둘째 질부에게 버킷 백과 수세미 20개를 보냈다.
질부로 말할 것 같으면 날개만 없을 뿐이지 바로 천사다.
고운 심성은 기본이고 예의범절도 제대로 갖추었다.
둘째 조카는 무슨 복으로 그런 질부를 아내로 맞았는지 모르겠으나, 나이 50에 두 아들을 맡겨놓고 돌아오지 못할 먼 길을 떠나버렸다.
애잔한 마음 금할 길 없으나 씩씩하게 아들과 함께 음식점을 운영하며 잘 살고 있다.
멀리서라도 때맞춰 인사하기를 잊지 않아 늘 정이 가는 질부다.
심심풀이로 떠놓은 버킷 백이 여러 개, 수세미는 수백 개에 이른다.
팬데믹 이전에는 모임이 있을 때마다 수세미를 챙겨나가서 나눠주곤 했는데 2년 반 동안 쌓인 것이 이렇게나 많다.
남편이 공치러 가면 친구분들과 캐디 몫까지 챙겨 보내기도 했다.
아파트 청소 아주머니, 실내 소독하는 아주머니, 가스레인지 안전 검사하는 아주머니...
기회 닿는 대로 드리지만 실과 바늘을 잡으면 하루에 10개 정도로 뜨게 되니 자꾸만 쌓인다.
실을 거는 왼쪽 둘째 손가락 둘째 마디는 까끌까끌한 아크릴 수세미 실에 깊은 자국을 내며 쓰라려서
종이 반창고를 두 겹으로 바르고 뜨개질을 한다.
그럼에도 불구하고 뜨개질을 멈출 수가 없으니 이런 나를 나도 온전히 이해할 수가 없다.
어제 우체국에서 '익일특급'으로 보냈더니 24시간 만에 질부 손에 들어왔단다.
전화로 다소 들뜬 목소리로 잘 받았노라는 인사였다.
"숙모님, 고맙습니다. 이 예쁜 수세미를 어찌 설거지물속에 담그겠습니까?"
내가 가장 마음에 들어 하는 멘트인 줄 어찌 알고 하는지...
"수세미도 예쁘지만 가방은 색깔도 모양도 너무너무 300% 마음에 듭니다. 늘 갖고 다니겠습니다."
이런 반응에 나는 뜨개질에 대한 욕구가 500% 상승한다.
받는 기쁨보다 주는 기쁨이 더 좋다는 실제 경험담이기도 하다.
천사 질부에 대한 자세한 내용은 다음 주소에 클릭하면 됩니다.
2022.8.26.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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첫댓글 아우님 질부사랑 얘기들어 알고 있었지만 여저하네 ! 숙모가 속이 깊어서 숙부보다 더 절절이 조카걱정했던 글 읽은즉 있어 그 마음이 여전하군요 ㆍ좋은 숙모
전생에서부터 인연이 있었던지 몰라도 참 좋은 인연이라 생각합니다.
고운 마음이 그대로 전해지는 마음이 참 따뜻한 질부입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