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영동의 명산 – 갈기산,성인봉,자사봉,월영산,부엉산
1. 월영산과 출렁다리
영원히 순수한 모습을 유지하고 있는 산에서는 언제나 진실의 바람만이 우리를 향해 불어오고 있다. 그래서 알피니
스트는 성실해질 수밖에 없고, 자신에 대해서는 물론이요 다른 사람에 대해서도 속임수를 쓰거나 잔재주를 피우려
고 해서는 안 된다. 두려움을 느낀다는 것은 결코 수치스러운 일이 아니라 두려움에 굴복하는 것이야말로 수치스러
운 일이다. 무릇 사람은 강하고 건강할수록 생명에 대한 애착이 더욱 강해지고 죽음에 대한 불안도 커진다. 오늘날
누구나가 터무니없는 영웅행위, 풍선처럼 부풀어 오른 영웅주의에 들떠 있는 판에, 죽음의 공포에 사로잡혀 발이
후들후들 떨렸다든가 주저앉아서 벌벌 떠는 어린애처럼 되었다고 솔직하게 쓸 수 있는 알피니스트는 좀처럼 없을
것이다. (…) 그러나 아무리 내심의 저항이 강할지라도 나는 진실만을 추구하려는 이상을 결코 버리지는 않겠다.
―― 귀도 라머(Lammer, Eugen Guido, 1863~1945) 지음, 임종한 옮김, 『청춘의 샘』(수문출판사, 1989)
▶ 산행일시 : 2026년 9월 5일(토), 바람, 맑음
▶ 산행인원 : 3명(악수, 메아리, 하운)
▶ 산행코스 : 바깥모리주차장,헬기장,양산덜게기(523m),갈기산,갈기능선,593m봉,542m봉,차갑고개,성인봉,
자사봉,월영산 동봉, 월영산 서봉,출렁다리,부엉산 왕복,인공폭포,기러기공원,주차장
▶ 산행거리 : 도상 9.4km
▶ 산행시간 : 6시간 3분(10 : 24 ~ 16 : 27)
▶ 교 통 편 : 그랜드산악회(22명) 버스 이용
▶ 구간별 시간
07 : 15 – 강동역 3번 출구
09 : 17 – 죽암휴게소( ~ 09 : 26)
10 : 17 – 바깥모리주차장, 산행준비체조, 산행시작(10 : 24)
11 : 20 – 정자 쉼터, 휴식( ~ 11 : 25)
11 : 32 – 갈기산(鞨騏山, 598.3m)
12 : 00 – 560.4m봉
12 : 08 – 안부, 점심( ~ 12 : 35)
12 : 44 – 545m봉
12 : 53 - ┣자 갈림길 안부, 차갑고개
13 : 05 – 성인봉(聖人峰, 546m)
13 : 23 – 자사봉(△457.2m)
14 : 20 – 월영산(月影山) 동봉(△527.4m)
14 : 28 – 월영산 서봉(498m)
15 : 00 – 월영산 출렁다리
15 : 32 – 부엉산(422.7m)
16 : 05 – 인공폭포
16 : 16 – 기러기공원
16 : 27 – 출렁다리 주차장, 산행종료, 버스출발(17 : 08)
18 : 05 – 죽암휴게소( ~ 18 : 28)
19 : 52 – 복정역
2.1. 산행지도(국토지리정보원 지형도, 이원 1/25,000)
2.2. 구글어스로 내려다본 갈기산과 월영산
“갈기산은 영동군 양산면과 학산면의 경계에 있는 숨은 명산이다. 이 산은 595m에 불과한 나지막한 산인데 능선
좌우면은 절벽지대가 많고, 날등에는 짜릿한 암릉구간이 있다. 정상 북쪽 벼랑 밑으로는 금강이 그림같이 흐르고,
암봉 정상에 서면 백하산 ‧ 민주지산 ‧ 덕유산 ‧ 운장산 ‧ 서대산 등이 아침 안개에 망망한 고도와 같이 떠 있어
장관이다.
