여당의 당내 경선 과정에서 ‘여론공작’ 시비가 빚어진 것은 여간 심각한 일이 아니다. 대선 경쟁이 초입인데 벌써 이 지경이면 앞으로 7개월 동안 무슨 더한 일이 벌어질지 모른다. 게다가 코로나19 여파로 대면(對面) 선거운동은 힘들어지고, 상대적으로 ‘언택트’ 운동 비중이 더 커질 수밖에 없다. 경기도의 ‘공직유관단체’인 경기도교통연수원의 사무처장 진모 씨는 최근 SNS 대화방에서 이낙연 더불어민주당 대선 예비후보 비방을 벌였다고 한다. 경기도교통연수원은 사단법인 형태지만, 경기도의회가 의결한 조례를 통해 설치·운영되는 교통안전 교육 및 운수종사자 연수기관으로 경기도의 지원을 받는다. 그런데 진 씨는 보안성이 강화된 서비스인 텔레그램에 ‘이재명 SNS 봉사팀’이라는 채팅방을 운영하면서 이낙연 후보를 ‘친일파’ ‘기레기’ 등으로 비난하는 ‘대응 자료’를 게시하며 “총공격”을 요청했다는 것이다. 공직유관단체 임원은 선거운동을 할 수 없는 데도 대담하게 그런 SNS 선동을 감행한 데는 사연이 있을 것이다. 진 씨는, 이 지사의 성남시장 시절 프로축구팀인 성남FC 홍보팀에서 근무했다고 한다. 논란이 커지자 이 지사는 진 씨를 직위해제했다. 그 정도로 끝낼 사안이 아니다. 진 씨의 선거법 위반 여부를 수사하는 것은 물론 배후 세력까지 규명하며, 경기도 다른 조직에서 유사한 사례가 없는지도 조사해야 한다. 이런 행태는 초기에 싹을 자르지 않으면 2017년 ‘드루킹’ 식(式)의 여론 조작으로 악성 진화한다. 기술 발달로 그 폐해는 훨씬 클 것이다. 공교롭게도 김경수 경남지사의 드루킹 관련 혐의에 대한 대법원 판결이 21일 예정돼 있다. 이른바 ‘드루킹’ 김동원 씨는 유죄가 확정돼 복역 중이다. 이번 진 씨 경우도 여당 내 시비로 끝낼 일이 아니다. |