빨 래
"아이고~ 정신없어라~ 아이고 정신없어!
이 빨래가 왜 아까부터 이렇게 자꾸 한쪽 구석에서만 솟구쳐 끓어 넘치나 그래??
다~ 삶아지려면 아직도 멀었고 이제 시작이구먼~"
나는 여기 주방 가스레인지 앞에서 아까부터 자꾸만 한쪽으로만 정신없이 솟구쳐
끓어오르는 빨랫감들을.....
회초리 대신 쇠젓가락 1개를 들고는 강제로 꾸욱~꾹!! 두 눈을 부릅뜨며 계속 솥 안으로
밀어 넣어가며......
철 없이 한쪽 구석으로만 먼저 끓어오르는 빨랫감들에게 맴매를 가하며 꾸짖고 서 있었다.
아직 끓지도 않는 다른 쪽들 빨랫감을 손으로 만져보니 아직 온기도 없다.
"하~ 아~~"
이거 큰일 났다.
중간에 두 솥으로 나누기도 좀~ 어중간하고, 가스 불 화력을 좀 약하게 해 볼까??
"괜히 이것저것 욕심부리고 너무 잔뜩~ 무리하게 집어넣은 게 변이구나....."
잘~ 빨아서 바싹 말려 예쁘게도 각이 지게 잘~ 개어서 농에 채 곡 채 곡~
넣어 두었던 빨래들까지도 모두 다~ 들쑤시어......
이리 보고 또, 저리~ 보아 좀 성에 차다 싶지 않은 것이 있으면?......
가차 없이 에이~ 이것도 그냥 삶어버려~
있는 것 없는 것 괜히~ 빨래 솥 앞으로 잔뜩~ 가져다 쌓아 놓고 무조건 입수!!
그게 바로 변이었다.
앗~!!!
또 넘친다 또~!!
아휴~
그러게 왜.......
저번 마트 갔을 때 돈 아끼지 말고 '삼숙이' 하나 사 올 걸~
삼숙이를 들고 이리 보고 저리 보고 하다가,
뭔~ 요즘같이 편리한 세상에 뭔 빨래를 그렇게 자주 삶겠나 싶어 그냥 오긴 했는데......
지금 그 삼숙이 생각이 아주~ 간절하다.
빨래를 자주 삶진 않는다.
요즘은 옛날과 달리 각종 세제가 참~ 편리하도록 아주 잘~ 들 나오고 있으니까!
하지만
가끔 씩 나는 옛날 방식대로 속옷, 타월, 행주 등을 비누칠을 골고루 해서 삶을 때가 더러 있다.
사실 표백제를 주로 쓰지만
그럴 땐 푸른빛이 나면서도..... 왠지~ 모르게 어딘가 좀~ 거므티티 한 면이 있다.
하지만
삶아 빨면? 이상하리만치 보 오야니~ 빨래에서 광채가 나는 듯하다.
기분 또한 상쾌함을 느낀다.
이것이 바로 한국의 옛 여자들만의 특권이라면 특권??
하하~ 참~ 나원!
이 좋은 세상 이 좋은 시대에 살면서 참~ 별의별 특권도 다 있지..... 하하~
우연히 모 방송사에서 방영하는 프로그램을 시청하던 중!
빨래에 세제를 넣고 삶음으로 인해.....
그 빨랫감 올 속에 있던 단백질 성분이 잘~ 분해가 되어 잘~ 씻겨 나가서 그렇다고!
내가 이렇게 빨래를 삶고 있는 지금 아득히도 먼~ 옛날 일 하나가 생각난다.
1972年도 쯤의 어느 날
그리고 보니 어느덧 그 아찔했던 그 추억도......
강산이 변해도 벌써 수십 번도 더 변해도 남았겠다.
그날따라 우리 여군소대 소대장 박정순 중위님의 저녁 점호는 왜~ 그리도 길고도 지루했던지.....
점호를 할 땐
내무반의 정 중앙의 통로를 중심으로 각자의 사물함과 침대가 있는 곳에서 마루의 앞 끝까지
다 나와 일렬횡대로 죽~ 서서 차렷! 부동자세로 서서 점호를 받는다.
각자의 침대 정돈 상태, 사물함 정돈 상태, 옷걸이의 간격은 고른가......
입고 있는 복장의 상태는 단정한가!
그중 제일 중요한 것이 주말이나 일요일에 외출, 외박 다녀와서 제시간에 다들 잘 들어왔는지
가 제일 중요했다.