특히 갈기산 북쪽 절벽과 금강 사이에 있는 ‘양산덜게기’는 임진왜란 때 적군을 전멸시킬 수 있는 전략적 요충지였
다. 그러나 양반 싸움하느라고 절호의 기회를 놓치고 칠백의총을 낳게 하여 한스럽기도 한 역사적인 산이다.
등산로에는 암릉지대가 있으나 특히 위험한 곳은 없고 소나무길과 번갈라 이어진다. 등산 기점과 종점이 같아서
자가운전자에게 안성맞춤인 산이다.”
산악인 김형수(1927~2011)의 『韓國400山行記』(깊은솔, 2002)의 ‘갈기산 595m’ 개관이다.
위의 글 중 ‘칠백의총을 낳게 하여’에 대하여 각주하자면, 1592년 임진왜란이 발발하자 조헌 의병장과 영규대사가
이끄는 의병이 힘을 합하여 15,000여명이 주둔하고 있던 금산으로 진군하여 여러 차례 전투를 치렀다고 한다.
그 전투 중 금산성 연곤평(蓮坤坪) 벌판에서 7백 명의 의병이 순국하였다고 한다. 또한 ‘양반 싸움하느라고 절호의
기회를 놓치고’는 당시 관군이 합세하기로 하였는데, 조헌 의병장의 전공을 시기하는 관군의 방해로 의병이 대부분
흩어지자, 남은 7백 명의 의병과 분전하다 모두 전사하였다.
조선 중기 문신이자 학자였던, 조선의 가장 잔인했던 전란(임진왜란과 정묘호란, 병자호란)을 온몸으로 관통한 현곡
조위한(玄谷 趙緯韓, 1567~1649)의 만시(挽詩) 「영규를 애도하다(哀靈圭)」를 읊으며 아울러 머리 숙여 애도한다.
석장 짚고 서호를 나와서
창을 들고 의병을 모았네
소리가 같아 천 리에 호응하고
검을 휘두르니 만인이 부르는 듯
전장에 나가 영예로운 귀신 되니
살려고 도망친 겁쟁이 부끄러워라
승려들도 능히 나라 위해 죽으니
벼슬아치가 차마 몸을 보전하랴
杖錫出西湖
提戈聚義徒
同聲千里應
揮劍萬人呼
進戰爲榮鬼
逃生愧怯夫
無君能死國
肉食忍全軀
ⓒ 전남대학교 호남학연구원 | 이덕현 (역) | 2020
갈기산은 국토지리정보원의 지형도에는 이름이 없는 산이지만 예전부터 많은 사람들이 찾는 영동의 명산이다. 지난
주에 영춘기맥 가창산 구간 산행이 무척 힘들었기에 오늘은 조금 부드러운 산을 가자하고 선정했는데 오늘 역시
만만하지 않은 산행이다. 산행거리는 한 자리수로 짧지만 경사가 가파른 봉우리 9좌를 오르내려야 한다.
오늘 산행은 갈기산부터 오른다. 그 들머리는 바깥모리주차장이다. 근처인 양산면 호탄리에 모리삼거리가 있는데,
그 안쪽 학산면 지내리를 모리마을이라 부른다고 한다. 바깥모리는 금강 물줄기와 인접한 큰길 바깥쪽 68번 국도변
이다. 금강 강변에 수풀과 갈대, 나무가 무성하게 우거져 마치 동물의 털(毛)과 같다 하여 ‘모리’라 불려왔다고 한다.
바깥모리주차장은 백하지맥(각호지맥 천만산에서 분기한 37.2km의 산줄기)이 갈기산은 마지막으로 넘어 그 맥을
놓는 종점이기도 한다.
