익숙한게 어쩌면 가장 무서운 것 같아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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이 배에서는 나가 대통령이고 판사고 느그들 아버지여!!
인간이란 자신의 잘못으로 일어난 일이든, 타인에 의해 일어난 일이든지
자신이 평생 동안 쌓아왔던 소중한 것을 한 순간에 잃어 버릴수도 있겠구나!! 라는 메시지를
관객들에게 던져주고 간 이 영화 “해무”는 안강망 어선 “배”라는 한정된 공간에서
벌어지는 생생한 리얼리티를 전해주는 실화 영화입니다.
이 영화는 2001년 안강망 어선 “태창호”가 여수 앞바다에서 중국인과 조선족
30여명을 밀항시키다 그들이 죽자 바다에 던져 버린 사건을 모티브로 만들었으며
“IMF”라는 비극적 위기를 생활에 담고 있습니다.
1950년 6월25일 새벽 4시에 발발한 “6.25 전쟁”에 모든 것을 앗아간 삶을 뒤로한채
발버둥치며 어렵게 살아온 대한민국에 또 다시 비극적인 일이 벌어지는데
그것은 글로벌 금융위기 “IMF” 였습니다.
1998년 "IMF"를 맞아 전쟁보다 더 큰 고통을 겪어야만 했던 그때
집 팔구 금 팔고 마누라까지 팔았지만 자식은 안팔려서 못 팔아았다는 고통의 시절이었죠.
1998년 "IMF"를 맞아 대한민국 경제는 바닥을 모른채 주저 안고 있는 상황에서
어획량까지 줄고 폐선 신고 까지 하는 배들이 늘어만 가고 있을 때
선장 철주(김윤석)의 배 “전진호” 역시 큰 어려움을 맞게 됩니다.
다양한 방법으로 선원들과 함께 어려움을 이겨 나가기 위하여 발버둥 쳐보지만
찌들고 힘든 생활의 바닥은 점점 깊어만 가고 있었는데...
결국 조선족들을 밀항 시키는 일을 하게 되는 과정에서 선장 철주(김윤석)의 배 “전진호”에서
전혀 생각지도 못하는 사건이 발생되면서 일어나는 인간 군상들의 추악한 면을 적나라하게
보여주는 영화입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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재수없게 여자가 배에 타고 지랄이야
풍랑주의보가 발령 되었음에도 불구하고 뱃놈이라는 자부심이 대단한 선원들은
한번 쓸고가면 자취도 없는 바다의 무서움을 잊어버린 채 출항하여 조선족들을 태웁니다.
밀항하는 조선족들은 저 마다의 작은 희망을 펼치고자 무사하게 도착하리라 생각했지만
뜻하지 않게 유독 가스가 새는 바람에 20여명의 조선족들이 떼 죽음을 당하게 됩니다.
선장 철주(김윤석)는 갑작스레 닥친 조선족들의 떼죽음을 은폐하기 위하여
죽은자들의 신체를 도끼와 시퍼런 칼로 또 다시 난도질을 하라는 지시와 함께
바다에 던져 버리라고 불호령을 내립니다.
“전진호”에서 벌어진 떼죽음 사고중에 기관실 담당 선원 "동식(박유천)"은
조선족 처녀 "홍매(한예리)"와 눈이 맞아 이 처녀를 기관실에 숨겨 놓으면서
이 영화는 인간의 잔인함과 추악함과 동시에 죄책감에 사로 잡힌
인간의 심리를 적나라하게 표출하고 있습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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자고로 여자는 치마는 짧고 머리는 길어야제
이 영화에서 가장 흥미로웠던 캐릭터는 성욕이라는 안개에 빠진 "창욱(이희준) "이였죠.
조선족들이 배에 오른다는 말에 그 중에서 여자도 있다는 소식을 듣고 기뻐합니다.
뱃놈 "창욱"은 여자와 자는 것이 인생 최대 목표인양 잎이 찢어지도록 좋아하지만
어쩌면 한번도 여자랑 자 보지 못한 순진한 뱄놈일지도 모릅니다.
배와 바다라는 고립된 공간에서 생활하면서 선원일에 충실해야 했던 "창욱(이희준)"은
선원들간의 피비린내 나는 죽임속에서 기관실에 숨어 있던
"홍매"와의 색스에 집착하는데. "창욱(이희준)" 의 색스에 대한 광기는 긴장감을 일으켰으며
브레이크 없는 자동차의 폭주를 보여 주는 것 같았습니다.
조선족들의 떼 죽음으로 인한 사고와 시신 훼손까지...
정상적인 사람이라면 이런한 잔악한 상황에서 제 정신을 차릴수가 없겠지요.
이러한 침혹한 상황속에서 이겨낼수 있는 무언가 정신이 필요했기에
인간의 본능이 표출 된 것이 아닌가 생각해 봅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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고민하면서 길을 찾는 사람에게 절망은 없다
밀항하던 중 유독 가스로 떼죽음을 당한 조선족들 중에서 유일하게 살아남은 사람은
"홍매(한예리)"였습니다.
한국에 갔는데 소식이 없는 친 오빠를 만나러 간다고 밀항을 택했던 "홍매(한예리)"
재수 좋게 살아남은 그녀는 어찌보면 “전진호”의 최후의 승자 였는지도 모릅니다.
눈앞에서 벌어지는 극악 무도한 살인을 목격한 그녀와 "동식(박유천)"은 관계를 나누는데요.
이 장면이 이 영화의 클라이 막스라고 해고 과언은 아닙니다.
