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수필』] 간병원의 일기
동강병원에 가라는 전화를 받고 짐을 꾸려 병원으로 갔다.
병원에 들어서 보살필 환자를 살펴보니 할머니께서 중풍으로 쓰러져
실려 온지
얼마 안 되는 환자였다.
몸이 얼마나 비대 하신지 족히 백 키로는 나갈 것 같았다.
버거운 환자임에 한눈에 알아 차렸다.
살피고 있는 간병사님은 반갑게 맞으며 할머니는 별로 할일이 없다는
거였다.
낮에는 보호자께서 와서 해 주시니 밤에만 보살피면 된다는 거였다.
왜 가실여고 합니까. 하니까 사정이 있다며 그냥 간다는 거다.
알고 보니 환자 분이 관절이 있어 밤낮으로 주물러 줘야만 하는 힘든
환자였던 거다.
다들 그러니 하루 아니면 이틀을 못 버티고 간병사 여사님들이 다들
도망 갔어지요,
간병사를 구하지 못해 초등학교 교사인 며느리께서 하루 간병 하고
이틀을
병이 나서 누어 버렸다는 거다.
맏아들은 신문사 기자로 둘째 아들은 개인택시를 한다며 둘째인 아들이
한달 후가를 내고 어머니 간병으로 나섯다.
할아버지가 계신데 할아버지도 할머니의 비대한 몸을 이기지 못 하신다.
힘 좋은 아들이 할머니 병 수발을 하고 계신다.
아침에 아들이 와서 할머니를 부탁 하다며 끝까지 있어 주면 사래를
충분히
한다고 한다.
할머니 귀저기 갈아 채우는 것도 팔이 휘어 질 정도로 힘이 들었다.
할머니가 자기 수족이 갑자기 마비가 되어 못 움직이는 것을
받아들이지를
못 하고 몸은 말 안 들어도 마음은 곧 걸어 다닐 것 같이 말 하시고
귀저기를
열어 대 소변을 갈아 채우려면 할머니와 실강이를 벌려야 한다.
할머니는 자기 은밀한 부분을 노출시키는 것이 많이 부끄러운지
작구 마비
안 된 손으로 바지를 끌어 올리는 바람에 그 손마저 저지 시키고
한쪽은
마비가 되어 축 처진 궁둥이 드는데 얼마나 무거운지 쌀 한가마는
나가는 것 같았다.
거기다 한쪽 다리는 관절염이 있으셔서 늘 주물러 주기를 원하신다.
낮에는 가족들 전체가 들어붙어 주물러 주신다.
밤이 되면 자야 하는데 밤새도록 주물러 주실 것을 요구 하신다.
암마기도 사고 찜질기도 사고 모든 것을 다 동원 해 보지만은
할머니를 만족
시키지 못 하신다.
중풍이 오 면은 조금 치매도 겹친다 한다.
난 분명히 선을 그었다.
밤에는 일절 못 주물러 주고 귀저기 세 번 갈아 체우는 것으로 낮에는
시간을
두고 하루에 몇 번식 시간 날 때 주물러 주겠다고 하였다.
몇 칠은 잠을 못 자도록 할머니께서 깨워서 잠을 설쳤다.
깨워도 자는 척 하고 대답도 없이 일어나지도 안았다.
귀저기 갈아 달라는 때만 일어나 채워 주시고 모르는 척 하였다.
그러기를 여러 날 잠을 못 자 비실대는 병든 닭 꼴이 되어 있었다.
낮에는 보호자가 모시고 물리 치료 가시면 조금 눈 붙이려고 해도
주변이
어수선 해서 잠을 이룰 수가 없었다.
할머니께서도 밤이 되면 아무리 깨워도 안 주물러 주는 것을 알고
이제는
귀저기 채울 때만 깨우신다.
어느 날인가는 자는데 자구 흔들어 깨워서 자는 척 하다가 얼마나
아프면
저러시겠나 봉사 하는 마음으로 밤에 일어나 주물러 주시니 뒷날
굉장히
고마워하신다.
하지만 24시간을 보살펴야 하니 밤에는 잠을 자야 합니다. 못 박아
놓듯이
말을 하니 이제는 밤에는 주물러 달라고 깨우지 않는다.
옆에서 다들 이틀 못 버티고 갈 것이라 믿었더니 용케 버틴다 하신다.
이제는 할머니도 많이 좋아져서 농담도 하시고 내 얘기도 재미나게
들으시고
나를 무척 좋아 하신다.
보호자들이 할머니께 귀에 못이 박히도록 여사님 놓치면 엄마 간병할
사람
없다고 귀에 못 박듯이 말을 하셔서 할머니도 조금 느슨해 지셨다.
우리 병실에 공주병 환자는 할머니라고 다들 말씀 하신다.
자식들이 할머니 하자는 대로 다 해 주시고 할머니는 너무 너무
어리광이
심하시다.
낮에도 계속 주무르니 손아귀가 아파서 안 되고 안마기로 계속 하니
어깨가
아프고 하여 시간을 두고 병 안날 정도로 주물러 드리겠다고 못을 박아
놓으시고 암마 해 들린다.
할머니와 이제는 친해 져서 할머니께 재미있는 얘기도 해 드리고
할머니는 재미나게 들으시고 웃으시곤 하신다.
할머니 할머니 제가 재미난 얘기 해 볼까요.
해 봐
예 경상도 사람이 서울 가서 택시를 탓는데.
운전사 손님 어디로 모실까요.
손님 요리 조리로 소잡은 데로 가지 말고 개작은 데로 갑시다.
운전사 소잡는 데는 어디고 개 잡는 데는 어디요. 하더래요.
할머니 호탕하게 웃으시고 얼마나 배꼽을 빼시고 웃으시는지
한밤중에 잠을 자는데 할머니 계속 웃고 계신 거였지요.
자다가 할머니가 드디어 치매가 심해 지셔서 이상 해 지시는 구나
생각 하고 잠을 잤지요.
뒷날 할머니 그 소리가 자다가도 웃음이 나와서 혼자 깔깔대고 웃었다는
거예요.
그 날부터 그 소리를 물리 치료실에 가서 물리치료 선생님 보고도 얘기
하고
아들 하고도 얘기 하고 계속 웃으니 아들 엄마 이제 재미없다. 그만
해라
그러는 거예요.
이제는 귀저기 갈아 체우는 데 다리도 들어 들리고 궁둥이도 들어
드리고
많이 회복 되어 간다.
하루는 한 밤중에 계속 흔들어 깨워서 모르는 척 하고 잠자는 척
하는데
나 좀 일으켜 새워 봐라 일어나면 걸을 수 있다
가족들 보는데 깜짝 쇼를 보여 줘야 한다는 거다.
곧 일어나 걸을 수 있는 희망이 있으셔서 그런지 자기 몸 상태를 받아
드리지 못 하시고 계신지 안타까울 뿐이다.
갑자기 수족이 말이 안 들으니 그 마음 받아 들릴 수가 없으시겠지
첫째도 건강 둘째도 건강 건강을 제일 챙겨야 할 것 같다.
할머니 우리 딸 결혼 식 한다고 며칠 못 보니 보고 싶어 지내요.
김장 하고 딸 신혼여행 갔다 오면 다시 뵈어요.