산행을 시작하기 전에 한데 모여 간단히 몸을 푸는 체조를 하고, 등산로 입구에 설치된 해충기피제(모기나 진드기
등의 해충의 접근을 막는다고 한다) 자동분사기로 온몸에 분사하고 출발한다. 첫 발걸음부터 가파르다. 시작은 우리
가 맨 앞장을 섰으나 얼마 못가서 몇몇 일행에게 추월당한다. 특히 진행방향에 산행표지기를 다는 선두대장님은 쏜
살같이 앞서간다. 갈기산은 여섯 피치로 오른다. 그중 첫 피치가 가장 길고 가파르다.
4. 왼쪽 멀리는 동골산(494m), 오른쪽 멀리는 구병산(?)
5. 앞 왼쪽은 구수봉(503m), 오른쪽은 동골산
6. 천태산(714m), 왼쪽 멀리는 서대산(905m)
7. 멀리 가운데는 구병산(?)
8. 앞 가운데는 차갑고개, 오른쪽은 성인봉, 멀리 가운데는 덕유산
9. 앞 오른쪽은 천태산, 멀리 가운데는 서대산, 맨 왼쪽은 영신산(701m)
10. 앞은 월영산, 맨 뒤 가운데는 대둔산(한듬산), 그 앞 왼쪽은 진악산(732m)
11. 멀리 가운데는 마이산, 그 오른쪽 뒤는 만덕산
12. 멀리 가운데는 적상산(1,029m)
13. 앞은 갈기능선, 중간 왼쪽은 성주산(624m), 왼쪽 멀리는 덕유산
14. 갈기산 정상
갈기산을 오르는 바윗길 곳곳이 경점이다. 우선 뒤돌아보면 천태산이 근방 맹주로 위세가 당당하고, 오른쪽 가까이
제법 우뚝한 봉우리는 비봉산(460m)이다. 비봉산은 산세보다 정상에서 경치가 빼어난 곳으로 갈기산이나 월영산
도 끼지 못한 ‘양산8경’의 하나다. 헬기장 지나고 다시 거친 한 피치 오르면 ‘양산덜게기’이다. ‘덜게기’는 충북 영동
지역의 옛 사투리로 바위 절벽이나 험준한 낭떠러지를 뜻한다고 한다. 양산면에 있는 험준한 바위 절벽이라는 의미
이다.
이곳은 지형이 워낙 험해 임진왜란 당시 영규대사가 왜군을 막기 위해 벼랑 위에 돌을 쌓아두고 굴리려 했던 천혜의
요새로도 유명하다고 한다. 발아래는 금강이 유유히 흐르고 멀리 동쪽으로는 뭇 산들이 첩첩하다. 멀리 하늘금은
구병산으로 보이는데 이전에 갈기산을 오른 사람들의 산행기를 보면 하나같이 일망무제의 조망을 상찬하며 유명한
산들의 이름을 줄줄이 대면서도 구병산만 들먹이지 않은 게 이상하다. 내가 구병산을 잘못 알고 있는지도 모르겠다.
일행들 수대로 양산덜게기 위태로운 바위 앞에서 포즈를 취하며 사진을 찍는다. 그걸 보는 내가 오금이 저린다.
이다음 오르막이 멈칫한 데는 정자 쉼터다. 여기서도 조망은 훤하다. 천태산 뒤로는 충남 최고봉인 서대산(904m)과
대둔산, 진악산이 반갑다. 또한 백하지맥과 그 뒤로 성주산, 적상산, 덕유산을 알음한다. 그러고 나서 배낭 벗어놓고
잠시 휴식한다. 탁주 양재기 한 잔으로 목부터 축인다. 오른쪽 바위 슬랩을 트래버스 하여 숲속에 들고 또 한 피치
오르면 갈기산 정상이다. 여태의 조망은 각론이었는데 갈기산 정상에서의 조망은 총론이다.