두 사람의 깊은 사랑으로 이루어진 남녀 관계가 아닌
코앞에서 벌어진 살인을 목격하면서 그녀는 자기도 죽을수 있다는 위기 의식을 느끼고
"동식(박유천)"에게 유혹의 눈길을 보내 둘의 러브신이 벌어진 것이라고도 생각해 보는데요
순둥이 청년 "동식(박유천)"과 육체적 관계를 가짐으로써 그녀는 신뢰, 사랑, 믿음을 주었고
그 대신 자기를 지켜줄수 있는 든든한 보증 수표를 얻게 된것이죠.
그 후 "홍매(한예리)"를 위하여 동식은 자기 몸을 내 던지며 지켜 주었는데
결국 순둥이 같은 순진한 놈 동식의 곁을 떠나 버린 그녀...
여자는 남자보다 상황 파악을 더 잘 판단 할수 있는 심리적 능력을 가지고 있다는 것을
이 영화에서도 잘 보여주고 있었죠.
영화의 마지막 장면에서 그녀가 찾았던 오빠는 친 오빠가 아닌 연인사이 오빠 였겠지요.
결국 이 영화에서 가장 고난도 잔머리를 굴린 캐릭터는 홍매라는 생각이 드네요.
“가장 좋고 유리한 것도 칼날 쪽을 잡으면 고통이 되고
반대로 불리한 것도 손잡이를 잡으면 방패가 된다" 라는
그라시안의 말이 문듯 떠 오르는 장면 이었습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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씹을 수 있을 만큼만 먹어야 되는데, 더 쳐 묵을라고 지랄들이야!!
이 영화를 보는 110분간의 런닝타임 내내 몰입감은 아주 좋았고
초반부 부터 엔딩까지 마음을 무겁게 만든 영화 였어요.
조금 더 잘살아 보겠다고 발버둥치며 안간힘을 써 보았지만 바닷속으로 사라져간 조선족들
그 가족들은 소식없는 그들을 마냥 기다리고 있을텐데.......
빌어먹을!! 먹고 산다는 것에 대한 욕심으로 인간의 목숨이 휴지조각이 되어버린 안타까움..
신분상승을 위하여 어떤 잔인한 일도 서슴없이 해야만 했던 인간들의 추악성...
선장 철주(김윤석)의 배 “전진호”에서 벌어지는 극악 무도한 일들은
어찌보면 봉건시대에 일어날 법한 계급투쟁 이었는지도 모릅니다.
자기 자신의 계급 상승을 위하여 타인을 짓밝아야만 하는 허구적 정당성...
더 높은 곳으로 가기 위하여 서슴없이 벌어지는 인간들의 이기심..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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이 영화 “해무”는 그냥 보기에 쉬운 영화는 아닙니다.
얄짤없는 세상에서 인간적 가치가 마구 짓밝히는 광경이 마음을 강하게 때리죠
인간의 광기란 한번 빗장을 풀어지면 본성과 근본은 내다 버린채
무서운 폭주로 내 달리는 모습을 볼 때 사람답게 살려면 먼저 괴물이 되어야 한다는
지금 시대의 자화상을 보는 듯 했습니다.
해무가 뒤덮힌 참혹한 배에서 물질이 사람 위에 있어야만 한다는 생각으로 가득찬
괴물같은 그들이 보여주는 인간성은 현대인이 보여주는 현실의 절박감이 배여 있었고
생활이든 사람이든 무언가 나 자신을 지키기 위해서는 반드시 다른 것을 희생 시켜야 하는
벼랑 끝에 서 있는 인간들 때문에 이 영화 "해무"는 나에게 슬픈 영화 였습니다.
첫댓글 영화후기 잘 봤습니다~~
잔인한 지옥의 향연을 보면서 관객들이 이 메시지를 얼마나 이해하면서 볼수 있을지
의문이 드는 대중성이 부족한 작품 같다고 생각 되는데...
@넘버투 동감합니다~ㅋ
보고싶었던 영화였는데~후기 잘 봤습니다^^
살아있었네~^^
@보거스(정춘길) ㅋㅋㅋㅋ네~ㅋㅋㅋ 저 아직 살아는 있습니다*-_-*
영화 자주 보다가 요즘 바뻐서 잘 안보시나 보군요.
이 영화 “해무” 어렵지만 볼만해요.
개인별점2점. 명배우들의 명품연기는 좋으나 기존에 봐왔던 캐릭터여서 새롭지 못함. 극한 상황에서 인간의본성을 표현하려하였지만 극한 비이성적인 면만 부각되어 비현실적인 영화가 되어버린 느낌이 들었어요ㅠㅠ
살인을 목격한 직후에 벌어지는 두 남녀의 육체적 관계를
관객들은 어떻게 받아 들여야 하는지......영화를 보는 분마다 다 틀리겠지만..
인간의 본능? 고난도 잔머리? 위기의식을 느낀 나머지 몸부림?
당체 햇갈려서...
멋진 후기 잘보았습니다. 역시 달필이시네요!!
한정된 공간적 배경을 둔 영화들은 심리적 스릴러 요소가 짙게 깔리는 성향이 강한데요
낡은 어선 '전진호'에 거의 국한적인 공간적 배경의 “해무”도 예외는 아닌 듯 느껴지구요
흥행성의 강도는 다소 약한 것 같았습니다.
봐야하나 말아야하나?? 시간이 나면 보란 거스형 말에 시간을 일부러 안내고 있어요..
풍경이 있는 여자 “한예리”의 투박한 조선족 사투리 듣기 좋았어~