다치바나 다카시 (Takashi Tachibana,たちばな たかし,立花 隆,본명 : 橘 隆志)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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1940년 일본 나가사키현 나가사키 출생. 어릴 시절 아버지를 따라 중국으로 건너가 거주했던 적도 있고, 주로 일본 이바라기 현에서 성장했다. 이바라기 사범학교 부속 초등학교와 중학교를 졸업했으며 1959년 동경대학교 불어불문학과에 입학, 1964년에 졸업하였다.
이후「문예춘추」에 입사하여 『주간문춘』의 기자가 되었으나 1966년 퇴사하여 다시 도쿄대학 철학과에 입학, 재학 중 평론 활동을 시작하였고 1970년 대학을 중퇴하였다. 특히, 1974년 「다나카 가쿠에이 연구-그 인맥과 금맥」에서 수상의 범법 행위를 파헤쳐 사회에 커다란 충격을 안겨 주었다. 이후 사회적 문제 외에 우주, 뇌를 포함한 과학 분야에까지 활동 영역을 넓혀 왔다.
지知의 거장이자 우리 시대 최고의 제너럴리스트, 다치바나 다카시는 『뇌를 단련하다』,『21세기 지의 도전』, 『도쿄대생은 바보가 되었는가』등 일련의 저작들을 통해, 21세기를 살아가는 데 필요한 진정한 교양과 지식이 무엇인가에 대해 끊임없이 발언해왔다. 근본적으로는 지적 호기심, 특히 '인간과 문명에 대한 관심'이 그를 현대 문명의 핵심인 자연과학과 기술의 세계로 끌어들였다. 그의 '현대 교양과 지식의 필수 아이템'에는 '조사하고 작성하는 능력'과 함께, 현대 교양의 핵심으로 '인공물학, 뇌과학, 생명과학, 정보학 등 21세기 과학과 기술에 대한 이해'의 중요성이 강조된다.
한 사람의 저널리스트에서 지금은 '일본 사회를 대표하는 지성인'으로 불리는 다치바나 다카시의 변신은 1980년대 후반부터 시작됐다. 첫 계기는 『우주로부터의 귀환』(1982), 『뇌사』(1985), 『원숭이학의 현재』의 성공이었다. 다치바나식 과학저널리즘의 기본 방법론은 '대화 형식'이다. 그는 전문가의 육성을 독자들에게 생생하고 쉽게 전해주는 '대화의 형식' 즉 인터뷰를 시도한다. 이는 독자들의 궁금증을 대신해 기초적인 질문부터 차례차례 하여 본질적인 의문으로 옮겨가는, 간단하지만 효과적인 서술방식이다.(출처: 다치바나 다카시의 탐사저널리즘, 황영식, 2000)
그의 저서『뇌를 단련하다』에서는 지성을 단련하지 않는 학생들과 함량 미달의 대학 교양 교육을 향해 매서운 일갈을 하고 있다. 저자는 1996년부터 1998년까지 도쿄대 교양학부에서 '인간의 현재'라는 주제로 강의를 했으며, 이 책은 그때의 강의록을 묶은 것이다. 수업 시간. 키에르케고르의 『죽음에 이르는 병』을 읽어본 학생이 거의 없는 상황에서 저자는 그 책 페이지에 나오는 "인간은 정신이다. 정신은 무엇인가? 정신이란 자기다."라며 자기를 단련해야 하는 중요성에 대해 말하기 시작한다. 대학 4년을 보내고 난 뒤 전장과도 같은 사회에 투입될 학생들은 '지의 전체상'을 조망할 수 있는 능력을 길러야 한다는 것이 저자의 주장. 문과형·이과형 인간 등 몇 분야에만 걸친 공부는 절반의 인간형밖에 되지 못한다는 것이다. 이렇듯, 아직은 '노 바디(nobody)'인 대학 초년생. '썸바디(somebody)'가 되기 위해 알아야 할 '지식의 지도'를 그리는 법이 자세히 적혀 있다. 최근에 출간된 『지식의 단련법』은 일본에서 출간된 지 20년만에 번역된 책으로, 정보의 입력과 출력에 대해 작가가 '어떻게 정보(지식)를 수집하고 정리하고 가공해 왔는지'를 소개하고 있다.