동서남북 사방 막힘이 없다. 참으로 장쾌하다. 마치 우리가 이 세상의 한 가운데에 서있다는 느낌이다. 멀리 마이산
과 연석산, 운장산 연봉을 짚어낸다. 하늘금인 덕유산 향적봉은 여전히 구름에 가렸다. 이 가경에 오래 머물러 탁주
대작하고 싶은 마음이 간절하지만 일행들이 몰려들어 자리를 내어준다.
갈기산(鞨騏山)은 암릉이 길게 이어진 독특한 산세다. 이 능선과 거친 바위들의 형세가 마치 말이나 사자의 목덜미
에 난 갈기처럼 생겼다고 하여 ‘갈기산’이라 부른다고 한다.
갈기산 남릉 곧 갈기능선을 향한다. 밧줄 잡고 슬랩을 내리고 이어 데크계단을 내려 왼쪽 사면을 길게 돌아서 능선
에 든다. 바람이 거세게 분다. 능선은 좌우사면이 깊은 절벽인 날 무딘 릿지다. 발걸음마다 전후좌우로 조망이 트이
는 경점이기도 하다. 바람에 발걸음이 흐트러질라 조심스레 간다. 593m봉(오룩스 맵에는 ‘월유봉’이라고 한다)을
오른쪽 사면으로 돌아 넘고 길게 내려다가 길게 오르면 560.4m봉이다. 봉마다 동쪽으로 등로가 나 있다.
560.4m봉에서 남서쪽으로 방향 틀어 약간 내리면 야트막한 안부다. 안부 지나자 숲속, 바람이 자는 널찍한 공터가
나온다. 자리 펴고 점심밥 먹는다. 우리 뒤에 오는 일행들도 여기가 명당이다 하고 점심밥 먹는다. 다시 한 피치 길
게 오르면 550m봉이고 남쪽으로 직각방향 틀어 한참을 뚝 떨어져 내리면 바닥 친 안부로 ┣자 갈림길인 차갑고개
(‘소골재’라고도 한다)이다. 이정표에 오른쪽은 바깥모리주차장(2.7km)으로 가고, 직진은 월영봉(2.1km)이다.
차갑고개는 골바람이 차갑게 불어대는 고개라서 그렇게 작명하지 않았을까?
월영산 위수지역에 든다. 당분간은 하늘 가린 숲속이다. 긴 오르막 끝은 성인봉이다. 조망은 사방의 키 큰 나무숲에
가렸다. 너른 공터 한가운데 있는 오석의 정상 표지석에는 높이를 624m라고 잘못 표시되었다. 실제는 545m이다.
성인봉 정상에서 얼마 안 가 전망바위가 나온다. 건너편의 갈기산과 갈기능선이 대폭 병풍처럼 펼쳐 보인다. 쭈욱
내린 안부는 버들목재다. 내친걸음으로 한 피치 숨 가쁘게 오르면 자사봉(△457.2m)이다. 삼각점은 낡아 ╋자 방향
표시만 보인다.
15. 앞은 갈기능선, 멀리 가운데는 덕유산
16. 멀리 가운데는 덕유산, 그 앞은 적상산
17. 앞은 월영산, 멀리 가운데는 대둔산(한듬산), 그 앞 왼쪽은 진악산
18. 앞 가운데가 성인봉 가기 전 차갑고개
19. 왼쪽이 천태산, 멀리 하늘금은 속리산 연봉
20. 앞은 545m봉, 그 뒤는 성주산
21. 월영산
22. 앞은 성인봉, 멀리 가운데 왼쪽은 운장산
23. 앞은 백하산 연릉(634m), 그 뒤 가운데는 민주지산
24. 멀리 가운데는 구병산
25. 층꽃나무, 낙엽활엽 관목이다.
자사봉에서 백하지맥은 왼쪽(남쪽)으로 방향 틀어 성주산을 향하고, 월영산은 오른쪽(북쪽)으로 방향 틀어 간다.