이렇게 소대장님의 점호를 받고 있는데
가운데 통로를 사이에 두고 건너편 마루에 서서 나와 같이 점호를 받고 있는 김을순 상병과 내
눈이 서로 딱! 마주쳤다.
알지 못할 눈짓, 얼굴 표정으로 받으라는 점호는 안 받고 웬 나에게 자꾸만 눈짓을 보낸다.
"뭐라고 하는 거야~ 선임하사님도 아니시고 소대장님 점호 시간에....."
나는 말도 할 수 없기에 그냥 무시하고 있었다.
"눈이 또 마주쳤는데 이번에는 좀 전보다 더 안절부절못하는 어쩔 줄 모르는 표정으로 나를
바라보며 연신 입을 뻥끗거린다.
소대장님한테 들키지 않도록 조심하며 슬쩍슬쩍~ 그 입 모양을 훔쳐보니 대략 이러는 것 같았다.
'빨래요! 빨래~'
'장 하사님~ 빨래요~ 어떡해요~ '
"응??!!..... "
*
*
누가 먼저랄 것도 없이
마치 용수철이 튀듯 튀어나가 식당 한편 빨래를 삶던 그 화덕 앞으로, 뛰고 또 뛰어 식당 안으로
뛰어들어갔다.
우리 여군소대 넓은 식당 안은
바닥은 시멘트로 되어있었으며 앞 쪽으로는 넓게 식탁과 의자가 있었고, 뒷 쪽 한편엔......
각자의 속옷을 언제나 삶을 수 있도록 연탄 화덕이 늘~ 놓여있었다.
아까 점호시간 되기 전에 소대 구내식당 한 켠에 시뻘건 연탄불이 한참 달아오르는 연탄 화덕!
안에 까만 별 한 개가 선명히도 그려진 육군 알루미늄 큰 대야!
그 대야 한 개씩이 각자 지급되어 여러 모로 요긴하게 쓰이고 있는 대야이다.
가운데 까만 육군 큰 별 하나가 그려진 알루미늄 대야는
세수를 한다거나 할 때 물론 요긴하게 쓰이지만........
젤로~ 속옷 삶을 때가 큼지막하니 끓어 넘치지 도 않고 아주 제격이다.
그 대야 한 개 올라갈 만한 연탄 화덕은 휴일 날에는 쉴 새가 없이 바쁘다.
길게 늘어선 대야의 행렬은
앞에 사람 것 다~삶아지면 내려놓고, 그다음 사람의 빨래가 자동적으로 순서대로 올라가고....
또 다음 사람 것 올려놔 주고.....
이런 리레이 식으로 각자 빨래들을 지키고들 있었다.
이런 식으로 차례로 빨래 삶을 때는 각자의 대야들을 길게도 줄 세워 늘어놓고, 자기 차례가
돌아와 그 빨래가 빨리 연탄 화덕에 올라가기를 기다리고, 설령 자기 대야가 올라간다 해도
다 삶아지는 동안 타지나 않나, 혹 누가 새치기를 하지 않나......
식탁 주변 의자에 느긋이 들 기다리며 한가하게들 수다를 떨곤 했었다.
오늘따라 소대장님의 점호가 있으시다는 연락을 받았다.
내 앞에는 거의 다 삶아진 빨래의 주인 김상병이 있었다.
*
*
"김 상병!!
나 먼저 내무반에 올라 점호 준비할 테니까 내 것 올려놓지 마~ 응??"
그러고 나서 나는 안심하고 내무반으로 뛰어올라와 태연하게도 저녁 점호를 받았었다.
소대장님의 점호는 그리 흔하진 않았었고, 대부분 이점례 선임하사님의 점호가 있었다.
평화로운 일요일 저녁 그날따라 왜 그리도 우리 여군 소대장 박정순 중위님의 점호는 길고도
길으셨는지......
어??!!
어? 이게 뭐야!!??
아휴~~ 이게 뭐야.......
큰 일 났다!!!!
빨래를 삶고 있던 육군 군용 알루미늄 큰 대야에는 비누칠 골고루 해 행여 빨래를 태울 세라
물도 적당히 부어 잘 안쳐놓았었는데.....
빨랫감은 온데간데~ 자취를 감추고 다~ 사라져 버렸다.
뜨거운 쇳물은 이글이글~ 붉은 고드름으로 변해.....
