끝없는 부진의 늪에 빠졌던 프로야구 LG 트윈스가 마침내 사령탑을 교체하는 극약처방을 내렸다.
최근 6연패에 빠진 LG는 16일 성적 부진을 이유로 이광은(46) 감독을 보직 해임하는 대신 김성근(59) 수석코치를 1군 감독 대행으로 임명했다고 공식 발표했다.
이에따라 LG는 이날 오후 6시30분에 시작되는 두산전부터 김성근 대행 체제로 올시즌을 치르게 됐고 이광은 감독은 2002년까지 잔여임기가 남아 있지만 중도하차하는 비운의 지도자가 됐다.
LG는 시범경기때만 해도 4강 후보로 평가됐지만 막상 정규시즌이 시작되자 투·타의 심각한 불균형을 드러내며 15일 현재 9승25패1무의 극심한 난조속에 최하위로 처져 일찌감치 감독 교체설이 나돌았다.
LG 프런트는 초반 10경기에서 1승9패로 무너지자 4월17일 김성근 2군 감독을 1군 수석코치로 임명해 마운드 운영권을 맡기는 등 지도체제의 변화를 꾀했으나 바닥권에서 헤어나지 못했다.
최근 LG는 투수 운영권을 다시 이광은 감독에게 넘겨 마지막 신뢰를 보냈으나 6연패에 빠지자 사령탑을 교체하는 극단적인 해결책을 찾게 됐다.
이광은 감독을 대신해 LG를 이끌게 김성근 감독 대행은 82년 OB(두산의 전신)코치를 시작으로 83년부터 88년까지 OB 감독, 89년-90년 태평양 감독, 91년-92년 삼성 감독, 95년 해태 코치, 96년-99년 쌍방울 감독, 2000년 삼성 2군 감독 등 풍부한 관록을 쌓았다.
김성근 감독 대행은 또 개인통산 751승 700패 30무를 기록해 1천172승을 거두고있는 김응용 삼성 감독에 이어 감독 다승랭킹 2위에 올라 있다.
반면 이광은 감독은 LG의 전신인 MBC 청룡 소속으로 82년 프로야구 원년부터 명성을 날렸던 스타플레이어 출신으로 지난 해 계약금 1억원, 연봉 1억원에 3년 계약하면서 처음 지휘봉을 잡았다.
지난 시즌에는 67승63패3무 승률 0.515를 기록해 매직리그 1위를 차지하며 포스트시즌에 올라 선전했지만 올시즌 초반부터 마운드의 난조속에 걷잡을 수 없이 무너져 전반기도 지나기 전에 해임됐다.
최종준 LG 단장은 " 이광은 감독 체제로서는 현재의 난국을 타개하기가 어렵다고 판단해 경험많은 김성근 수석코치에게 지휘봉을 넘기게 됐다"고 밝혔다.
▲김성근 감독대행 일문일답
“야구 선배로서 이광은 전감독에게 미안할 따름이다. 또 난관을 어떻게 헤쳐 나가야 할지 갑갑하다.”
16일 프로야구 LG 트윈스의 새 사령탑으로 임명된 김성근(59) 감독대행은 자신에게 맡겨진 무거운 책임만큼이나 난처한 표정이었다.
“어떻게 해서든 이 감독을 도와 잘 해보려 했는데 쉽지 않았다”고 밝힌 김 감독대행은 “현재로선 부진 탈출을 위해 명쾌한 해결책을 내놓기도 쉽지 않은 상태”라고 밝혔다.
다음은 김성근 감독과 일문 일답.
--어려운 시기에 LG를 맡게 된 심정은
▲한마디로 착잡하다. 야구 후배인 이광은 감독을 도와 위기를 벗어나려 했는데졸지에 내가 자리를 차지한 모양이 돼 마음이 무겁다.
--LG 부진의 가장 큰 요인은 무엇인가
▲아무래도 마운드가 너무 약하다. 선발도 없고 마무리도 없고 투수력이 너무허약하다. 팀 타선도 응집력이 떨어진 상태라 여기 저기 전력상 약한 부분이 한 두곳이 아니다.
--코칭스태프나 선수들의 대대적인 개편이 이루어지는가
▲아직은 뭐라 말할 단계가 아니다. 현재로선 한 경기 한 경기를 치르는 것이 당면과제고 팀이 재정비되기 위해선 좀 더 시간이 필요하다.
--투수들의 보직은 어떻게 결정할 것인가
▲오늘 경기가 중요하다. 두산전 선발로 내정된 장문석이 어느 정도 해 주느냐에 따라 전체 투수들의 보직이 달라질 수 도 있다.
-- 타순도 달라질 가능성이 있는가
▲이름만 갖고 기용하지는 않겠다. 매 경기의 상대 투수에 따라 선발 출장선수부터 대타나 대주자를 다양하게 투입하겠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