가만히 전근대 시절 전투에 대해 고찰을 하다보면 직면하는 것이 한두가지가 아니지만,
무엇보다 고대와 중세를 통해 발전한 기병들을 보면 그 사회의 엘리트들의 군대라는 것을
알 수가 있습니다. 하지만 그 기병의 경우에도 일관성은 있지만, 그에 못 지 않게 차이라
는 것도 무시할 수가 없더군요. 가령 일반적으로 닭돌이라는 전술을 쓰는 중장기병은 백
병전을 전문으로 하는 병과이고, 몽고 제국의 세계 정복에서 가장 두드러지는 전투 방식
인 스윔 전술을 주특기로 하는 궁기병과 경기병을 나눌 수 있는데, 솔직히 이 가운데에서
도 많이 혼잡스러운 것이 있습니다. 예를 들면 궁기병을 제외하고는 경기병과 중장기병
모두 전술적으로 차이는 있기는 하지만 문헌적으로 무장상태를 보면 백병전을 전문으로
하는 병과라고 생각을 합니다. 가령 경기병의 경우에는 중장기병의 엄청난 충격력으로써
적진에 충돌하여 밀집보병 방진을 흐뜨러 놓는 역활 대신에 궁기병과 같은 치고 빠지기
식의 기동력을 십분 활용한 전술을 사용하여 보병들로 하여금 서서히 목줄을 조이는
전투 방법을 펼치는 고로 솔직히 기병이라는 병과는 궁기병과 백병전을 전문으로 하는
기병이란 기준 외에는 많은 점이 번복이 되어 구분을 짓기 복잡하다고 말하고 싶습니다.
며칠 전에 디씨 역갤에서 어느 분이 올리신 글 중에 프랑스 창기병과 독일 검기병이 맞
붙어서 프랑스 창기병이 독일 검기병에게 이른 바 관광당했다는 말을 들을 수 있었는데,
여기서 저는 많은 의문을 느꼈습니다. 저는 전부터 백병전을 담당하는 기병으로써는 창이
가장 적합하다고 생각을 하고 있었는데, 창기병을 검기병이 식은 죽 먹듯히 쉽게 해치울
수 있었다는 것이 좀처럼 납득이 가지 않았습니다. 옛부터 이른 바 창은 만병지왕이라고
하며 대열을 이룬 진형으로 창을 주무기로 하는 군대를 단병기인 검으로 무찌른다는 것은
좀처럼 쉬운 일이 아닙니다. 여기서 창을 사용하는 법이란 중국무술 시범처럼 요란하게
휘두르는 것이 아니고 이른 바 방진(方陣)으로 메스 게임 비슷하게 열을 맞추어 동료들과
호흡을 맞추어 싸우는 방법으로써 창법을 말합니다. 물론 여기에 장점만 있는 것은 아니
지만, 창의 역활은 근대에 와서까지 군대 내에서 중요시 될 정도로 백병전에 있어 중요한
무기였는데, 과연 그 창을 검이 쉽게 이겼다는 것이 무엇보다 납득이 되지 않더군요.
가만히 견문을 넓히다 보면 창에도, 검에도 많은 종류의 창과 검이 있습니다. 일례로 창의
경우 컷 앤 스러스트 방법으로 휘두르는 창은 비교적 짧은 편이지만, 공성전이나 방진을
이루어 전투를 하는 경우에는 로마군대의 필룸같이 투창이 아닌 이상에 굉장한 리치를 자
랑합니다. 전근대 기병의 경우에도 기사의 랜스의 경우에나, 동유럽의 훗샤르의 창을 보면
파이크 못 지 않게 길다는 것을 확인할 수 있고, 동양에서도 누르하치의 기병대의 그림을
보면 창이 굉장히 길다는 것을 알 수 있습니다. 그리고 창을 쓰는 법은 말을 타고 싸울 때
에나 그렇지 않을 때에나 다양하지만 말을 타고 싸울 경우에도 역사적으로 많은 변화-시대
적 전투 스타일에 맞게나, 혹은 효율적으로 기병과 창의 조합을 잘 이용하기 위해 이른바
다위니즘처럼 진화된 형식-를 겪어 보병이 성능 좋은 총과 총검을 본격적으로 원거리 사격
과 백병전을 겸비하고 부터 근대적인 닭돌 경기병대가 등장하기 이전까지는 긴 창을 들고
말의 속력과 가중되는 에너지를 이용해 보병들의 고개를 들어 보게 하는 기병들을 막기란
쉬운 일이 아니었습니다.