가운데가 뻥~뚫린 대야는 시뻘겋고 붉은 고드름으로 변해 계속 안으로 빨려 들어가고 있었다.
빨래는 주인인 나를 애타게 애타게도~ 그리다가
잠자리 날개 보다도 더 가벼운 날개옷으로 갈아입고는 결심이라도 한 듯
높이 높이~ 하늘 높이 다~ 날아간 뒤였다.
훨훨~~ 훠얼~ 훨~~~
첫댓글
어쿠야~!!!
산애방장님 떴다 하시기 전에
회원공개로 고치시지유
잔소리 하시기 힘드시다는디~ㅠ
지는 줄반장도 아닌디
오지랍이ㅉㅉ
방장님 바로 떳시유.ㅋ
@시니 아이구~ 시니님! 빠르게 알려주시어 너무도 감사드립니다. ^^
삭제된 댓글 입니다.
아 예~
제 소싯 적 제 이야기입니다.
아직도 컴맹입니다.
타자는 그럭 저럭 칩니다만 계속 배우며 살아갑니다.
바로 가서 수정 하겠습니다.
감사합니다.
아 예~
방금 가서 제 프로필 수정했습니다.
푸로필 쓴 적은 하두 오래 돼서 가물가물 한데...
말씀대로 방금 들어가서 수정하고 왔습니다.
감사합니다.
@산애 아~ 특전사에요??
베레모 모자 쓰신.... 예~
제가 여군훈련소 있을 때
저의 선임하사 한 분이 특전사 복장을 하셨었습니다.
베레모 쓰시고...
반갑습니다.
어??
근데
산애방장님!
저는 산애방장님께서 닠이 하두 예쁘시길래
당연히 여성 분이신 줄 알고 지금 답글 드리는데
특전사에도 여군들이 있었다고 하시는 걸로 미루어 보아
남성분이시군요?
ㅎㅎ 저희 여군들은 평소 말 할 때
남자 군인들을 '남군'이라 칭했답니다.
저희 여군들과 구분을 하기 위해서 그렇게
칭한 것 같습니다.
요즘
코로나 19'로 시국이 영~말이아닙니다.
빨리 수그러 들어야 될텐데요.
시국이 이러하니...
오늘 하루도 더욱 건강하신 날 되십시오. ^^
@하얀 망초
다시 운영진공개로 됐다고여ㅠ
분명 여70세라고
활짝 연걸 봤었는디ㅉ
@들꽃이야기 어??
제가 들어 가서 분명 프로필 회원공개로 고치고 나온 게
몇 분 안 지났는데....
그 사이 또 운영진 공개로 바뀌는 건 왜 그럴까요?
다시 들어가봐야 되겠습니다.
지금 달려갑니다.
@하얀 망초
이제 되셨슴다~!!!
@산애 어??
아직도 요?
다시 들어가 보겠습니다.
제 프로필 쓸 때가 2010년도 였으니까....
가물가물~ 하네요. 다시 들어가서 수정 다시 하겠습니다.
꾸우~ 뻑!
@산애 산애방장님~
지금 방금 제가 다녀 왔는데
잘 된 것 같습니다.
위에 다 체크 했는데
다시 운영진으로 돌아 간 건
맨 하단 쯤에 생년월일이 O란으로 돼 있었어요.
이 프로필 쓸 때가...2010도 였으니까
지금 것 저는 모르고 있었는데 오늘서야 알았답니다.
생년월일 란에 채워 써 넣으니까 이제 된 것 같습니다만...
ㅎㅎ 감사합니다.
여러 모로 죄송합니다. ㅎㅎ
오늘도 건강하신 날 되셔요. 꾸우~ 뻑!
@들꽃이야기 아~
들꽃님 아니었음 큰 일 날 뻔 했습니다.
제 프로필 쓸 때가 들어 가 보니까 2010도 이더라구요.
지금 껏 저는 모르고 있었는데...
지적 정말 감사합니다.^^
@하얀 망초
콕 짚어 지적했다고
지 미워하는거 아니시쥬???ㅋ
자신도 모르게 계셨던 분덜두 자유방에 오시믄
지가 찔러드림다요~~^^
@들꽃이야기 들꽃이야기님~아까 많이 고마웠었습니다.
감사합니다. 꾸우~ 뻑^^
@들꽃이야기 아닙니다~아닙니다. 미워하다니요..
아까 알려 주셨을 때 어디 가서 어떻게 해야 되는지
아주 제가 긴박했었거든요.
