무룡고개 옛주차장에 차를 두고 장안산으로 오른다.
아마매트가 깔린 등로는 부드럽다.
30여분 걸었을까 전망대 부근으로 너른 억새밭이 나타난다.
한부부가 정상을 배경으로 사진을 찍고 있다.
정상 부근에서 동자꽃이며 모싯대 등의 꽃을 보고 계단을 오른다.
너른 정상 한쪽에 넓적한 정상석이 자리잡고 그 앞에는 군인들이
지나갔다는 표지석이 있다.
물을 마시고 사방을 둘러보는데 구름으로 시야가 흐리다.
지리산도 남덕유도 만행산도 보이지 않는다.
한남자가 빈몸으로 땀을 흘리며 올라와 인사를 한다.
장계 쪽에 사신다는데 구름 뒤의 주변 산을 잘 설명해 주신다.
내일은 팔공산을 가려한다하니 서구리재에 차를 두고 선각산 쪽으로 가
내려갔다가 팔공산을 거쳐 돌면 더 낫겠다고 하신다.
그러시면서 내일은 날씨가 좋을 것 같으니 남덕유에 가는 것도 좋겠다고 하신다.
내가 지나 온 비행기재며 건너편의 백운산 줄기와 진양기맥도 설명해 주신다.
그 분이 먼저 가시고 해가 지길 기다린다.
잠자리를 보다가 구름 때문에 일몰도 별로일 것으로 그냥 내려온다.
억새밭 전망대엔 텐트가 쳐 있고 한남자는 양치질을 하고 있다.
주차장으로 돌아오니 어둑해 진다.
한쪽에 캠핑카가 있어 차를 옮겨 저녁 준비를 한다.
탁자 등은 꺼내지 않고 깔개를 바닥에 깔고 앉는다.
된장과 김치 등을 담아 둔 반찬통이 보이지 않는다.
갈수록 망각이 심하다. 모기를 쫒으며 장수농협에서 사온 닭갈비에 소주를 마신다.
양념이 되어 있어 다행이 야채와 된장이 없어도 안주가 된다.
600ml 소주를 절반도 못 마시고 텐트 안으로 들어가 라디오를 켠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