자사봉이 무슨 뜻일까? 부엉산 뒤쪽에 자지산((紫芝山, 466m)이 있다 자줏빛 영지버섯(紫芝)이 많이 자란다는 산
이다. 이 자지산의 글자가 와전되거나 변형되면서 ‘자사봉’으로 굳어졌다는 설이 유력하다. 그도 그럴 것이 자사봉
을 내릴 때 등로 옆에서 메아리 님이 조그마한 영지버섯 한 개를 보았다.
등로 주변 풀숲에는 꽃며느리밥풀이, 바위틈에는 층꽃나무가 흔하다. 층꽃나무는 풀(초본)으로 오해하기 쉬운 낙엽
활엽관목이다. 바위지대를 지날 때는 동쪽으로 조망이 훤히 트인다. 아까 보았던 뭇 산들의 다른 모습을 본다. 월영
산 품에 든다. 높다란 암벽과 맞닥뜨린다. 잘난 등로는 오른쪽 사면을 완만하고 길게 올라 안자봉(484m) 직전 안부
에서 돌아 오른다. 그런데 암벽 바로 오른쪽 옆에 인적 흐릿한 등로를 우리 선두대장님이 달아놓은 산행표지기가
안내한다.
곧추선 오르막이다. 긴 한 피치 기어올라 안자봉에서 오는 등로에 들고, 굵은 고정밧줄이 달린 가파른 슬랩을 만난
다. 한 사람씩 오른다. 슬랩을 다 오른 암반은 일대 경점이다. 특히 갈기산에서 지나온 능선이 바로 눈앞에 펼쳐진
다. 상쾌하다. 정작 월영산 동봉(△527.4m) 정상에서 조망은 울창한 나무숲에 가렸다. 곧장 서봉을 향한다. 길게 내
렸다가 잠시 가파르게 오르면 서봉(503.4m)이다. 이 서봉이 월영산 정상 노릇을 한다. 오석의 정상 표지석이 있다.
출렁다리를 향한다. 가파른 내리막의 연속이다. 오른쪽은 깊은 절벽이다. 등로는 푸석푸석하고 모난 돌길이다. 발아
래 출렁다리와 그 건너 부엉산이 가깝게 보이지만 발걸음으로는 꽤 멀다. 주춤주춤 그러나 꾸준히 내린다. 데크로드
와 만나고 월영산에서 부엉산으로 이어진 출렁다리 입구다. 금강 수면 위 45m 높이, 전장 275m, 다리 폭은 1.5m,
성인 두 사람이 여유롭게 교행할 수 있다. 동시에 1,500명이 올라가도 끄떡없다고 한다. 2022년 4월 28일에 개통되
었다고 한다.
출렁다리 입구에서 보는 다리의 모습은 아찔한 고도감과 아득한 길이로 상당히 위압적이다. 고소공포감이 있는
나로서는 약간 겁이 난다. 다리 입구에 안전요원이 있다. 저기 부엉산을 가려고 한다 하자, 대뜸 갈기산에서 오셨느
냐며 거기서 온 등산객은 처음이시라며, 부엉산 정상은 저기서 조금 더 가야 한다고 한다. 왕복 1시간 10분, 월영산
을 내려 올 때는 따가운 햇볕을 마주 쬐어 힘드셨겠지만, 부엉산 오르는 길은 숲속이라 훨씬 나을 거라고 한다.
출렁다리를 건넌다. 아래 강을 내려다보면 아찔할까, 그렇지만 쇠그물망이 촘촘하여 강이 잘 보이지 않는다. 오전
내내 거세게 불던 바람은 기세가 한풀 꺾였다. 다리 중간을 지날 때 약간 흔들거릴 뿐 출렁거린다는 것을 느끼지 못
하겠다. 월영산의 진면목은 부엉산 쪽 출렁다리 전망대에서 바라볼 때 드러난다. 멋있다. 등변의 균형 잡힌 산세에
정면은 깎아지른 암벽이 수놓은 듯하여 화려하다.
