손병두+박경자 부부학 칼럼 ①
부부의 힘(couple power)
현대경영 독자들의 칼럼인 손병두(돈보스코), 박경자(율리아나) 부부가 펴낸 '부부의 사계절' 가운데 주요내용을 간추려 연재합니다.
※ 일러두기: 글 박경자/편집 손병두/부부의 사계절/돈보스코 손병두 세례명/율리아나 박경자 세례명
우리 부부는 1968년 10월 10일 결혼했다. 미아리 고개 아래 한옥집 문간방을 전세로 얻었다. 두 사람이 겨우 누울 수 있는 방이었다. 비록 가진 것은 없어도 두렵지 않았다. 나는 밖에서 열심히 일했다. 이 길이 가정과 가족을 위한 길이라고 생각했다. 집사람은 안에서 4명의 연년생 아이들을 데리고 어렵게 살았다. 시간이 흘렀다.
아름다운 로맨스로 시작한 결혼생활이 차츰 의무적인 무이건조한 생활로 변해갔다. 부부싸움도 잦았다. 신앙생활도 땅 위를 구르는 낙엽처럼 메말라갔다.
그럴 즈음 한국에 ME(marriage encounter)운동이 들어왔다. 1977년 3월이었다. 미국 메리놀회 마진학 도널드 신부가 도입했다. 우리 부부는 운좋게도 우리말로 처음 시작하는 ME 주말교육 프로그램에 참석할 수 있었다. 우리는 바쁘게 살던 일상에서 벗어나 우리 결혼생활을 재평가하는 귀중한 시간을 갖게 되었다. 많은 회한과 반성이 뒤따랐다.
눈물도 많이 흘렸다. 삶의 목적이 무엇인지, 나는 누구인지, 부부란 어떤 것인지, 하느님과의 관계는 어떻게 해야 하는지 등등⋯, 나의 인생관도 코페르니쿠스(Nicolaus Copernicus)적 대전환이 이루어졌다. 일 중심 가치관에서 관계 중심 가치관으로 바뀌었다. 나는 다시 옛날의 아내를 찾았다. 앞으로 어떤 난관이 닥쳐도 부부가 힘을 합친다면 원자탄보다 더 위력이 센 커플 파워(couple power), 즉 부부의 힘으로 이겨낼 수 있다는 확신을 갖게 되었다.
※ 손병두 박사: 삼성 회장비서실, 한경연(전경련) 상근부회장, 서강대 총장, KBS이사장, 호암재단 이사장(현재), 이승만대통령기념재단 건축위원장
※ 박경자 부인: 이화여대 가정대학 교육대학원 대전성모여중 대전보건대학교 교수 역임
※ 자료원: 현대경영 2025년 9월호