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 오줌소태 원인과 치료
女 세균성 방광염 男 전립선 비대증 원인
소변 색 수시로 체크… 초기 약물로 치료
지금은 보기 드문 풍경이지만 70, 80년대만 해도 어린 아이가 이불에 오줌을 싸면 키를 씌워 옆집에 소금을 얻으러 보내는 모습을 어렵지 않게 볼 수 있었다. 하지만 어린이뿐 아니라 어른도 오줌 때문에 고생하는 경우가 적지 않다. 부끄러워 밝히지 않아서 그렇지 소변을 자주 보거나 보아도 개운하지 않은 '오줌소태'로 마음고생을 하는 어른이 상당수에 이른다.
▲소변 질환도 계절을 탄다소변의 생성과 배출을 담당하는 비뇨기 관련질환도 계절의 영향을 받는다. 덥고 땀을 많이 흘리는 여름철에는 소변량이 적어 결석이나 요로감염이 자주 발생하며, 날씨가 추워 상대적으로 소변량이 많아지는 겨울철에는 소변을 자주 보는 과민성 방광, 요실금, 전립선비대 등이 두드러진다.
흔히 소변을 자주 보거나 개운하지 않으면 오줌소태, 혹은 방광염으로 생각하기 쉬운데 실제로는 그렇지 않다. 오줌소태는 보통 소변을 자주 보고, 소변을 볼 때 통증이 있는 배뇨통, 소변을 잘 참지 못하는 요절박, 하복부 통증 등의 증상을 보인다. 하지만 방광이 감염되지 않았어도 빈뇨, 요절박, 하복부 통증이 나타날 수 있다. 또 과민성 방광일 경우 적은 양의 소변이 방광에 차도 소변을 참지 못하게 된다.
▲오줌소태, 남성과 여성의 원인이 다르다여성에게 오줌소태가 발생하는 가장 흔한 원인은 급성 세균성 방광염이다. 급성 방광염은 남성보다 여성에게 매우 빈번하게 나타나는데 이는 남성과 여성의 비뇨기가 해부학적으로 차이가 있기 때문이다. 빈뇨, 배뇨통을 비롯해 염증으로 방광 점막에서 출혈이 발생해 피오줌을 싸기도 한다. 하지만 방광염은 초기에 적절한 항생제 처방을 받으면 3일 이내에 치료된다.
남성의 경우 전립선비대증이 오줌소태를 일으키는 원인으로 꼽힌다. 비대해진 전립선 때문에 방광에서 요도로 나가는 출구가 좁아져 소변줄기가 약해지고 소변을 잘 참지 못해 자주 보는 증세가 나타난다. 전립선비대는 약물치료나 내시경을 이용한 전립선 전기 절제술을 통해 치료한다.
오줌소태를 일으키는 또 다른 원인인 과민성 방광은 방광이 너무 예민해져 본인의 의사와 상관없이 방광근육이 수축해 소변을 자주 보게 된다. 과민성 방광은 빈뇨, 야간빈뇨, 절박뇨, 절박성 요실금과 같은 증상을 보이는데 약물치료와 물리치료를 병행하면 좋은 결과를 얻을 수 있다.
이대목동병원 비뇨기과 윤하나 교수는 "오줌소태가 자주 재발하고 오랫동안 증상이 지속된다면 단순 감염이 아니라 방광에 다른 이상이 없는지 전문의에게 진단을 받아야 한다"고 조언했다.
▲소변으로 건강상태를 체크하자소변의 색, 냄새, 탁한 정도만 잘 관찰해도 신체의 이상징후를 발견할 수 있다. 정상적인 소변의 색깔은 맥주에 약간 물을 탄 듯한 맑은 황갈색이다. 수분 섭취량이 많고 덜 농축될수록 소변의 색은 옅어지며, 땀을 많이 흘리고 물을 거의 마시지 않으면 소변의 색깔은 주황색에 가까워진다.
소변에 피가 섞여 나오는 혈뇨(피오줌)는 신장, 요관, 방광, 요도 중 어딘가에서 출혈이 있다는 증거다. 혈뇨를 나타나는 원인은 다양하다. 사구체신염, 신장암, 신우암, 방광암뿐 아니라 요로결석, 급성 방광염, 전립선비대증을 가지고 있을 때 혈뇨가 나타나기도 한다.
악성 종양으로 인한 혈뇨와 결석, 염증 양성 질환으로 인한 혈뇨는 차이를 보인다. 악성 종양으로 인한 경우는 통증이 없는 반면 결석, 염증으로 인한 경우는 하복부나 요도에 심한 통증을 동반한다. 보통 소변은 맑지만 세균에 감염된 소변은 매우 탁하고 냄새가 역하므로 관련질환을 의심할 수 있다. 또 소변에 거품이 많으면 당뇨나 신장기능 이상을 점검해야 한다.
■도움말=이대목동병원 비뇨기과 윤하나 교수박진우기자 jwpark