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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탐욕의 절정>
written.·까르
불펌금지
8
황금같던 오후도 이제 끝이 났다. 어둑어둑 해가 질 무렵, 한샘은 나갈 채비를 모두 마쳤다.
"거기 가서 오타쿠같은 새끼들이 건드리면 전화해. 아작 낼테니까."
"그럴 리 없어. 재찬아."
"나이트에 몸집 산만한 오타쿠들 은근히 분포되있어. 내가 더 잘 알아."
"알았네요. 알았어. 그나저나 여기서 거기까지 시간 얼마나 걸리지?"
"30분 정도. 아, 마치면 전화하고. 데리러 갈게."
"나 늦었다, 재찬아! 난중에 전화할게!"
한샘이 꾸깃꾸깃 헌 신발에 발을 간신히 끼워넣고서 현관을 나섰다. 재찬은 어깨까지 흘러내린
빅사이즈의 연분홍 박스티를 입고서 한샘을 향해 손을 흔들어주었다. 한샘은 그런 재찬을 바라보며
빙긋 웃곤 버스정류장으로 저만치 뛰어가버렸다. 30분 거리라고 재찬이 말했다. 어디보자.
지금 퇴근시간대인데 제기랄! 꽉 막히잖아. 한샘은 죽을 힘을 다 해 뛰었다. 차라리 아까 전 현관에서
재찬이랑 대화하던 그 시간만 줄였어도! 뒤늦은 후회는 효력이 없단 걸 앎에도 한샘은 뾰루퉁했다.
"참을 인 3개가 살인을 면하리."
한샘이 예상했던대로다. 왜 하필 나이트로 한방에 가는 이 600 버스가 대부분의 사람들이 애용하는
버스냔 말이야. 나이트가 좀 외진 곳에 있었으면 버스가 조금이라도 느슨할 것을. 버스는 매우 혼잡했
다. 한 손잡이에 3명씩 달라붙어있을 정도였는데 그런 버스 안에서 엎치락 뒤치락하는 건 한샘이 싫어
하는 것들 중 하나였다. 게다가 여기선 누가 누군가의 엉덩이를 쓰다듬어도 아무도 모른다. 아니라고
하거나 급정거하는 바람에 잠깐 스친거라고 둘러대면 끝이니까. 아무튼 지금 한샘은 기분이 그리 좋지
않다.
"아줌마, 장바구니 내리면서 지나가요. 파 냄새."
한샘이 사람들을 비집고 안으로 들어가는 40대 후반 정도의 아줌마를 바라보며 중얼거렸다.
저렇게 짐이 많으면 택시를 타고 가지. 왜 만원버스에 타가지고 파냄새 진동하게 만들고. 가뜩이나 파
별로 안 좋아하는데. 한샘은 사람들의 땀냄새, 그리고 파냄새에 미칠 지경이었다.
-이번 정류장은 개초로입니다. 다음 정류장은 성항중학교입니다.
버스에서 엎치락 뒷치락을 40분이 넘도록 하자 드디어 한샘의 귀에는 천사의 노래가 들려왔다.
드디어 한샘이 내릴 곳. 개초로. 나이트가 자리한 번화가이다. 번화가 이름이 개초라서 조금 다가가기
힘든 점도 있지만 그래도 인정이 넘친다고나 할까.
"잠시만요. 저 내려요. 좀 비켜주세요."
한샘은 사람들 사이를 비집고 하차문으로 향하기 시작했다. 왜 맨 앞자리에 앉은 걸까. 게다가 운전수
바로 뒷자리. 요새 앞문으로도 안내려주는데. 한샘이 앉은 그 자리는 하차문까지 가려면 엄청난 인내와
고통이 필요한 자리였다. 뭐. 그걸 알았음에도 불구하고 그 자리에 앉은 건 한샘이니까 한샘의 잘못이
겠다. 하차문이 열렸다.
"악!!!!"