영화나 드라마, 그리고 만화에서 보는 전투 씬은 대부분 혼전상태로 들어가 적과 아군을
구분하기 힘든 난전만을 집중적으로 묘사를 합니다. 하지만 실제로 전 근대의 전투는 물론
백병전이 전투의 끝을 장식하기는 하지만, 전투의 승패는 얼마나 더 단합이 되고 사병과
지휘관과의 굳은 신뢰로 많은 수의 군대가 최선의 방향으로 자유자재로 움직이는데 달려
있는 고로 제가 전 근대 전투에서 가장 중요시하는 대상은 바로 병사들의 훈련도에 따른
대열유지입니다. 뭐 예외적으로 회전이 아닐 때에는 그렇지 않을 수도 있지만, 대부분 역
사적으로 남아있는 큰 전투를 보면 이와 같지 않을 수가 없습니다. 기병전의 경우에도 저
는 예외가 아니라고 봅니다. 보병에 비해 굉장히 유동적인 움직임을 보여야 하는 기병의
경우에도 전투라는 것은 일대 일 결투가 아니므로 적군과 아군이란 관점하에 기준이 달라
야 한다고 보아야 합니다. 여기서 지휘관의 능력과 병사들의 훈련도도 많은 역활을 담당하
지만 무엇보다 중요한 것은 사람이 사용할 만한 전술이 있어야 한다는 것에서 저는 강조하
싶습니다. 일반적으로 창기병의 경우 보병 밀집진형에 돌진하여 대열을 흐뜨러 뜨리는 역
활을 맡지만, 검기병의 경우에는 이른 바 치고 빠지는 스윔전술을 쓰는 경우가 역사적으로
많았다고 생각이 됩니다. 이와 같은 관점에서 엄청난 충격을 담당하는 창기병과 치고 빠지
는 전술을 사용하는 검기병과는 전투 방식이 많이 차이가 납니다. 미리 결론을 도출하여
쉽게 말하자면 말 그대로 닭돌 전술을 검기병으로써 창기병을 제압을 하려고 하면 무능한
지휘관일테고, 유동적으로 치고 빠지는 전술에 창기병으로써 검기병을 상대하려고 한다면
그 부대는 패할 확율이 과반수를 넘습니다. 하지만 저는 여기서 위에 말했던 대로 검기병
이 회전에서 돌격하여 창기병을 이겼다는 점이 납득이 가지 않습니다.
뭐 전투에서는 수학적인 공식이 성립하는 것도 아니고, 많은 변수를 내포하고 실제로 그것
이 비일비재한 것이 사실인데, 저로써는 그것만은 좀처럼 납득하기 힘들더군요. 뭐 실제로
창과 검을 들고 말을 타본적은 없지만, 지극히 상식적으로 생각을 해봐도 창을 그냥 사람
몸에 기계처럼 고정시켜 놓는 것도 아니고 눈으로 보고 움직이는 사람이 내지르고 휘두르는
창을 비교적 리치가 짧은 검으로써 제압을 한다는 것이, 그것도 말 위같이 안정이 되지 않
는 발판을 가지고 그렇게 놀라운 움직임을 보인다는 것이 참으로 납득이 가지 않습니다. 다
른 생각을 가지신 분들도 있으시겠지만, 무엇보다 저는 이로써 그것을 이론적으로 인정할
수 없다는 것은 밝힙니다. 다른 고견이 있으신 분들은 의견을 들려주시면 감사하겠지만,
한가지 확실한 것은 근대로 들어서면서 창기병대가 창을 쓰는 법이 중세 기사들의 시합에서
마상창을 다루는 것과는 많은 차이가 있다는 것을 말하고 싶습니다. 일반적으로 창의 경우
말과 함께 달려오는 엄청난 에너지를 이용하여 한번 쓰고 말아버리고 검을 빼 들어 난전에
돌입하는 경우가 있지만, 총기가 발달하고 부터는 주로 포병대를 상대할 때 기병들의 돌격
이 많이 사용되었으므로 말위에서 다루기 쉽고 기동력을 이용하기 좋을만큼 자유자재로 쓸
수 있게 변형이 되었다는 것을 말하고 싶네요...쩝
첫댓글원래 글을 쓰는 방식이 그렇고, 원체 읽는 사람들을 고려하지 않고 쓰는 글-주로 싸이월드에 내가 한 때는 이런 생각을 했었다는 것을 기록하기 위해-이라 그럴겁니다. 원래 글이란 것은 책을 쓸 때에도 마찬가지이지만, 최소한의 오류를 위해 반복적인 퇴고를 거듭하는 것인데, 그냥 1시간 만에 머리에 생각이 나는대로
첫댓글 원래 글을 쓰는 방식이 그렇고, 원체 읽는 사람들을 고려하지 않고 쓰는 글-주로 싸이월드에 내가 한 때는 이런 생각을 했었다는 것을 기록하기 위해-이라 그럴겁니다. 원래 글이란 것은 책을 쓸 때에도 마찬가지이지만, 최소한의 오류를 위해 반복적인 퇴고를 거듭하는 것인데, 그냥 1시간 만에 머리에 생각이 나는대로
휘갈긴 것이라 그럴게 뻔할겁니다. 하지만 쓰고 보니 저도 어디서부터 손 대야 할 지 모를만큼 제가 아니면 무슨 말을 했는지 알 수가 없네요.(-_-;;)...쩝
헤에...
창기병이 지는 것은.. 사기가 낮거나 기병간 간격이 매우 많이 떨어져서 각개 전투로 갈 확률이 높고 숫적으로 불리할때. 전속 돌격 상황시..등등..