지난 20일 부산 부전역에서 청량리역을 잇는 준고속철 이음이 개통됐다. 3시간54분 소요된다. 청량리역에서 울산 태화강역까지는 3시간15분 걸린다. 서울에서 아침 식사를 하고 울산에 도착해 점심을 먹은 뒤 동구 대왕암 공원을 둘러보고 돌아가 서울에서 다시 저녁 모임에 참석해도 될 정도다. 새해에는 강원도 강릉에서 부전역까지 준고속철 마음도 달린다. 3시간50분 걸릴 것이라고 한다.
경부 고속철, 중앙선 이음, 동해선 마음 등 3개 고속철이 동시에 통과하는 지역은 현재로선 울산과 경주가 유일하다. 2~3시간 만에 오고 갈 수 있는 만큼 이 지역에 외부인들의 발길이 잦아질 건 틀림없다. 특히 중앙선 이음과 동해선 마음은 관광 특수를 누릴 게 틀림없다. 이들 지역은 겨울에 적설량이 많다. 따라서 당일 코스로 찾는 발길보다 묵고 갈 관광객들이 주를 이룰 것이다. 울산시가 수도권에서 중앙선 이음을 타고 남으로 내려오는 관광객들을 주요 유입 목표로 잡아야 하는 이유다.
반구대 암각화를 살펴보기 위해 울산에서 하루 묵을 사람들이 얼마나 될까. 대왕암공원도 반나절이면 둘러볼 수 있다. 태화강 국가정원도 마찬가지다. 겨울철에 그곳을 찾는 외부인들은 그리 많지 않다. 동남아에서 들어오는 외국 관광객들은 이런 명소 존재조차 잘 모른다. 국내 여행사들이 짜 놓은 일정에 따라 몇 곳을 스치듯 둘러보는 게 사실이다. 결국 국내외 관광객들이 선호하는 알맹이(콘텐츠)가 울산 관광 요소에 없다는 이야기다.
충남 보령 진흙(머드) 축제에 국내외인 들이 몰리는 이유는 간단하다. 당장 그들이 즐길 수 있는 알맹이가 가까이 있기 때문이다. 울산에도 그런 알맹이가 많다. 문제는 지역이 가진 것은 도외시하고 다른 곳 흉내 내기에 골몰한다는 것이다. 울산은 산업도시이자 해양도시다. 그런 요소들에 집중해야 한다. 관광객들이 현대차 공장 생산과정을 둘러볼 수 있도록 하고 선박 건조 상황을 살펴보도록 하는 게 울산의 진짜 알맹이다. 또 울산이 자신 있게 내놓을 수 있는 게 회(膾) 식문화다. 최근 동구 방어진에서 방어회 행사가 열려 대성황을 이뤘다. 아직 외부에 잘 알려지지 않았을 뿐이다. 방어진은 가자미 산지로도 유명하다. 전국 관광객들이 몰려오기에 최적의 조건을 갖추고 있다. 외부인들이 현대차, 현대중공업을 둘러본 뒤 방어진에서 회를 즐기도록 하는 것과 같은 방식으로 울산 관광 알맹이를 찾을 필요가 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