연중기획 13-탐방-인천쪽방상담소...[여성/복지]
내리막길의 경제, 우울한 정치, 사회소식들로 움추러져 마음 둘 곳 없는 요즘이지만 지역 구석에는 사랑이 넘치는 사람 사는 공간들도 있다.
인천시 남동구 만수시장 뒤쪽 언덕으로 굽이굽이 올라간 중턱, 인천시내를 한눈에 내려다 볼 수 있는 곳에 ‘주사랑 쪽방 상담센터’(만수분점)가 위치하고 있었다. 큰 대문을 열고 들어가자 마당에는 여러 종의 나무들과 꽃들이 피어 있었고 새끼 강아지들이 한가로이 놀고 새들의 노래 소리가 들려 평화로워 보이는 곳이었다.
현관문을 열고 들어가자 한방 쑥 냄새 자욱하고 줄지어 앉아 차례를 기다리는 꽤 많은 분들이 누워 있었고 6명의 자원봉사(하늘마을 선교회) 한의사들이 그들 앞에 앉아 치료하고 있었다.
‘주사랑 쪽방 상담센터’는 인천 지역 쪽방에 기거하는 분들에게 도시락 배달, 무료급식, 취업알선, 세탁, 이·미용 봉사 등을 매일 하고 있었다.
그 중에서도 무료 한방 진료는 매월 1회 실시하는데 인기가 대단하단다. 아픈 곳이 많아도 일반 한방 병원은 진료비가 비싸 엄두도 못내고 약국에서 진통제나 싼 약으로 통증을 참고 생활하다 무료 한방 진료라는 말에 얼마나 손꼽아 기다리는지 모른다고 한다.
중풍, 속병, 알콜중독, 정신지체등 대부분 중증 환자들이지만 병원 치료 한번 제대로 받아보지 못하고 참고 지내다 무료 한방 진료가 실시되는 이날만큼은 만수동 쪽방엔 잔칫날이다.
국수 삼는 냄새나고 연실 내오는 간식이며 웃음소리 넘치는 그 옛날 우리 고모 시집가던 날 그 느낌이였다. 매일 오시는 98세 드셨다는 김 할머니는 이곳 사랑방에 오는 즐거움으로 사신다며 고마워 눈물을 다 글썽인다.
이곳 쪽방 지역을 담당하며 봉사하는 상담원 배명자씨는 “더 많은 이들에게 베풀고싶은데...” 말끝을 못 잇는 그의 말에 후원자가 적어 안타까워하는 마음이 가득 배어 나온다.
이렇게 이웃을 위해 사랑을 나누는 사람들이 있는 한, 가난한 이들의 삶의 아픔도 반으로 줄어드리라. 이들과의 만남은 우울하던 마음에 따듯한 사랑 가득 담고 돌아서는 발걸음에 새 힘을 얻게 했다. <최장열·인천사회복지연대>