들꽃이야기님이 옆구리찔러주신 게
저는 아주 아주 고마웠었습니다.
코로나 19'로 온 세상이 난리가 났습니다.
하루 속히 수그러들어야 할텐데요...
모쪼록 건강하십시오 ^^
결혼 후 우리 집 세탁은 삶아져 본 적이 한번도 없지요.
저 역시 빨래는 양잿물 넣은 물에 삶은 후, 햇볕에 말려야
뽀득 뽀득 하얗게 말려진다 생각합니다만.
그런데, 우리나라 여군도 상병이 있다는 것을
오늘 처음 알았네요.. 하사관이나 장교만 있는 줄...
예~ 서글이 방장님
저희 때는 훈병부터 병장까지를 년에 맞쳤습니다.
그 때 제가 알기로는 남군(남자군인을 저희 여군들은 그리 부름)
들은 3년에 병장까지 마치는 걸로 알고 있습니다만....
예~ 서글이 방장님
예전에 제가 어느 방송에서 빨래에 대해 방송하는 것을 보았었는데요..
삶음으로 인해 단백질이 분해되어 때가 잘 빠져나온다고 들었습니다.
여군이야기요.. ㅎㅎ
제가 용산 여군훈련소에 입소 해 훈병6개월 훈련이던가요??
가물가물 합니다.
벌써 그 때가 1970년도니까요.
여군훈련소에서 훈련기간 마치면
자대배치를 받는데요...
그 때 이등병 계급을 달고 갑니다.
2년 만에 병장으로 제대를 하는데
장기 복무를 하면 하사로 올라가게
되었었습니다.
자대배치 때부터 하사를 달고 오는 여군도 있었습니다.
그 여군을 단기하사라 불렀고요.
2년 만에 병장 제대안하고 장기 복무 하면
장기하사라 했습니다.
@하얀 망초 용산 미8군에서 캬츄사로 근무하던 친구가
옆 여군훈련소 여군들과 미팅도 하고 쌈씽있었다고
들은 것 같습니다.ㅎㅎ
@서글이 어?? 정말요?
ㅎㅎ 왜 저는 그리도 눈치가 없었을까요?
하기야~
눈에 띄게 미모가 확~ 들어오는 훈병들이 두어 명 있긴 있었었는데... 혹시??
어쩐지..
옷도 다림질을 아주 각이 지게해서 입고 다녀서.. 여자인 제가 봐도 눈에 띄긴 했었었요.
제가 아는 바로는 여기까지입니다.^^
속옷이 하늘로 훨훨~
점호중 뛰어나가서 야단은 안맞앗어유?
한쪽만 끓으면 그릇속에서 빨래를 180도 돌리면 되는디
생각이 안들엇남유?
예~ 시니님 ㅎㅎ
군대에서 점호나 부동자세로 서 있을 때는 벌이 와서 제 얼굴을
쏘아도 손 하나 까딱 못하고 참아야 합니다.
쓰러지는 한이 있다하더라도..ㅋ
점호 중에는 당연히못 뛰어나가지요.
진작 알고 점호가 아니었다면 당연히 빨래는 안태웠었을 꺼구요.
하하
빨래 당연히 돌리는 데도...
워낙 많이 넣다보니 괜히 다 끓지도 않았는데 마구 넘치고...
그 후로 빨래 삶을 때는
절대 욕심 안부리게 되더라구요. ㅎㅎ
삭제된 댓글 입니다.
아하 **크린요??
저도 그 **크린을 무지무지~ 애용하고 현재까지도 잘~사용한답니다.
그 때 빨래 욕심부리고 너무너무 많이 넣어가지고 과부하가 일어나서요..
그 다음부턴 너무 많이 안넣어요.
예~ 지이나 님
저희 때는 훈병부터 병장까지 2년에 마칩니다.
그 후 하사 2년, 중사 2년...
지금은 많이 달라졌나봅니다^^
하느님과 동기동창 선배.그때저는 고삐리..^^
하느님요? 갸우뚱~
높디높은 곳에 계시다는 그분은 도대체 어디에 계실까요??
저는 뵈온 적이 없으시니..
그나저나
천만금을 주고도 붙들어 매 둘 수 없는 것이 바로 가는 세월..
고삐리셨다고요?? 한창 혈기 왕성하실 때이십니다.
넘넘~ 부럽습니다 ㅎㅎ