조계종 중앙종회 의장단 및 상임분과·특별위원장 입장문 발표
조계종 중앙종회가 민주당 국회의원들의 티베트 관련 발언에 유감을 표명했다.
사진은 인도 다람살라 달라이라마 접견실에서 통역하는 모습.
최근 중국 정부의 초청으로 티베트를 방문한 더불어민주당 소속 국회의원들이
티베트 인권 탄압 문제에 대해 ‘옛날 일’ 등 이라고 발언하며 논란이 일어나는 가운데,
조계종 중앙종회가 유감을 표하며 해당 국회의원들의 사과를 촉구했다.
조계종 중앙종회(의장 주경스님)는 6월21일 의장단 및
상임분과위원장·특별위원장 명의의 입장문을 발표하고 이와 같이 밝혔다.
해당 내용은 지난 6월17일 더불어민주당 소속 도종환·민병덕 국회의원 등이
중국 티베트 라싸에서 열린 제5회 관광문화국제박람회에 참석한 가운데 발생했다.
방중 당시 국내 취재진과 만난 도종환 의원은 방중 시기가 적절치 않다는
국내의 비판 여론에 대해 ‘모른다’고 대답했으며,
중국 정부의 티베트 인권탄압 논란에 대해선
‘그건 1951년, 1959년에 있었던 일’이라고 대답하면서 비롯됐다.
방중 직후 민병덕 의원도 한 라디오 방송에 나와
“70년 전에 있었던 일(티베트 인권 탄압)을 부각하는게
과연 국익에 도움이 되는가”라고 발언하기도 했다.
이에 중앙종회 의장단 등은 입장문을 통해 “전후 맥락을 모르고 들었을 때,
지금은 마치 티베트에 인권문제가 없는 것처럼 들릴 수 있을 것”이라며
“우리나라 불자들과 국민은 물론이고 세계인들의 티베트 인권문제에 대한 우려는
보편적 상식임에도 불구하고, 모른다거나 옛날 일로 치부하는 발언에
놀라움과 유감을 표한다”고 피력했다.
이어 중앙종회 의장단 등은 “티베트의 인권 탄압 문제는
1959년 이후로도 지속적으로 제기되고 있고,
불과 2달 전인 4월에 G7 외교장관 회담 공동성명문에서
티베트 자치구 인권 유린 행위 중단을 촉구하는 등
티베트의 인권 상황이 문제없다고 말할 수 없다”며
“그러므로 이번 의원들의 ‘모른다’,‘과거형에 지나지 않는다’라고
들릴 수 있는 답변에 놀라지 않을 수 없다”고 꼬집었다.
그러면서 중앙종회 의장단 등은 “도종환 의원과 민병덕 의원은
탄압에 저항하여 분신한 모든 영령들과 지금도 탄압에 신음하고 있는
티베트인들에게 진심으로 사과해야 한다”며
“아울러 티베트 문제에 가슴 아파하는 우리나라 불자들과
국민들에게도 해명과 양해를 구구해야 한다”고 촉구했다.
다음은 중앙종회 의장단 상임분과위원장·특별위원장 입장문 전문
“대한불교조계종 중앙종회는 티베트 방문 국회의원들의
공인으로서의 답변발언에 유감을 표합니다.”
대한불교조계종 중앙종회 입장문
국가를 대표하는 단체나 개인이 어떤 외교적인 목적으로
다른 국가에 방문하여 회담을 하고 행사에 참가하는 것은
그 결과와 상관없이 화합과 협력, 공생을 목적으로 한다는 의미에서 좋은 일입니다.
그러나 우리나라 불자들과 국민은 물론이고
세계인들의 티베트의 인권문제에 대한 우려는 보편적 상식임에도 불구하고,
모른다거나 옛날 일로 치부하는 발언에 놀라움과 유감을 표합니다.
중국은 1951년 5월 23일 티베트를 병합했으며 이후 1959년 티베트 독립을 요구하는
대규모 봉기를 진압하며 수만 명의 사상자가 발생한 것은 역사적인 사실입니다.
티베트의 인권 탄압 문제는 1959년 이후로도 지속적으로 제기되고 있습니다.
불과 2달 전인 4월에 G7 외교장관 회담 공동성명문에서
티베트 자치구 인권 유린 행위 중단을 촉구하였고,
2009년 이후 티베트 독립을 호소하며
분신해 숨진 이들이 159명에 달한다는 보고도 있습니다.
티베트의 인권 상황이 문제없다고 말할 수 없는 이유입니다.
지난 6월 17일 국회의원들이 중국 티베트 라싸에서 열린
제5회 관광문화국제박람회에 참석했습니다.
티베트 현실에 대한 문제들을 누구보다도 잘 알고 있을 국회의원들이
“인권문제의 현장에 참석한 이유”라는 질문에 대한 답변으로
“국내 부정적 여론을 모른다”, “인권문제는 1951년, 59년에 있었던 일”이라는 말은
전후 맥락을 모르고 들었을 때,
지금은 마치 티베트에 인권문제가 없는 것처럼 들릴 수 있을 것입니다.
하지만 현재도 계속 인권문제가 있다는 보도가 들려오며,
보안을 위한 입국제한도 심한 상황입니다.
불교는 인간의 자유와 평화, 인권을 가장 중시하는 종교입니다.
그러므로 이번 의원들의 “모른다”,“과거형에 지나지 않는다”라고
들릴 수 있는 답변에 놀라지 않을 수 없습니다.
공인의 한마디 발언은 큰 격려가 될 수도 있고, 큰 상처가 될 수도 있습니다.
도종환의원과 민병덕의원은 탄압에 저항하여 분신한 모든 영령들과
지금도 탄압에 신음하고 있는 티베트인들에게 진심으로 사과해야 합니다.
아울러 티베트 문제에 가슴 아파하는 우리나라 불자들과
국민들에게도 해명과 양해를 구구해야 합니다.
불기2567(2023)년 6월 21일
대한불교조계종 중앙종회 의장단·상임분과위원장·특별위원장