암, 생과 사의 수수께끼에 도전하다, 다치바나 다카시, 완치, NHK, 환부주변, 항암제, 방사선, 파종, 방광암, 방광전적출, 암과 생명진화, 생명의 고리, 축복으로서의 죽음
1979년 『일본공산당연구』를 발표하여 고단샤講談社 논픽션상 수상, 1983년 '철저한 취재와 탁월한 분석력을 바탕으로 보다 넓은 뉴저널리즘을 확립한 문필 활동'을 인정받아 문예춘추사가 수여하는 기쿠치 간菊池寬상 수상, 1998년 제1회 시바료타로司馬遼太郞상을 수상하였다. 또 다른 저서로 『사색기행』,『천황과 도쿄대』,『피가 되고 살이 되는 500권, 피도 살도 안되는 100권』, 『나는 이런 책을 읽어왔다』등이 있다.
2021년 4월 30일 급성관상동맥증후군(ACS)으로 별세하였고, 가족의 발표로 6월 23일 뒤늦게 알려졌다.
책 속으로
암의 본질은 아직도 제대로 밝혀지지 않았습니다. 그래서 국내외 저명한 암 연구자들을 만나서 ‘암은 대체 무엇입니까?’ 라는 질문을 던져보자고 생각했습니다. 그런데 암을 알면 알수록, 취재를 하면 할수록 ‘암은 애초에 무엇인가’라는 가장 근본적인 부분이 여전히 오리무중이었습니다. 왜 이렇게까지 본질이 밝혀지지 않는지 의아할 정도로 우리는 암이라는 병의 정체를 알지 못하고 있었습니다. --- 「제1장, 암을 어떻게 바라볼 것인가」 중에서
https://youtu.be/Ik2uwJQFDMU
암은 유전자의 병, DNA가 미쳐서 일어나는 병입니다. 일반적으로 세포 증식은 유전자의 명령에 의해 규칙적으로 일어나며, 착란을 일으키는 일은 없습니다. 세포 증식 자체는 세포가 살아 있는 한 반드시 필요한 과정이며 정상적인 생리 과정입니다. 세포가 어느 한도 이상으로 증식하면 세포는 스스로 죽음을 택하도록(아폽토시스Apoptosis, 세포 자살) 프로그래밍 되어 있으므로, 암이 되지 않는 한 세포가 무한히 증식하는 일은 없습니다. 세포 증식을 그렇게 조절하는 유전자에 이상이 생겨서 정상적인 사이클을 벗어나는 병이 암입니다. 이상 증식이 일어나면 자동적으로 제동이 걸려야 마땅한데, 그게 안 되는 병입니다. 정상적인 유전자의 기능은 전부 DNA에 프로그래밍 되어 있고 그 프로그램대로 움직여야 하는데, 그 프로그램 자체가 착란을 일으키는 DNA의 병이 암입니다. --- 「암은 유전자의 질병」 중에서
항암제는 크게 세포를 죽이는 ‘살세포약’과 ‘분자표적약’으로 나눌 수 있습니다. 살세포약은 본래 독가스에 뿌리를 둔 독극물 자체입니다. 요컨대 암세포 자체를 죽입니다. 그러나 암세포만 죽이기는 힘들고, 정상 세포까지 많건 적건 죽이므로 부작용을 피할 수 없습니다. 분자표적약은 시그널 패스웨이Signal Pathway를 선택적으로 막아보자는 발상에서 나온 약입니다. 이는 일시적으로는 잘 듣지만, 효력은 일정 기간뿐입니다. 시간이 지나면(대개 2개월 정도) 암은 봉쇄된 패스웨이를 돌아가는 우회로를 만듦으로, 더 이상 약이 듣지 않습니다. 그래서 다른 분자표적약을 사용하지만, 그것도 그렇게 종류가 다양하지 않아서 조만간 “이제 더 써볼 약이 없습니다”라는 말을 듣는 단계에 옵니다. --- 「열쇠와 열쇠 구멍」 중에서
