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울산시가 지역 경제 활성화 차원에서 추진 중인 관광도시 만들기 사업이 자칫 윗돌 빼서 아랫돌 메우는 것은 아닌지 우려된다.
외지 관광객들을 울산으로 많이 유치하면 할수록 울산지역 경제 활성화에 도움이 되리라 생각하고 관광도시 울산 만들기에 적극 응원하고 있다.
하지만 울산을 전국 최고의 관광도시로 만들려는 울산시 그간의 노력에 찬물을 끼얹는 분석이 나왔다.
1인당 소득이 전국에서 두 번째로 높은 울산시민의 소비 행태를 분석했더니, 울산 역내에서 소비는 전국 최하위지만, 역외에서의 소비는 전국 최고 수준인 것이 밝혀져서 충격이다. 전국 최고의 관광도시를 조성하겠다는 울산의 의지와 노력에 찬물을 끼얹는 분석이다.
이 같은 분석은 한국은행 울산본부가 지난 18일 ‘울산지역 가계소비의 특징 및 시사점’이라는 조사연구 결과에서 나왔다.
사실 울산의 역내·외 소비 역전 현상은 어제오늘의 일이 아니다. 이미 오래전부터 진행 되어왔다. 이 같은 현상에 대해서는 좀 더 면밀한 분석이 필요하겠지만, 이유 중 하나로 지난 2013년 현대차 공장의 주야간 2교대에서 주간 연속 2교대제로 변경하면서 밤샘 근무가 없어진 데서 찾는 사람도 있다.
당시 주간 연속 2교대제는 근로자들의 삶의 질의 높이자는 취지에서 노사 합의로 도입된 후 10년이 지난 지금 잘 정착돼 유지되고 있다.
하지만 이때부터 지역 상권이 무너지기 시작했다는 주장이 나오고 있다. 이런 주장을 하는 이들은 주간이나 주말의 여유시간이 생기면서 울산의 시외근교로 나가 외식하거나 당일치기 여행 족이 늘어나기 시작한 것도 이때부터라고 주장한다. 이러니 당연히 역내의 소비는 줄고 역외 소비가 늘 수밖에 없다는 것이다.
최근 젊은이들을 중심으로 자동차를 이용한 캠핑족이 늘면서 주말이면 도심을 떠나 교외로 빠져나가는 사람들이 꾸준히 늘고 있다. 여기에다 최근 현대차 노조는 금요일 4시간 근무제를 도입하려 하고 있다. 지금과 같은 상황에서 이 제도가 도입되면 울산의 역외 소비는 더욱 늘어날 것이 자명하다.
한국은행 울산본부는 울산 역내·외 소비 역전이 자동차 업계 근로제도의 변화에 기인한 면도 있지만, 역내 소비를 위한 서비스 기반 부족을 최우선 원인 꼽았다. 울산본부는 울산의 높은 소득 수준에 맞는 서비스산업의 질적 양적 성장이 필요하며, 쇼핑과 의료서비스 질의 향상, 시설의 확충 등이 필요하다고 지적했다.
이상을 종합해 보면 울산시가 그동안 추진해 관광 활성화 사업은 울산시민들의 역외 소비로 인해 지금까지 밑 빠진 독에 물을 붓고 있었던 셈이다.
관광도시 울산의 위상을 바로 세우고 지역 상권과 경제 회생을 위한 울산시의 발 빠른 대처가 절실하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