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내가 이 공지란을 맡아 끄적거려 온 시간도 어언 두 해가 넘어간다
누구는 내 필력(筆力)이 괜찮다고 하며 날 부끄럽게 만들기도 한다.
쓰면서도 걱정이요 쓰고 나서도 걱정이다.
괜한 소리를 하나 십기도 하고 틀린 표현은 없나 염려도 되고...
강아지 대장아, 연봉도 없는 '홍보부장' 올 연말로 사직하련다.
글을 쓰는 것도 '달리기'를 하는 것과 크게 다르지 않다고 생각한다.
사람에 따라 조금씩은 타고난 재능이란 게 없지도 않겠지만 대부분은 후천적 노력의 결과물이 아닐까 여긴다.
유홍준 씨한테서 '아는만큼 보인다'라는 말을 들었는데 이는 우리가 무엇을 볼 때, 그것이 예술품이든 사건이든 다른 무엇이든, 우리가 기존에 가지고 있는 지식과 경험에 의거해서 보기 때문에 그 크기와 깊이의 범주내에서 느끼거나 감동하거나 판단하거나 할 수밖에 없다는 말이다.
또 유시민 씨의 글에서 본 건데 '사람의 상상력은 자신이 아는 어휘의 범위를 벗어나지 않는다'라고 하더라. 이 말을 보고 정말로 그렇겠구나 하고 공감했다. 실제로 우리가 마음 속으로 머리 속으로 생각한다고 할 때 그 생각의 과정은 응당 '표현'이고 그 표현의 구체적 수단이 어휘이다.
그러니 글을 쓰든 상상을 하든 그 기본은 '어휘'라는 말이다.
달리기로 말하면 '근력' 아니겠는가.
우리 자녀들이 이제는 거의 성장을 했겠지만 공부할 때 '책 읽어라 책 읽어라' 하는 이유도 독서를 통해 작게는 어휘 크게는 표현을 확장. 발전시키라는 말일 수도 있다.
물론 독서가 이런 실용적 수단이 전부는 아니다.
이 점은 우리가 나이를 먹어도 마찬가지가 아닐까 한다.
아니 더 필요하지 않을까.
나이 들면 더 열심히 훈련을 해도 달리기 현상유지도 어려운 것과 마찬가지로, 머리 세포도 더욱 빨리 쇠퇴할테니 말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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옛날에,
'삼천리 금수강산'이나 '한글의 우수성'을 강조하는 말을 들으면 오죽 자랑할 게 없으면 그런 것들이냐 하며 냉소적이기도 했었는데 이제 보니 틀림없는 자랑거리들이다.
우리 국토도 복 받은 게 맞고, 우리 한글도 1등 자랑거리로 충분하다.
헌데 우리말을 제대로 알고 구사하기가 그렇게 만만치가 않다.
간단히 배우고 쓰기에는 쉬울지 몰라도 제대로 '맞춤법'을 지켜 쓰기는 쉽지가 않다는 말이다.
특히 말보다 글쓰기는 훨씬 더 어렵다.
말은 시대에 따라 변화한다.
없어지고 생기고 바뀌고 한다.
당연하다.
하지만 요즘들어 방송에서 쓰이는 말 중에 귀에 심히 거슬리는 어법들이 많다.
예를 들어 인터뷰한다고 마이크 들이대면 나오는 말이,
'너무너무 좋은 거 같아요' 하는 표현이다.
여기서 '너무너무'가 틀렸고 '것 같다'도 틀렸다.
'너무'는 '지나치게'의 뜻으로 부정적인 의미이니 좋다는 기분을 강조하는 말로 쓰기가 곤란한다.
차라리 방언이나 사투리 격인 '억수로'나 '겁나게'가 맞다. 아니면 속어인 '존나'로 하든가.
그리고 추측을 나타내는 '같다'를 가지고 내가 내 마음을 표현하는 건 맞지 않다.
'같다'는 '비가 올 것 같다' '그는 기분이 나쁜 것 같다' 등과 같이 확신할 수 없는 추측에 쓰는 말이다.
생각없는 사람들은 그렇다 쳐도 소위 방송인들이 그런 표현을 쓰면 듣기 심히 거북하다.
얼마 전 아시안 게임 때 축구 해설가가 하는 말,
'저희 팀' 어쩌고 저쩌고...
저희는 우리의 낮춤말로, 이 때 저희는 우리나라 국민 전부를 일컫는데 시청자인 국민 전부를 그 해설자가 낮출 자격이 없으니 틀린 말이다.
그러니 우리나라 방송에 나와 '저희 나라' '저희 국민' 어쩌고 하면 안 된다.
다른 일로,
어디를 갔는데 종업원이 말끝마다 '시'자를 붙인다.
'예 저쪽이십니다.'
'만원이십니다.'
......
듣기가 얼마나 거북하던지.
상대 존대어인 '시'자는 인격체에 붙여야 한다.
따라서 사람이라 하더라도 사소한 부속물에 붙이면 거북해진다.
예를 들어 '손톱이 참 아름다우시군요.' 라고 말하면 크게 어색한 표현이다.
또 잘못 쓰는 말이 많다.
바램 -> 바람 (노사연 노랫말이 크게 작용)
셀레임 -> 설렘 (모 아이스크림 이름)
벌리다 -> 벌이다 (어떤 노래에서 '촛불 잔치를 별려보자')
헤매이다 -> 헤매다
삼가하다 -> 삼가다.