한샘은 죽을 힘을 다해서 하차문 계단 중간의 봉을 잡았다. 그리고 그 봉을 힘껏 잡아당겨 하차문을
향한 도약을 시도했다. 다행히 하차문 주위에서 알짱대던 덩치가 푸근한 여자들이 비켜줘서 망정이었지
정말 비켜주지 않았다면 한샘은 성항중학교에서 개초로까지 뛰어와야했을 것이다. 한샘은 버스에서 내
린 뒤 거센 한숨을 내쉬고서 기지개를 쭉 폈다. 내일부터는 여유있게 4,5시에 나와서 나이트 구경이나
하면서 시간을 때우는 게 훨 낫겠다! 한샘이 생각했다.
한샘은 횡단보도 앞에 섰다. 이제 이 횡단보도만 건너면 호박나이트의 입구다.
붉은 불이 초록불로 바뀌었다. 한샘은 아싸!하며 단번에 횡단보도를 건넜다. 그리고서 입구를 지키고
있는 케로베로스같은 깍두기에게 아르바이트생의 증표로 받은 명찰을 보여주고선 잽싸게 안으로
들어갔다. 다소 아르바이트생의 '웨이터가 여자?'하는 눈빛에 기분나쁘긴 했지만 입밖으로 꺼내지
않은 것만 해도 감지덕지해야할 상황이었다.
"뽀뽀야!!!"
나이트에 들어서자마자 갑자기 맘마가 어디선가부터 튀어나와 한샘의 등에 데롱데롱 매달렸다.
자연스레 한샘의 무게중심은 뒤로 쏠리고야 말았고 허리가 우우둑거림을 느낄 수 있었다. 맘마는 그것
도 모르고 나불나불 얘기하기에만 바쁘다. 어제 만났는데 뭐가 그리 할 말이 많은 거지? 저 붙임성은
누구 유전이야. 노홈철 아들이야? 한샘은 허리를 매만지며 한창 입담의 절정에 선 맘마를 바라보았다.
"아하! 뽀뽀. 너한테 유니폼 꺼내주는 걸 깜빡했다!"
"응? 무슨."
"너 설마 그 차림으로 웨이터하려고 하는 건 아니겠지? 웨이터의 생명은 바로 이 쌔끈한 복장이란
말이지. 요새 웨이터들은 누님들의 마음을 사기 위해 한 치수 더 작은 걸 입는단다. 물론 뱃살이 없는
사람들에게만 한! 정! 되지만. 넌 보아하니 살은 없고 근육도 없는 것 같다. 그러니까 넌 합격이야!
…그리고 어제 쭈꾸미가 그러… 웃기지 진짜 그사람 때문에……했다니까! 게다가 또!"
"……."
지각에 좋은 변명거리가 생각났다. 쉴새없이 지껴대는 맘마를 보며 한샘이 번뜩 생각해낸 건데.
제시간엔 왔지만 입구에서 맘마가 잡고 있어서 못 들어온 거라고 하면 되겠다. 근심 투성이었던 한샘의
얼굴에 미소꽃이 폈다. 영문도 모른 채 맘마는 한샘을 바라보았고 한샘은 빙그레 웃으면서 말했다.
"아무튼 유니폼은 어디에 있어? 빨리 일해야 돈을 받지."
"어? 어. 웨이터휴게실에…따라와!"
"응."
쉴새없이 말하던 맘마는 빙그레 웃는 한샘의 얼굴에 다소 당황한 듯 말을 더듬으며 한샘을 인도했다.
웨이터휴게실. 맘마가 입고 있는 웨이터복. 엄청나게 예쁘다. 연분홍와이셔츠에 회색조끼, 회색바지,
그리고 찐분홍넥타이리본. 맘마는 정말 저 머리띠만 없으면 미남일 것 같은데 말이지. 한샘은 맘마를
따라가며 어깨를 으쓱거렸다.
"여기야. 너 사이즈. 남자치곤 스몰이지."
"스몰 보다 조금 더 큰데. 날 뭘로 보는 거야."
