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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KBS노조 엄경철 위원장(오른쪽)과 이내규 부위원장. 이치열 기자 truth710@ |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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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이치열 기자 truth710@ |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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이명박 대통령의 특보 출신 사장이 취임을 제대로 막지 못한 KBS 노동조합에서 탈퇴, 공영방송과 방송독립을 지키자며 새로운 노동조합에 가입한 KBS 구성원들이 11일 KBS 새 노조를 공식 출범 시켰다.
전국언론노동조합 KBS본부(본부장 엄경철)가 개최한 새 노조 출범식에는 이날 낮 12시부터 서울 여의도 KBS 본관 앞에서 소속 조합원과 정치권·언론계·시민단체 인사 등 모두 300여 명이 참석했다.
'800' KBS 새 노조 출범식 "더이상 침묵과 굴종의 역사에 머뭇거릴수 없어"
KBS본부 구성원들은 이날 출범식을 통해 "우리의 이 자리는 우리 안의 부끄러움과 뼈아픈 자성으로부터 시작됐다"며 "방송을 독재의 손아귀에서 시민의 품으로 돌려놓으려 했으나 언론탄압에 맞서 KBS 노동조합의 투쟁정신은 어느 순간 날이 무뎌졌고, 빛이 바랬다"고 밝혔다.
이들은 "이제 더는 침묵과 굴종의 역사 속에서 머뭇거릴 수 없다"며 △공영방송을 다시 세우고 △언론자유 수호를 위해 어떤 희생도 마다하지 않을 것이며 △공영방송 KBS를 지키기 위해 모든 세력과 강고한 연대를 추구하겠다고 다짐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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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300여명이 참석한 KBS 노조 출범식은 새봄에 어울리는 재기발랄함, 열정과 패기가 가득했다. 이치열 기자 truth710@ |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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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여성PD 네 명으로 구성된 율동패 '총기(聰氣)less'가 가수 김수철 씨의 '젊은 그대'에 맞춰 힘찬 율동을 선보였다. 이치열 기자 truth710@ |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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이날 출범식엔 최상재 전국언론노동조합 위원장, 이근행 언론노조 MBC본부장, 심석태 SBS본부장, 유투권 YTN지부장, 정영홍 EBS지부장, 김덕재 PD연합회장, 현덕수 기자협회 특임위원장, 민필규 방송기자연합회장 등 언론계 인사와 강기갑 민주노동당 대표, 권영길 민주노동당 의원, 이정희 민주노동당 의원, 정종권 진보신당 부대표 등 정치권 인사, 김영훈 민주노총 위원장, 정진후 전교조 위원장 등 노동계 인사 등이 참석했다.
사회를 맡은 오태훈 아나운서 조합원은 "지난 2년 동안 아픔도 시련도 있었고, 온몸으로 저항도 해봤지만 미약했다"며 "이런 아픔과 시련을 넘어서기 위해 삼삼오오 모여 오늘 출범식을 갖게 됐다"고 평가했다.
"지난 2년 아픔·시련·저항 딛고 다시 일어섰다"
엄경철 새 KBS 노조위원장(언론노조 KBS본부장)은 기념사에서 "최근 2년간 KBS 다니면서 항상 마음이 무거웠는데, 지금은 정말 기분이 좋다"며 "석달 전부터 모이기 시작해 이제 800명이 됐고, 곧 1000명이 되고 1500이 되고, 2000이 되고, KBS의 대세가 되어 이 길은 이제 가장 정의로운 길이 될 것"이라고 밝혔다.
엄 본부장은 "자랑스럽게 KBS 이름을 붙이고 취재하던 때 그 때가 언제이냐, 가장 신뢰받고 우수한 방송사였던 때가 까마득해졌다. 그만큼 무너졌다"며 "하지만 다시 일어서고자 이 자리에 함께 했다. 여러분의 용기를 믿고, 공영방송 책무 사명을 위해 함께 가겠다"고 밝혔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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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언론노조 최상재위원장이 축사하고 있다. 이치열 기자 truth710@ |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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최상재 언론노조 위원장도 "오늘은 3월 초봄의 하늘에 언론 독립·민주주의·국민의 인간다운 삶을 되찾는 희망의 신호탄을 쏘아 올리는 날"고 평가하면서 "언론 독립을 되찾는 그날 온 국민을 모시고 힘찬 막걸리 파티를 열자, 여기 모인 800명은 가장 멋진 주인공이 될 것"이라고 격려했다.
