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서울 살피미’ 앱은 거동이 불편한 독거어르신·장애인·치매환자·중증질환자 등 안전취약계층과 1인 가구를 대상으로 지정 시간 동안 휴대폰을 사용하지 않을 시, 사전에 등록해 놓은 다수의 보호자에게 알람을 발송한다. 특히 서울시는 '서울 살피미' 앱을 활용해 고독사 위험에 놓인 중장년층(50~64세) 1인 가구를 우선 대상으로 복지플래너 등과 연계하는 돌봄서비스도 지원하고 있다.
'서울 살피미' 앱 화면과 내용 ⓒ김윤경
‘서울 살피미’ 앱은 경남 합천군이 개발한 ‘국민안심서비스’ 앱을 바탕으로 한 것으로, 지난 5월 서울시와 상호협력을 맺어 서울시 25개 전 자치구에 제공하게 되었다. 지난 6월부터 시작해 현재 자치구마다 시행하거나 준비 중에 있다. 중랑구와 서대문구, 은평구, 동대문구(8월부터) 등도 순차적으로 진행한다고 한다. 단, 앞서 앱을 도입한 용산구는 ‘용산 똑똑 살피미’라는 이름의 앱을 사용한다. ‘서울 살피미’와 설정 시간과 약간의 디자인을 제외하면 기능은 같다.
‘서울 살피미’ 앱. 오랜 시간 휴대폰을 사용하지 않을 시 등록한 구호자에게 알림이 간다. ⓒ용산구
‘서울 살피미’ 앱은 지정한 시간 동안 폰 반응(화면터치, 잠금해제를 비롯한 통화 송수신 내역 등)이 없으면, 미리 긴급구호자로 설정해 놓은 보호자 혹은 동주민센터 담당자에게 위험문자가 전송된다. 이를 받은 긴급구호자는 연락 및 긴급 출동을 하고, 좀 더 위험한 경우, 소방서, 경찰서 등과 협력하게 된다.
무엇보다도 앱은 아이폰과 폴더폰을 제외하고 누구나 쉽게 다운받아 사용할 수 있어 좋다. 특히 필자의 경우 잘 때까지 스마트폰을 본다는 비혼인 지인에게 추천해주고 싶어 먼저 사용해 보기로 했다.
사전에 긴급구호자를 등록할 수 있다. ⓒ서울시
플레이스토어에서 ‘서울 살피미’를 검색한 후 다운받았다. 회원가입 등이 없어 편리했다. 또 별도의 서버 없이 운영돼 개인정보를 포함하지 않아 개인정보 유출도 안심할 수 있다.
첫 화면에는 앱 설정과 업데이트, 환경설정, 구호 서비스 설정이 있다. '환경설정'으로 들어가 발신자의 이름과 번호, 거주지를 적은 후, 추가적 치매·장애인·거동불편·환자·어린이·학생 등을 구분할 수 있다.
설정 후 '구호 서비스'에서 긴급구호자 전화번호를 입력하면 된다. 담당자에게 문의해보니 좀 더 긴밀한 복지서비스를 받고 싶다면 동 주민센터와 상담 후 복지플래너 등의 전화번호를 넣을 수도 있다고 한다. 긴급구호자는 여러 명을 지정해도 무방하다. 또한 스마트폰 반응을 감지하는 시간 단위를 최소 6시간부터 지정할 수 있다.
물론 개인의 의사에 따라 방해금지 시간도 설정하는 등 사용자의 편의를 고려했다. 다만 휴대폰이 절전모드거나 꺼져 있는 경우에는 측정할 수 없으니 주의하자.
필자가 지정한 긴급구호자에게 테스트문자가 왔다. 서울살피미(위), 용산 똑똑 살피미(아래) ⓒ김윤경
직접 사용해보니 디자인이나 구성이 깔끔하고 회원가입 없이 이용할 수 있는 점이 마음에 들었다. 시험 삼아 문자를 보내봤더니, 필자가 지정한 긴급구호자에게 바로 문자가 왔다. 필자 이름으로 지정시간 동안 움직임이 없다는 내용이 테스트 문자로 전송됐다. 신기했다.
이 외에도 서울시에서 지원하는 또 다른 1인 가구 돌봄사업이 있는지 궁금했다.
“상당히 많은 사업을 추진하고 있다. 가장 최근에 나온 건 '서울 살피미' 앱이며, 자치구별로 중장년 1인 가구를 대상으로 하는 ‘스마트 플러그’나 어르신을 대상으로 하는 ‘IoT 안전관리 솔루션’ 등의 사업도 계속 시행되고 있다. 이 역시 전력량, 조도 등을 감지해 일정 시간 사용량이 없으면, 관제 시스템 망으로 알림이 가게 된다.” 서울시 복지 담당자의 설명이다.
물론 자치구별로도 취약계층의 사회적 고립에 대해 열심히 대응하고 있다. 종로구는 7월 중순부터 서울 살피미 앱을 포함해 고독사 예방안내문 ‘함께 사는 세상’을 제작해 편의점이나 마트, 고시원, 여관 등에 배포하고 있다. 2~30대 청년 1인가구를 위한 '소담톡(소식담은 톡)' 서비스도 시행하고 있다. '소담톡'은 카카오톡을 활용해 복지 정보와 상담 서비스를 제공하는 서비스로, 평소 방문이나 전화 상담이 어려운 2030세대 기초수급·차상위 계층 등을 대상으로 하고 있다.
반려식물 또한 정서적으로 좋아 1인가구에 추천한다. ⓒ김윤경
갈수록 1인 가구 비율이 늘고 있다. 서울시에 따르면 2019년 1인 가구 비율이 33.9%로 세 집 중 한 집에 달한다. 특히 코로나19 이후, 이웃과의 교류가 줄어든 상황에서 사각지대의 발굴은 더욱 어려워졌다. 서울시가 25개 자치구 동별 통계를 분석한 결과, 작년 한 해 발생한 고독사 가운데 54.9%가 중장년층(50세~64세)이었다.
시는 지난 5월 상시적 발굴 체계 구축과 고독사 예방교육 등 5대 과제, 21개 사업을 추진하는 ‘제4기 고독사 예방종합계획’을 발표했다. 2018년 고독사 예방을 위한 ‘이웃살피미’ 등 주민 모임 활동을 통해 주민공동체를 복원했으며, 2020년 24개구 120개 동에서 주민모임 구성 및 동별 고독사 자체 예방 계획 등을 시행해 왔다.
1인가구가 건강하고 안심할 수 있는 환경이 주어지길 바란다. ⓒ김윤경
언젠가 혼자 사는 지인이 말했다. 혼자 있는 건 괜찮은데, 더 나이를 먹어 갑자기 아파 꼼짝도 못 할 때, 아무도 알지 못할까봐 겁난다고. 필자 친구 중에서도 비혼을 선택한 친구들이 생각보다 많다. 사연이야 각각 다를지 몰라도 한 가지, 건강한 삶에 대한 고민만큼은 비슷하다. 모쪼록 늘어나는 1인가구가 건강하고 안심하는 삶을 살 수 있도록, 또 고독사 위험 없는 행복한 서울이 될 수 있도록 이 같은 사업들이 지속적으로 잘 시행되길 바란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