맘마가 옷장에서 S사이즈의 옷을 꺼내들었다. 한샘의 덩치와 제법 일치되는 것 같다가도 탈의실에서
한샘이 그 옷을 입어보면 움직이는 데에 약간 불편함이 있었다.
"나 이거 좀 작아."
"뭐가 작아? 원래 다 그렇게 입는다니까. 나도 이거 움직이기 귀찮은데 움직이다보면 늘어나.
괜찮아. 옷이 자연친화적이야. 됐어, 아주 좋아!"
"……."
"키도 좋아!!! 줄일 필요도 없고 좋아좋아!!! 자, 이제 웨이터질 해야지. 이쁜 얼굴 좀 팔자!! 가자!"
"응? 야……아, 밀지마!!"
맘마는 싱글벙글 웃으면서 휴게실로부터 한샘을 밀어냈다. 아무리 생각해도 조금 작은 것 같은데.
두 팔을 번쩍 들면 배꼽이 보일 정도라고. 당장이라도 옷 사이즈를 바꾸고 싶었지만 한샘은 아무 말도
하지 못했다. 원래 웨이터들이 그렇게 입는다고하고, 또 바꿔돌라고 해도 바꿔줄 위인이 아니니까.
게다가 움직이다보면 늘어날 것 같기도 하고…. 역시 소심의 정석, 이한샘이었다.
"니 구역은 20번 테이블에서부터 25번까지야. 그러니까 제일 구석이겠네."
"거기가 어디야?"
"저기 밴드부 연주하는 데를 기준으로 맨 끝."
"진짜 구석이다. 무슨 일 일어나도 모르겠어."
"그래서 웨이터들도 자주 그 쪽 신경 써. 그 쪽은 위험지대거든."
"위험지대?"
"쭈꾸미가 말 안 해주던? 거기 원래 쭈꾸미 자리였는데."
맘마가 플라스틱 쟁반 두개를 가지고 오면서 한샘에게 말했다. 한샘이 맡게 된 곳이 위험지대?
이건 또 무슨 소리야. 난생 처음 듣는 소리잖아. 한샘은 눈썹을 꿈틀거리며 맘마를 바라보았다.
맘마가 빙그레 웃으면서 말했다.
"저기 조폭들 전용자리거든. 찌질파랑 개념팔아라파랑 자주 이 나이트를 찾는데 두 조직이 니가 맡은
구역을 가지고 자주 다퉈. 쭈꾸미는 얼굴부터가 조폭같잖아. 그래서 사장님이 쭈꾸미를 저기에다가
배치해두었는데. 왜그럴까. 널 왜 저기에 넣었는 지는 모르겠어. 일 하자, 일! 자, 이건 니 쟁반!"
"……겁나."
"아, 누나. 지금 가!"
한샘은 그 자리에 그대로 굳어버렸다. 그것도 모르고 맘마는 여대생의 부름에 꼬리를 살랑살랑 흔들며
자기 구역으로 향했고 한샘은 터덕터덕 로봇이 움직이는 마냥 긴장한 상태로 그 조폭들이 많이
드나든다는 구역을 배회했다.
"새로 들어온 웨이터인가봐."
"이쁘다. 이번에 남자지? 딱 달라붙는 거 입었는데 가슴이 없는 걸 보면."
"그런데 얼굴은 여자다. 질투나게 생겼다. 아주."
여기저기에서 한샘에 대한 이야기들이 턱턱 터져나왔다. 긴장한 게 귀엽다, 우리집 애완용 개같다,
기르고 싶다, 보호본능이 일어난다. 심지어 남자손님에게까지 이런 말이 나왔지만 한샘은 그런 말을
신경쓸 겨를이 없었다. 손님은 점점 들어오기 시작하고 곧 조폭들도 들어닥칠텐데. 조폭을 본 적이 없
는 한샘은 도대체 그들을 어떻게 대해야하지? 눈 앞이 까막했다.
"물 좋은데!"