청봉대장님이 버스 안에서 말씀하셨다. 산행마감은 16시로 하고, 서울 출발은 17시에 하겠다고 했다. 발걸음이 빠
른 분은 부엉산을 갔다 올 수 있을 거라고 덧붙였다. 부엉산 쪽 출렁다리 전망대에 있는 지금 시간 15시 09분이고
부엉산 정상은 0.7km이다. 2시간 가까이 남은 시간을 허투루 보낼 수는 없는 일이다. 부엉산을 오른다. 방금 전에
안전요원이 말한 대로다. 숲속 길이다. 등로는 잘 닦였다. 가파른 오르막에는 계단을 놓았고, 지그재그로 등로를 뚫
었다.
두 피치로 오른다. 첫 피치를 오르면 평평한 공터가 나온다. 암벽 아래 나뭇가지에 여기 오른 뭇 산행표지기가 초등
학교 가을 운동회 때 만국기 나부끼듯 한다. 세어보았다. 62장이 된다. 등로는 암벽 오른쪽 사면을 가파르게 오른다.
정상을 0.3km 남겨두고 가파름은 수그러든다. 이윽고 부엉산 정상이다. 커다란 바위 아래 오석의 아담한 정상표지
석이 있다. 바위에 오르면 북쪽과 동쪽으로 조망이 훤히 트인다.
26. 성인봉 정상에서
27. 맨 왼쪽이 갈기산, 오른쪽은 갈기능선
28. 중간 가운데는 양각산(568m)과 작은뿔뿔이산(556m)(?)
29. 왼쪽 멀리는 민주지산
30. 멀리 가운데는 덕유산, 그 앞은 적상산
31. 앞 왼쪽은 성인봉, 오른쪽은 성주산
32. 왼쪽이 갈기산, 맨 오른쪽은 성인봉
33. 멀리 가운데 왼쪽은 서대산, 앞 오른쪽은 천태산
34. 오른쪽 멀리는 속리산 연봉
35. 왼쪽이 천태산
36. 앞 가운데가 성인봉, 멀리 오른쪽은 민주지산
37. 뒤 왼쪽이 갈기산
이정표에 자지산 2.2km이다. 갈까 말까 망설이다 그만 참기로 한다. 월영산과 갈기산, 비봉산을 한 번 더 바라보고
하산한다. 출렁다리 전망대 가까운 데크로드가 금방이다. 온 길 되돌아 출렁다리를 건너지 않고 인공폭포를 보러간
다. 강변 데크로드를 간다. 데크로드 계단에 여러 위인들의 명언을 붙여놓았다. 그중 몇 개를 든다.
유머는 인류의 가장 위대한 축복이다. 마크 트웨인
들은 것은 잊어버리고, 본 것은 기억하고, 직접 해본 것은 이해한다. 공자
공자의 이 말씀이 이해부득이라 원문을 찾아보았다.
순자(荀子)의 저서 『순자』 유효(儒效) 편에 나오는 구절인데, 순자가 공자의 사상과 궤를 같이 하기에 종종 공자
의 명언으로 통용된다고 한다. 원문은 다음과 같다.
不聞不如聞之 듣지 못하는 것은 듣는 것만 못하고,
聞之不如見之 들은 것은 보는 것만 못하며,
見之不如知之 본 것은 아는 것만 못하고,
知之不如行之 아는 것은 행하는 것만 못하다.
學至於行而至矣 배움은 실천에 이르러서야 비로소 완성된다.