생물 진화의 초기 단계에는 지구에 산소 자체가 희박했습니다. 생물이 바다에서 뭍으로 올라온 초기에는 물과 물을 오가는 양생류 생활을 했는데, 그때는 산소를 그리 충분하게 획득할 수 없었을 겁니다. 그런 상황에서 HIF-1이 작동한 스위치 가운데 하나가 혈관신생인자였던 것으로 보입니다. 산소가 부족한 환경에서 새로운 혈관을 하나 더 늘릴 수 있다면, 산소를 공급하는 파이프를 하나 더 늘리는 것이 되므로 생존 능력이 크게 향상되겠지요. (…) HIF-1과 혈관신생인자는 모두 암에게 가혹한 환경에서 살아남을 수 있는 힘을 주고, 온갖 치료법에 의한 공격에도 견뎌내고 살아남는 강인함을 주었습니다. --- 「암이 끈질긴 이유」 중에서
암은 오랜 진화의 역사가 낳은 병입니다. 그래서 그렇게 강인합니다. 만약 우리가 박테리아나 아메바 같은 단순한 생물이라면 결코 암에 걸리지 않을 겁니다. 우리가 진화의 맨 끝에 있는 생물, 다세포생물의 진화에서도 맨 끝에 위치한 60조 개의 세포를 가진 생물이기 때문에 쉽게 암에 걸립니다. 암의 최대 무기는 오랜 진화의 역사상 가장 초기 단계에서부터 이어져 내려온 생명의 가장 기본적인 구조 자체를 이용하는 것입니다. 그에 맞서는 우리의 무기는 진화의 오랜 역사가 낳은 두뇌이며, 그 두뇌가 주는 우리의 불굴의 의지라고 할 수 있습니다. 암이 제 아무리 강인하다 해도 그 강인함의 수수께끼를 기필코 밝혀내고야 마는 우리의 뇌와, 암이 아무리 강인하다고 해도 그것을 기필코 극복해내고야 마는 우리의 강한 의지, 이것이 암에 맞서는 인간의 최대 무기라고 봅니다. 그리하여, 시간은 걸리겠지만 암은 반드시 극복될 거라고 나는 믿습니다. --- 「암과 생명의 진화」 중에서
생명이 탄생한 이래 모든 생명은 서로 연결되어 살아왔다는 겁니다. 이 세계에 생명이 생겨나고 수십억 년이 지났지만 모든 생명은 언제나 서로 연결되어서 여기까지 왔습니다. 그 결과 우리가 지금 여기에 이렇게 존재하고 있습니다. (…) “인간과 암의 올바른 관계는 영원한 적대 관계의 지속이 아니라 공존과 공생을 지향하는 길밖에 없다”는 말의 참된 의미도 거기에 있지 않을까요? --- 「생명의 고리」 중에서
“다치바나 다카시는 낙관도 절망도 아닌, 근거에 입각해서 자신의 암을 직시하는 휴머니스트다!!”
가족의 암 투병을 계기로 나는 십여 년 전부터 암 관련 서적을 종종 읽어왔다. 그래서 더욱 궁금했다. 늘 지식의 최전선에 있고자 노력해온 제너럴리스트는 자신의 암을 어떻게 맞았을까. 또, 주변에서 비극적인 암 투병 사례를 보면서 현대 암 의료에 의문이 많았던 터라, 저자가 현대 암 의료에 어떤 태도로 임했는지도 궁금했다. (…) 사람은 적의 정체를 파악할 수 없을 때 공황과 공포에 빠진다. 그런 점에서도 나는 이 책이 일반인은 물론이고, 암 환자와 그 가족들에게도 실용서에 가까운 암 관련 서적들 못지않게 유용할 것이라고 믿는다. --- 「옮긴이의 말」 중에서
“암 환자로서의 자신의 경험을 토대로 진솔하면서 한쪽으로 치우치지 않게 잘 정리한 교양서!”
비의료인, 그것도 종양학과는 거리가 있는 사람이 집필했음에도 불구하고 심도 있는 취재를 통해 현재 암과 관련한 중요한 이슈들을 정확하게 지적하고 있다. 특히, 현재의 암 치료의 한계적 측면에서 저자가 확실히 경험하고 느낀 바를 정확히 지적했다고 생각한다.
--- 「감수자의 말」 중에서