한샘이 자포자기한 심정으로 바닥만 주시하고 있을 때 누군가가 한샘을 지나치며 한샘이 서있던
테이블 옆에 털썩 앉았다. 팔뚝이 거짓말 안 보태고 한샘의 허벅지 만하다. 대머리에다가, 아주 흉터가
예술이다. 문신한 팔. 한샘은 당연히 그들을 조폭이라고 생각했다. 아니. 그들은 조폭이 확실했다.
시간이 지날수록 한샘의 자리는 조폭들로 가득 메워지기 시작했다. 오 마이갓. 주여, 도와주소서.
한샘은 두 눈을 질끈 감았다. 누군가가 한샘의 손을 잡았다.
"새 웨이터네? 이름이 뭐야, 아가씨?"
"저…이한…아, 뽀뽀입니다. 닉네임 뽀뽀에요."
"닉네임이 뽀뽀면 뽀뽀해주나? 서비스 차원으로 뽀뽀해줄 수 있는 건가?"
"그건 아니에요."
"우하하하!!"
제기랄. 문어들이 뭐가 재미있다고 웃는 거야. 한샘은 긴장반 두려움 반으로 도대체 내가 나이트
웨이터를 꼭 해야할 정도로 긴박했었나 하며 지난일을 후회하며 각성했다. 구걸하며 살아도 이런
긴장감과 스릴은 없었을 텐데. 게다가 이 사람 손은 또 왜 이렇게 안 놔줘. 내가 남자인 걸 모르나? 여대
생들 말처럼 가슴 없는 거 보면 모르겠냐구. 한샘의 심장이 급속도로 뛰기 시작했다.
"장난은 그만 치도록 하지. 여기 과일안주 스페셜 大랑 마른안주 스페셜 大주고, 종 필요없으니까
양주를…보자. 40명 정도 왔으니까 100병 정도만 가져다주면 되겠군."
문어가 한샘의 손을 놓아주며 말했다. 과일안주, 마른안주 스페셜大 그리고 양주 100병.
우와. 이건 사람이야, 짐승이야. 주문판에 문어가 부르는 대로 적고 있으면서 한샘이 생각했다.
그나저나 문어가 잡았던 손이 붉게 부었다. 역시 조폭은 힘이구나.
"곧 가져다드릴게요. 기다려주세요."
"빨리 안 가지고 오면 오빠가 엉덩이 깨물어버린다, 으하하하!!!!"
변태자식……. 한샘은 꿍기꿍기해하며 주문을 받는 곳으로 향했다. 그리고선 대뜸 주문판을 내밀면서
이렇게 주세요하며 말했다. 안주를 준비하던 사람들은 한샘을 바라보았고, 곧 뭐야.하면서도 안주를
모두 내주기 시작했다. 바쁘다, 바빠. 대짜가 왜 이렇게 크냐. 한샘은 바둥바둥 음식들을 나르기 시작
했다. 그 모습을 보며 조폭들은 귀엽다니, 웃기다니, 바보같다니 웃었고. 마치 웨이터가 된 게 아니라
서커스 원숭이가 된 것 같은 기분의 한샘이었다.
"힘내요. 저 사람들 쭈꾸미한테도 저랬으니까."
"쭈꾸미한테도 귀엽다면서 엉덩이 깨물어주고 싶다고 했어요?"
"네. 말하기 쑥스럽지만."
"……머쓱하네요, 어라."
양주를 준비하던 '꽃님'이라는 사람과 이야기를 나누고 있을 무렵, 한샘의 눈엔 오늘 하루 나이트의
일정표가 들어왔다. 일정표? 나이트에서는 일정도 하루하루마다 존재하는 건가? 한샘은 궁금증으로
일정표로 손을 뻗었다. 그리고 펼쳐보려고 할 찰나.
"뽀뽀!!! 안 가지고 오냐, 술!!!"
문어들의 독촉이 이어졌다.
"술독종들……."
"수고해요."