없슴 -> 없음
가르치다, 가리키다 혼동
등등
위에서 '너무'라는 말의 오용과 과용에 대해 언급했는데,
요즘 보면 사용 어휘의 단순화 경향이 크게 눈에 띈다.
대체할만한 낱말들이 많다.
골고루 쓰면 얼마나 좋겠나.
매우, 아주, 무척, 대단히, 굉장히, 정말, 참, 많이 ...
우스개로 말하자면 억수로, 겁나게, 무지하게(무쟈게), 존나 ...
이런 사례도 있더라.
하도 '너무'를 잘못 쓰다보니 누가 영어로 'too good'이라고 써놓은 걸 보고 실소했었다.
말이나 글에서 강조하는 부사(副詞)는 되도록 적게 쓰는 게 좋다.
'그 애는 빨라' '그 애는 예뻐'로 표현하면 그만이다.
굳이 이런 데 신경을 쓰냐 하겠지만,
방송이나 노래 작사를 직업으로 하는 사람들은 물론이고 제법 사회적 명성과 지위가 있는 사람들은 이게 간단한 문제가 아니다.
옛말에 사람이 갖추어야 할 덕목으로 身言書判 신언서판이라 했다.
물론 사대부에게 이르는 말일 수도 있겠으나,
몸, 말, 글, 판단력을 사람 자격의 기본으로 본 셈이다.
가끔은 사전도 찾아보며 자랑스런 우리말을 맛스럽고 멋스럽게 쓰도록 하면 어떨까?
((( 수 양 딸 )))
1. 시 간 : 수요일 19:30 -
2. 장 소 : 양재천 영동6교
3. 대 장 : 강아지
4. 훈련부장 : 신밧드
5. 비가 오나 눈이 오나 바람이 부나 ...
저번 주엔 날씨 핑계로 일잔만했다.
첫댓글 지난주에 화제 삼었던이야기도 있네.. 이런 글이 공지로 올리기에는 참으로 아까운 글이야, 감사 ! 감사 !! 홍보 부장님 !!!!
이번주에 많이들 나와라 ~ 정모 기념품 양말도 줘야 하고, 강쥐가 고마운 마음에 주는 빨강 모자도 줘야 하고 ,,, 빠지면 후회 한다, 하니 모자, 두건, 마이너 ,티 꼭 받아가길.... 잊지 말고 달라고 해 차에 있다, 머리 나빠 자꾸 잊어버린다 ㅎㅎ
내두 빵간거 한개주라 ㅎㅎ
이번주는 무지 춥다는데, 선물로 꼬드기고, 안나오면 홍보부장 권둔다고 사표써가지고 흔드네, 추워도 눈와도, 걍 모두 마니마니 나와라, ㅎㅎㅎ
홍보부장님은 아직 더 하셔도 되요.. 5~6 년은 해야지요. 수양딸은 한번 하면 장기집권 ㅋㅋ 기본이 5~6 년 아직 몇년 더 남았어.좋은 글 계속 부탁 ~ 대장, 훈련부장은 다시 뽑아야지 ... 수양딸 다음 살림 책임질 친구 추천 생각들 하고 나오셔요...
수양딸 힘
불루글을 읽노라면 항상 숙연해진다. 난 꼭 몇번씩 정독하는구만,
언제까지나 그자리에 계시와요.
또 추워진다고 한다. 간단하게 뛰고 뒷풀이 없이 집에 일찍 들어가자.
항상 불루 글은 찬찬히 읽었다~답글도 안 달면서...안 달은건 짧은 글이지만 조심스러웠거든~매주 긴글을 쓰느라 애썼다~~
수요일은 춥다고 하니 날이 풀리는 금요일로 바꾸자. 영하11도, 체감온도 15도...
지난주 참석 못해서 이번엔 꼭 가야할텐데.. 넘 추워 어떡해... 그래도 가야겠지..
추워서 걱정되네 좋은 방안 없을까?
불루 글 몽땅 동감이다.일반인이 ~한것같다 왜 모든 말에 ~한것 같다를 쓰냐고요 근데 방송인이나 연애인들도 다 그렇드라 특히 연애인들...
또 자기 남편을 남에게 말할때 왜 존칭을 쓰는지...보고 있으면 왕 짜증이야..나도 뛰고 싶은데 수요일은 일도 있고 너무 춥고 금요일은 나갈수 있다.
수양딸 멍들아! 오늘은 쉬고, 금요일로 바꾼다. 지금 10분서있기도 힘든 추위다. 금요일 보자!!!
추위를 뚫고 함 달려봐!! 은근히 기대도 걱정도 했는데 금요일로 연기.
현명한 선택인데 금욜 송년모임이 또 한 건 기다리고 있단다. 고민되네여 ^^
카오스에게 복비 줘야 하는데
마음씀이 고와서 받은 것으로 해둠.ㅋ
불루야 ,찢어진 수박이 맞나,뽀사진 수박이 맞나, 아니, 둘다 틀렸다고? 릴리는 반의 반쪽이네.ㅋ
참으로 좋은 글이다. 공부 많이 했네. 계속 홍보부장.........
좋은 말이네
좋은글 감사! 공부할게 참 많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