"자랑스런 KBS인으로 취재하던 때 언제였나 까마득…이젠 당당히 맞설 것"
이근행 언론노조 MBC본부장은 "오늘은 여의도 광장 사이에 두고 오래 함께하지 못한 형제가 다시 만난, 역사적인 날이라고 생각한다"고 평가했다. 최근 MBC 노조가 김재철 사장을 받아들이고 퇴진투쟁을 접은 것과 관련해 이 본부장은 "할 수 없어 안한 것은 아니며, 할 수 있지만 많은 힘을 아껴둔 것"이라며 "총파업 자체가 목적이 아니듯, 공영방송 국민의 방송을 권력으로부터 지켜내는 게 목적이므로 그 때를 위해 힘을 아꼈다"고 말했다.
정치권 인사들의 축사도 이어졌다. 강기갑 민주노동당 대표는 "'호지무하초', 즉 모진 땅에는 싹도 피지 않고 꽃도 피지 않으며, '춘래불사춘' 즉 봄이와도 봄같지 않다"며 "MB정권에 의해 오염된 땅은 흙을 갈아버려야 한다"고 밝혔다. 강 대표는 "그러나 오늘 KBS에 와서 보니 언제 씨를 심었는지 싹이 올라와있다"며 "이를 보니 KBS는 아직 오염이 안된 것 같다"고 독려했다.
강기갑 대표 "메마른 땅에도 '죽순' 솟을 것"
1대 전국언론노동조합연맹 위원장을 지낸 권영길 민주노동당 의원은 "20년 전 딱 이맘때였던 1990년 3월, 그 때 바로 이렇게 시작했다"며 "20년이 지난 지금 여러분들은 다시 KBS를 국민의 방송으로 돌려놓자고 하고 있는데, 반드시 될 것"이라며 "KBS를 국민에게 돌려주는 것은 바로 KBS 새 노조 여러분들이 하는 것"이라고 격려했다.
한편, 출범식에선 조합원들의 영상메시지도 상영됐다. 인기드라마 < 추노 > 의 연출자 곽정환 PD는 "오랫동안 많은 고민 끝에 탄생한 노조, 정말 잘 돼야겠다"며 "출범 전까지 있었던 KBS인들의 많은 갈증을 새 노조가 말끔하게 해결해줄 것이라고 생각한다"고 했다. 인터뷰 중 옆에 있던 < 추노 > 의 주인공 오지호씨도 "화이팅"을 외치는 모습도 방영됐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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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곽정환 < 추노 > PD의 영상축하메시지. 이치열 기자 truth710@ |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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지난 2008년 이병순 사장 취임 직후 부산총국을 거쳐 울산방송국까지 잇달아 '유배 인사'를 당했던 김용진 전 KBS 탐사보도팀장은 영상인터뷰에서 "KBS본부의 힘찬 출범을 환영하고 축하한다"며 "탐사보도팀을 떠나기 전 제가 '제발 미포, 탐사팀, 쌈은 건드리지 말라'는 부탁의 글을 남겼는데 KBS는 '시청자를 위한, 시청자의 품으로 돌아가겠다'는 그 약속을 내팽게 쳤다"고 개탄했다.
< 추노 > 곽정환 PD "새 노조 갈증 해결해줄 것"
김용진 전 탐사팀장 "새 노조 대오만이 살 길"
조합원 인사말에 나선 정세진 아나운서(KBS 2TV < 뉴스타임 > 진행자)는 "초심을 잃지 말고, KBS맨으로서 하는 게 무엇인지 항상 생각했으면 좋겠다"고 조언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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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KBS 정세진 아나운서가 무대에 올라 새노조 집행부에게 당부의 말을 하고 있다. 이치열 기자 truth710@ |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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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언론노조 KBS 본부 출범식 홍보 포스터는 영화 300을 패러디해 보는 이들로부터 폭소와 관심을 끌어냈다. 이치열 기자 truth710@ |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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