한샘은 보려고 했던 일정표를 주머니에 대충 찔러놓고서 술들을 운반하기 시작했다. 최대 10병까지
쟁반을 통해 가져다줄 수 있는데 10번 왔다갔다한 것과 다름 없었다. 조폭들. 많이 먹고 쌈박질한 해서
살이 저렇게 많은 거야? 3명 앉는 의자에 2명씩 앉네. 흥. 괜히 지친 심신을 조폭들에게 화풀이함으로서
푸는 한샘이었다.
겨우 조폭들이 주문한 내역을 지키고 난 뒤 찾아온 프리타임에 한샘은 한숨을 훅~내쉬면서 아까 전
읽어보려고 했던 일정표를 다시 꺼내들었다. 그리곤 찬찬히 읽어내려가기 시작했다. 우선 지금 시간
9시 30분. 한샘의 초점은 10시부터 시작할 이벤트로 향했다.
Over팀? Over팀의 공연이었다. 어디선가 많이 들어본 팀 이름인데. 많이. 얼핏 제니퍼의 핸드폰
배경화면에서 'over'을 본 것 같기도 하고 아닌 것 같기도 하고.
한샘은 갸우뚱거리며 일정표를 다시 주머니 속에 쳐박아두었다. 정말 어디선가 본 것 같은데 하면서도
막상 떠오르지 않는 건 아주 괴로운 일이었다.
"어때, 잘 되가?"
"맘마."
"응? 내 구역은 오늘 손님들이 다 쭉빵이라서 좋은데 니 구역은 진짜 안습이다. 내가 대신 울어주고
싶을 지경이야. 어떻게 손님들이 다 오라를 품고 있어. 아주 문어같이 생겨선. 입 봐. 그냥 오리주둥이."
"너 그렇게 큰 소리로 말하다간 다 들릴 거야."
"헙! 그런가!"
쟁반을 옆구리에 끼고서 껄렁껄렁 한샘에게 다가온 맘마는 두 손으로 입을 가렸다. 그리고 이리저리
눈치를 살폈다. 아, 맘마는 팀 over을 알래나? 갑자기 생각난 의문에 한샘은 급히 일정표를 꺼내들고
긴장한 맘마를 향해 펼쳐들었다. 응? 하면서도 맘마는 일정표를 읽어내려갔다.
"Over이 누구야?"
"over? 댄스팀 아냐? 나이트 계약 전속팀이 2개인데 그 중 한 팀. 왜?"
"누구누구 있어? 낯 익는 팀이라서 그래."
"누구한테나 다 낯 익어~ 이름도 누구나 아는 영어단어에다가 유명한 팀이니까."
"누구냐구."
"다른 애들은 모르겠는데 권희원만 생각난다."
"……."
제니퍼의 팀? 맘마의 입에서 권희원이라는 이름이 나오자 한샘은 긴장할 수밖에 없었다.
어제 저지른 죄가 있으니 이런 반응은 지극히 당연한 것이었다. 10시부터 시작된다던 그 공연.
지금 시각이 딱 열시다. 아니, 열시가 되기 까지 3분 정도 남았다. 하지만 10시부터 공연시작이라니까
이미 댄스팀은, 권희원은 이 나이트 안에서 분장을 하고 있겠지. 한샘은 땀이 줄줄 흐르는 것을
느꼈다. 이 엄숙한 공포. 잡히면 죽기 싶다. 아마도. 절대적으로. 맘마가 물었다.
"근데 그건 왜?"
한샘은 대답할 수 없었다. 그저 입에 지퍼를 채우고 고개를 도리도리 흔드는 것밖에.
"이봐! 추가주문 있어, 뽀뽀!"
그리고 곧 자리를 피하기 위해 문어들의 세계로 다시 빠져들어갔다.
여차저차 문어들의 주문을 받고 주문한 대로 가져다주기를 반복하다보니 어느덧 10시가 지났다.
