원인 및 발병기전
헤르페스 바이러스는 다른 바이러스와 다른 특징적인 모양을 하고 있으나 같은 헤르페스 바이러스군(단순포진 바이러스, 수두 바이러스 등) 끼리는 서로 모양을 구별할 수 없습니다. 헤르페스 바이러스는 세포막(envelope)을 가진 150 nm 정도의 비교적 큰 DNA 바이러스입니다. 단순포진 바이러스에는 1형과 2형이 있는데 1형은 주로 허리 위에, 2형은 주로 허리 아래 특히 음부에 감염되나, 1형과 2형에 관계없이 어느 부위에나 감염될 수 있으며 음부포진 환자의 약 15-20%는 단순포진 바이러스 1형에 의해 발병됩니다.
단순포진 바이러스의 감염은 이 바이러스에 감염되어 병변이나 체액에서 바이러스가 배출되는 사람과의 육체적인 접촉에 의하여 주로 이루어집니다. 이 바이러스는 상온에 노출되거나 건조시키면 쉽게 비활성화되기 때문에 공기전염은 많지 않습니다. 감염은 구강인두, 자궁경부, 안결막 등의 점막을 통하거나 피부의 상처를 통하여 바이러스가 침범함으로써 이루어집니다.
단순포진 바이러스는 다른 바이러스나 세균과는 달리, 일단 감염이 되면 병변이 소실된 후에도 균은 소실되지 않고 계속 후근 신경절(dorsal root ganglia)이라는 신경조직에 잠복하여 있습니다. 단순포진 바이러스의 첫 감염 후 증상이 나타나든 나타나지 않던 이 바이러스는 후근 신경절에 잠복해 있다가 어떤 유발요인이 생기면 재발하게 되는데, 재발기전은 다음과 같이 두 가지로 설명하고 있습니다.
1. 신경절 자극설(ganglion trigger theory)
신경절에 잠재해 있는 바이러스가 신경절의 외상이나, 생리, 발열, 스트레스 등에 의한 자극으로 재활성화 된 후 말초신경을 따라 표피세포에 이르러 피부병변을 유발합니다.
2. 피부자극설(skin trigger theory)
소량의 바이러스가 신경절 내에서 증식되어 수일 간격으로 말초신경을 따라 피부에 도달합니다. 그러나 대부분 체내의 면역 방어기전에 의하여 바이러스가 피부에서 증식되지 못하고 소멸되지만 국소적인 면역이 저하된 경우 표피세포에 병변을 유발시킵니다. 일광에 의한 화상을 입은 부위나 피부의 털을 뽑은 부위에 재발성 단순포진이 잘 발생하는데 이는 피부자극설로 설명할 수 있습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