인조반정을 거울삼으라
올해가 인조반정 4백주년이라고 하여 역사학자들이 지난 11월 말에 고려대학교에서 역사적의미를 재조명하는 세미나를 열었다.
인조반정은 광해군이 인륜도의를 무너뜨리고 부정부패가 늘어나고 백성들의 삶이 어려워지는 데에서부터 야기된 것이다. 그러나 새로 등극한 인조임금은 그런 처음의 뜻을 끝까지 잘 펴서 이어 가지 못하고 여러 가지 실정으로 이어져서 급기야 병자호란을 불러 오고 말았다.
아래의 글은 인조반정후 초기에 백강 이경여 선생과 월사 이정구 선생이 임금에게 평소에 학문을 게을리 하지 말고 바른길을 걸어서 선정을 펴라는 깨우침의 말이다. 부디 윤석열 대통령도 초심을 잃지 말고 자유·정의·진리를 향한 마음공부를 게을리 하지 말고 초지일관하여 정의롭고 바른 길로 나가기 바란다.
이틀 전 415부정선거 수사촉구를 위하여 7백여명의 국민들이 대통령실 인근에게 삭발을 하는 삭발식을 거행하였다. 아마도 이는 기네스북에 오를만한 대규모 삭발식이다. 그만큼 애국국민들의 염원이 맺혀 절실하다는 것이다. 그런데도 대통령이 침묵으로 일관하기만 하는 것은 결국 화(禍)를 부르는 지름길이 될 것이다.
인조 1년(1623년) 3월 25일, 상이 문정전에 나아가 상참을 행하고, 이어 조강에《논어》를 강하였다. 검토관 이경여(李敬輿)가 아뢰기를,
“학문의 도는 오직 자신의 마음속에 있습니다. 예로부터 임금이 향학열은 있으나 입지(立志)가 굳지 못하면 중단을 면치 못하기 때문에 성공하지 못합니다. 경연에 임할 때 뿐 아니라 한가히 홀로 계실 때라도 조금도 중단이 없게 하면 자연 성취할 것입니다. 이른바 환관과 궁첩을 가까이할 때가 적고 어진 사대부를 접촉할 때가 많으면 기질을 함양하고 덕성을 훈도한다는 말이 참으로 격언입니다. 선묘(宣廟) 초년에는 하루 세번 개강하고 또 불시 소대(召對)가 있어 조용히 토론하였으므로 정의(情誼)가 서로 깊어져서 마치 가인(家人)이나 부자간 같았습니다. 옛말에 ‘요·순을 본받고자 하려면 조종(祖宗)을 본받으라.’ 하였으니, 전하께서는 한결같이 선묘의 초년으로 본보기를 삼으소서.”하였다.
이어 지사 이정구(李廷龜)가 아뢰기를,
“이경여의 말이 옳습니다. 선묘께서 처음 정사에 임하실 때 하루 세번 경연을 열고도 부족하여 혹은 야대를 열기도 하고 혹은 불시에 인접하여 강마를 게을리하지 아니하며 성심(誠心)으로 자문하였기 때문에 사람들이 모두 말을 다하였습니다. 임금이 먼저 뜻을 세워 요·순으로 본보기를 삼아야 합니다. 하루라도 이 마음을 간직하면 하루 동안의 요·순이 되는 것이고, 언제나 이 마음을 잊지 않으면 요·순이 되는 것도 어렵지 않고 삼대의 다스림도 이룰 수 있는 것입니다.”하였다. ["조선왕조실록"에서]
2023.12.15. 素淡