긍정은 삶은 빛나게 한다. 마더 테레사
행복은 우리가 행동하는 방식에 달려 있다. 달라이 라마
지나간 일은 이미 지나간 것이며, 미래는 당신의 선택에 달려 있다. 스티븐 마라볼리
인생은 진실된 내면을 찾아가는 여행이다. 웨인 다이어
진정한 여행은 새로운 곳을 보는 것이 아니라 새로운 눈으로 보는 것입니다. 마르셀 푸르스트
용기는 두려움을 극복하는 것이 아니라 두려움에도 불구하고 행동하는 것입니다. 넬슨 만델라
좋았다면 추억이고 나빴다면 경험이다. 캐롤 터킹턴
데크로드를 다 지나고 마을이다. 인공폭포를 만나지 못했다. 이곳에 여행 온 사람들에게 인공폭포가 어디에 있는지
물었더니, 16시에 폭포 가동을 중지했다며 암벽에 인공폭포가 흐른 거무스름한 자국을 가리킨다. 금강을 잠수교(?)
로 건너고 기러기공원으로 간다. 기러기공원에서 바라보는 부엉산과 월영산이 또 다른 멋진 모습이다. 우리 버스가
있는 주차장이다. 청봉대장님이 17시 이전이라도 일행들이 모두 하산을 완료하면 서울로 출발할 거라고 했는데 늦
어진다.
일행 중 한 분이 월영산을 내려올 때 쉬려고 앉으려 하다가 구르는 바람에 머리가 다치는 사고가 있었다. 119를 불
러 총무님과 함께 금산병원으로 갔다. 다친 분은 금산병원에서 응급치료만 하고 서울에 가서 치료로 받겠다고 하여,
우리 버스는 17시가 넘어 그분을 태우러 금산으로 간다. 사고는 때로 불가항력적인 한순간의 일이다. 청봉대장님이
산행을 시작하기 전에 오늘 산행은 바위지대가 많은 험산이니 부디 안전에 유념하시라고 혓바닥에 물집이 잡히도록
누누이 얘기했음에도 그런 사고가 났으니 말이다.
38. 왼쪽은 구수봉(503m), 오른쪽은 동골산
39. 월영산 서봉 정상에서
40. 중간 금강을 가로지르는 출렁다리
41. 월영산
42. 월영산 출렁다리
43. 부엉산 정상
44. 부엉산에서 조망, 멀리 가운데 왼쪽이 천태산
45. 부엉산에서 조망, 중간 왼쪽이 구수봉
46. 왼쪽은 천태산
47. 앞에서부터 월영산, 갈기산, 비봉산(481m)
48. 부엉산 남벽, 가운데 검은 암벽이 인공폭포, 16시에 가동이 종료되었다
49. 기러기공원에서 바라본 부엉산

첫댓글 갈기산 조망이 저리 좋은지 몰랐습니다.
금강 물줄기가 멋진 풍경을 만들어냅니다.
월영산에도 흉측한 출렁다리가 생겨서 목불인견입니다.
그렇지 않아도 딸애가 금강 적벽강에서 촬영한다고 했는데...
그래도 출렁다리 덕분에 부엉산을 쉽게 오를 수 있고, ㅎㅎ
또 부엉산으로 해서 산줄기 타고 천태산을 돌아오는 코스가 제법 짭짤하다고 합니다. 약 20km.
'여태의 조망은 각론이었는데 갈기산 정상에서의 조망은 총론이다' 한번쯤 찾아가고 싶게끔 유혹하네요. ㅎ
사고는 불가항력적이더군요. 일본 구로다케에서 발생한 제 집사람의 사고도 정말 어처구니 없는 상황이었으니까요. ㅋ
저 역시 산행에서 여러 번의 사고로 부상을 당했지만
그만하기 아내의 기도발 덕분이라 믿고 있습니다.^^
어느해인가, 갈기산 정상에서 마이산이 보여 여러 산우들과 감탄한적도 있었는데, 오늘 그 장면을 악수형님의 멋진 사진으로 다시한번 느껴봅니다, 감사합니다. 산행에 입문해 어느 산이 좋은지 질문을 해오면 저는 대전 근교의 산중에 갈기산을 1순위로 추천하곤 합니다.
고맙습니다...
갈기산이 낮지만 고산의 풍모를 지니고 있습니다.
갈기산은 조망이, 월영산은 산이 멋집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