하지만 한샘이 그것을 깨닫기엔 시간이 좀 걸렸다. 음악이 본격적으로 터지며 사람들의 환호성이
들리고 나서야 한샘은 정말 제니퍼와 희원의 팀이었구나하며 실감했다.
"아는 사람이야, 뽀뽀?"
문어가 물었다. 알지. 아주 잘 압니다. 문어사장님. 한샘은 억지 웃음을 지으면서 고개를 끄덕였다.
음악은 아주 빨랐다. 어제 안무협의 잘했나? 여성적인 느낌, 남성적인 느낌이 뭐시고 자시고 하던데.
하나도 그런 느낌 안나잖아. 그냥 시끄러운 음악에 시끄러운 춤일 뿐이잖아. 한샘은 시무룩히 그들의
공연을 바라보았다. 하지만 분위기는 나중에 급반전으로 뒤바뀌고야 말았다. 이상하게 어느순간부터
분위기가 가라앉기 시작했다. 가락의 급변화따위는 없었다. 그냥 어느샌가 정신을 차리고 나니까
춤사위라던지 표정이라던지가 바껴있었다.
"어떻게 된 거야."
한샘이 얼떨떨해하며 무대를 지켜보았다. 그리고 아주 우연적으로 희원과 눈이 마주치고 말았다.
무대 위에서 가면을 쓰고 춤을 추는 희원. 다소 한샘이 왜 여기에 있는 건지에 대해 놀란 듯, 당황한 듯
보였지만 어제의 일을 떠올렸나본 듯 악의있게 웃었다. 그걸 한샘은 알리가 없었다.
"신기해."
희원의 무대에 어느샌가 자신도 모르게 빠지고 말았으니까.
무대가 끝나고 나서 희원이 자신의 뒤로 다가와 어깨를 툭 건드렸을 때까지 말이다.
"죽을 지도 모르고 아주 무방비 상태네, 쥐?"
*
관람료는 코멘트하나면 됩니다.
글쟁이는 독자분들의 코멘하나로 힘을 내서
다음편을 씁니다.
이것 참...줄어드는 조회수, 리플들. 이루 기분을
표현할 수가 없네요. 하지만 독자분이 한분이라도 계신다면
탐욕의 절정은 끝나지 않을 겁니다.
많은 동성소설 속에서도 유난히 빛나는 소설이 되도록
저 노력에 노력을 보태겠습니다. 다음주는 물리치료스케줄이
빡빡해 오늘 억지로 억지로 올렸습니다. 목이 아프네요.
전 이만 가보겠습니다.
첫댓글 까르님께저의힘을드리겠어요. 완전기대. 그럼언제올라오나요?
오타쿠라니 풋풋풋,,<<;; 잘보고 가요 ^^
희원이,흐흐흐..재미있어요!물리치료힘내세요!
잘보고감니다아~
희원이왜이렇게좋을까여..<-
삭제된 댓글 입니다.
>ㅡ< 희원아!! 덮쳐랏!!
꺄아- 전편 않봤나 봐요. 어쩜좋아! >_< 보고 올게요 이편도 엄청 재미있었어요
으항항힘내세요!!! 희원이 흐흐흐흐,아마도시험기간이라서 훗,
삭제된 댓글 입니다.
삭제된 댓글 입니다.
한동안 안들어 왔는데 2편이나 저를 기달리고 있어서 기분이 좋네요~ 그리고 물리치료 잘 받으세요~
아하하...;; 한샘아 명복을 빌어 주마...;;
ㅋㅋㅋ재밌어요~오늘은꼴등?ㅠ
재미있게 읽고 있어요~... 끝까지 잘 연재해주세요~ 근데 왜 희원이는 한샘이보고 계속 쥐라고 하는 걸까요??ㅋㅋㅋㅋ
재밋어여!!!!ㅠㅠ
아....희원이포스작렬.목 빨리 나으세요!
삭제된 댓글 입니다.
감사합니다.
꺅!!! 희원씨~ 한샘군을 살려줘요 <<<
감사합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