인생은 아름다워(884) - 조선통신사 옛길 부산 - 서울 걷기 기행록(10) - 삼백의 도시 상주에 이르다(구미 옥성 - 상주 백원역 35km)
10월 6일(수), 구름 끼어 걷기 좋은 날씨다. 오전 7시에 선산 읍내의 숙소를 나서 승용차로 전날 걷기를 종료했던 옥성면 대원리로 향하였다. 7시 20분에 걷기 시작, 대원 2리에서 1리를 거쳐 한 시간여 오르막길을 걸으니 고개마루, 구미시 옥성면에서 상주시 낙동면으로 경계가 바뀐다. 우리가 걸은 길은 선산 ~ 상주 간 선상서로, 2차선 도로에 차량통행이 많지 않아 비교적 안전한 코스다.
한참 걸으니 상주의 안산 갑장산 등산로 입구의 도로 지나서 유곡리 삼거리에 있는 3층 석탑에 이른다. 고려 초반에 건립된 것으로 추정되는 유적, 잠시 더 걸으니 풍양조씨 장천파 문중에서 관리하는 전통건축가옥 양진당과 장천서원을 지난다. 도로에서 500여미터 들어가는 곳, 11대 조선통신사 정사 조엄이 귀로에 들러 종중의 환영을 받은 연고가 있는 곳, 두 곳을 잠시 둘러보고 다시 길게 이어지는 오르막길에 들어섰다. 도로 주변에 감나무가 많다. 상주곳감으로 유명한 고장의 실물이 눈이 시리도록 풍성하네! 12시경에 긴 고갯길 끝나니 낙동면에서 거동동으로 행정구역이 바뀐다. 한참 내려오니 거대한 고목이 자리한 거동 쉼터에 이른다. 보호수로 지정된 수령 400여년 동나무, 쉬었다가 잠시 걸으니 식당 앞이다.
거동 쉼터의 고목 늦은 점심을 맛있게 들고 오후 걷기, 40여분 걸어서 상주의 중심가에 있는 왕산공원과 상주경상감영 터에 이른다. 왕산은 신라시대에 상주중앙에 쌓은 석축산, 고려왕실도 한 때 홍건적을 피하여 이곳에 임시행궁을 차렸다. 조선초기에는 이곳에 경상감영이 들어서기도. 상주는 오랜 동안 경상도 전체의 정치, 군사,행정, 문화를 대표하는 큰 고을이었다. 이어서 들른 곳은 임란북천전적지, 임진왜란 당시 조선의 중앙군과 향군이 일본군의 주력부대와 싸운 격전지로 900여명이 순국한 호국의 성지다. 어느 때나 목숨 바쳐 나라 지킨 충절의 인사들이 있기 마련, 충렬사를 찾아 경의를 표하였다.
종일 바쁜 걸음, 오후 3시 반에 입란전적지를 출발하여 10일째 목적지인 백원역으로 향하였다. 백원역에 도착하니 오후 5시, 이번 걷기 중 가장 긴 거리인 35km를 부지런히 걸었다. 일행 여러분, 수고하셨습니다.
* 임란전적지에 관리사무실에 들러 상주관광안내 팸플릿을 구하였다. 그 요지, 상주는 한반도의 등줄기인 백두대간이 청화산에서 국수봉까지 병풍처럼 둘러쳐져 자연경관이 빼어나고, 영남의 젖줄인 낙동강이 굽이쳐 흐르는 기름진 평야지대로 영남 제일의 곡창지대다. 쌀, 누에고치, 곶감이 유명하여 삼백의 고장으로 알려져 있으며 최근에는 전국제일의 자전거도시와 자연과 환경, 인간이 조화를 이루는 생태. 환경도시로 주목받고 있다.
임란전적지에서 바라본 상주 시내 모습 백운역(지금은 폐역)에서 걷기를 종료하며 씩씩한 젊은이들과 조우하였다. 서울에서 부산까지 걷는 3명의 청년들, 공교롭게 같은 시기에 젊은이들은 서울에서 출발하고 노장들은 부산에서 출발하여 중간지점에서 극적으로 회동한 것이다. 의기 투합한 청.장년의 회동처럼 사회 각 분야에서 한 뜻으로 힘을 합치는 물결 이어져라!
서울에서부터 걸어온 청년들과 함께
지난 봄 조선통신사 옛길 서울 – 부산 걷기 기행록을 일본어로 번역하여 일본의 동호인들과 공유한 나카니시 하루요 씨로부터 다음과 같은 메시지가 왔다. 지속적인 관심과 협조에 감사드린다. ‘김태호 선생님! 오늘 9일째, 수고하셨습니다. 일본은 10월에 들어서도 30도 가까이 되는 더운 날씨가 계속되고 있는데 한국도 덥습니까? 어제 "인생 아름다워" 기행록(9)를 받아 반가웠습니다. 저는 한국 지방도시에 가보지 않았기 때문에 서울이 아닌 지역에 대해서 전혀 모릅니다. 4월에도 이번에도 선생님 덕분에 지방도시에 대해서 알게 되며 많이 배우고 있습니다. 오늘 기행록(5)까지 일본어로 번역하여 인터넷에 올리고 가까운 걷기 동호인들에게 전할 방법을 찾고 있습니다. 내일도 행복한 걷기 되시기를 빕니다.‘ |