본 적이 있는데 정말 그런 것 같다. 할머님들의 애환을 들으며 함께 가슴아파하고 함께 감사하는 시간들을 가졌다. 박할머님께는 성경과 독서대를 전해 드리며 소식을 전하니 잊지 않고 기도하고 계시다며 집사님과 집사님 아들 이름을 기억하고 계셨다. 참으로 감사했다.
심방을 마치고 교육관으로 다시 모였다. 떡국을 끓여서 먹는다. 반찬은 없다. 단지 떡국 한 그릇이다. 그래도 감사했다. 따지고 보면 감사하지 못할 것이 어디 있겠는가. 감사하지 못함은 모두 내 욕심 때문이 아니겠는가. 욕심 없이 살아가며 오히려 감사하는 소록도 어르신들을 보며 우리들은 스스로 반성을 한다. 아니 내 스스로 반성을 한다. 나는 얼마나 많은 교만을 교만인지도 모르고 살았던가…….
돌아가는 길이 만만치 않다. 당일코스로 진행된 소록도 봉사라 많이 피곤하다. 돌아가는 길에 눈이 많이 쌓인 덕분에 중앙공원만 견학하기로 했다. 맥집사님이 가이드 역할을 해 주시기로 했다. 나도 함께 하고 싶지만 눈길을 목발로 이동하기는 불가능했다. 잠시 차에서 기다리기로 했다. 견학을 마치고 각자 차에 오른다. 돌아가는 처소가 각자 다르기에 안전을 기약하며 차를 달린다. 부지런히 달려온 덕분에 생각보다 조금 일찍 집에 도착할 수 있었다. 많아서 나누는 것이 아니라 나누고 싶은 마음이 간절하여 조금씩 십시일반으로 모으니 나눌 수 있었다. 마음이 있으면 행동으로 옮기는 것, 이것이 나눔의 정석이 아닐까 하는 생각을 하며, 올 한해도 소록도에 계시는 어르신들과 첫날을 함께 보낼 수 있었음이 얼마나 감사한지……. 올 한해도 다 잘 될 거야~~
첫댓글 감사하지 못함은 모두 내 욕심 때문이 아니겠는가!!! 그렇습니다. ㅋㅋㅋ
2011년도 감사의 고백을 통한 풍성한 열매를 기대합니다.
올 한해도 잘 되실겁니다. 기도하겟습니다. ^^*