안녕하세요. 저는 지수라고 합니다....(그냥 이 글에선 지수라고 하도록 하겠습니다.)
저는 예체능...연기를 배우는 학생입니다.
하지만 바로 몇 시간 전에 생일이 지났으므로 20살 성인이죠...;
저는 대입에 실패했습니다.
전 연기를 배운지 1년도 안됬고 예고나 각 기회사에 있는 연습생...연예인,연기를 저보다 오래 배운 이들을
이기지 못 했습니다. 변명 같겠지만 솔직히 연기는 먼저한 사람이 더 유리 합니다.
게다가 정보력 매우 중요한 영역이죠. 저는 학원을 다녔지만 입시경력이 이번이 처음인 선생님 밑에서 배우느라
정보력도 매우 부족했고 그렇다고 다른 학원을 가자니 사정이 여의치는 않고...이래저래 어쩔 수 없이 학원을 다녔죠.
제가 원래 배우는게 더디고 키를 제외한 신체적 발달도 느리며 태어날 때 왼쪽 다리가 휘어진 장애를 가졌었죠.
지금은 고쳤습니다만...그걸론 부족했는지 제 왼쪽 다리는 오스굿 슈레터라는 희귀한 불치병이 있더군요...
이 병은 그리 큰 병은 아니지만 적정 몸무게에 가까워지면 다리가 매우 쑤시고 심하면 걷기 싫을 정도로 아픕니다.
제 키가 172인데 몸무게가 55kg이 되면 다리가 걷기 싫을 정도로 매우 아프고 쑤셔서 저는 늘 조심하려고 노력합니다.
아무튼 다시 본론으로 돌아와서.....저는 이렇게 생기다만 애, 나사 빠진 애...덜 떨어지고 저능아라고 불리곤 하였습니다.
엄마한테서 말이죠.... 이런 애가 연기를 한다 했을 때 허망한 망상에 빠진 멍청이로만 여기시더군요.
하지만 전 그렇게 멍청이는 아닌지라 배우가 되고픈 저의 꿈을 수 없이 의심했고 그렇게 제 꿈에 대한 확실이 들 때까지
약 1년에서 1년 반의 시간이 걸렸습니다. 결과는 '나는 정말로 연기를 좋아한다'였습니다.
그렇게 3년간 엄마에게 제 진로에 대해 말했고 결과는 늘 한 귀로 듣고 흘리기였습니다. 하지만 고등학교 2학년 때
제가 제일 두려워하는 아빠에게 진로를 말했고 그 댓가로 몇 시간 동안 저는 맞아야만 했습니다. 매로 손바닥이나 발바닥을
맞는게 아닌 주먹과 발, 아빠 손에 잡히는 아무 물건, 욕설과 상처 주는 말들....정말 지옥 같았습니다. 저는 초등학교 시절부터
그렇게 맞아왔지만 역시 지옥과도 같더군요. 특히 제 꿈에 대한 모욕들은 정말인지 미칠 것 같았습니다. 그 지옥 같은 시간이
지나고 다행이도 아빠는 허락해 주셨습니다. 정말 기뻤습니다. 그래서 학원에서 열심히 했습니다. 시키는 건 마다하지 않고
무조건 바로 했으며 준비하란 건 바로 준비하고 뭐든 적극적으로 임했습니다. 그 결과 내성적이였던 제가 어느 새 외향적이고
사교성이 좋은 아이로 바뀌었습니다. 연기가 바로 절 바꾼거죠! 저는 변화한 제 모습에 힘을 얻어 더욱 노력했습니다.
대입 시험을 볼 때는 연기 이외에 특기라고 노래 혹은 움직임(춤이나 아크로바틱,무용)을 해야하는데 저는 정말 노래를 못하는지라 무용을 준비했습니다. 하지만 배우는게 느리고 몸도 뻣뻣해 우스꽝스러울 뿐이였습니다.
그래서 처음엔 마음고생이 심했습니다. 저같은게 할 수 있을지 의문이였습니다. 그래도 그런 생각은 잊어버리려 노력했고 제게
주어진 시간 동안은 최선을 다했습니다. 그 결과 무용 선생니께서 정말 지수가 용됬다면 칭찬도 해주셨고 뻣뻣했던 전 이제는
가로는 물론 세로까지 다리를 찢을 수도 있게 되었습니다. 이렇게 멋진 변화가 저에게 용기를 주었죠. 하지만 수시에서 연이은
대입 실패로 잠시 좌절하게 됬습니다. 하지만 금새 일어났습니다.
연영과는 과 특성상 지원하는 사람도 많고(연영과는 재수생이 가장 많은 과이고 비리도 좀 있는 과 입니다.)
너무 높은 대학을 지원한거라 저는 정시가 있으니 괜찮다고 자신을 위로 했습니다.
하지만 정시 원서를 쓸 무렵 집에선 갑자기 반대가 거세졌고 엄마와 아빠는 제가 재능이 없다고 포기하라 했습니다.
특히 엄마는 제게 대놓고 재능이 없다하고 tv 나오는 연예인들이 춤추고 노래 부를 때 마다 저것 좀 보라면서 넌 끼가 없어라
늘 면박을 주었으며 아빠는 자신이 원하는 스튜어디스과를 가지 않아 제게 니 인생은 니가 망쳤다고 독설을 뿜어댔으며
심지어 니가 돌대가리라(하지만 전 반에서 10등 안에 들었습니다..) 일부러 그런 쪽으로 가려는거 아니냐며 면박을 주셨습니다.
정말...... 아무리 제가 못났어도....입시생인 저에게 그렇게까지 하실 줄은 몰랐습니다... 저는 좌절했고 결국은 정시 원서를
3곳 밖에 쓰지 못 했습니다.(연영과는 기본으로 5개 이상 원서를 씁니다.) 게다가 3곳 중 거센 반대로 인해 시험은 한 곳만
보았고 저는 거기마저 떨어졌습니다. 정말 죽고 싶었습니다. 제가 미웠고 한심했습니다. 특히 제 연기가 형편 없는...소위 말하는 발연기가 아닌지란 의심이 들었습니다. 네, 저는 제 자신을 못 믿게된 겁니다.
배우는 기본적으로 자기 자신을 믿어야하는데 전 그런 기본적인 것도 갖추지 못하게 된 겁니다. 그런데 정말 웃긴건...
이런 절망에 빠졌는데도 연기를 포기하겠단 생각은 조금도 들지 않았습니다. 저에겐 '연기 포기=삶의 희망이 없음=> 죽음' 과
같았나 봅니다. 그래서 전 정신을 차릴려고 계획을 세웠습니다. '원래 연영과는 재수생이 많은 과다. 하지만 재수는 엄마,아빠께
피해가 간다. 그러므로 내가 일해서 한다.'이게 제 계획이 였습니다. 극단에 들어가도 되겠지만....극단은 작품을 연구하고 올리는 것이 주된 곳이라 가르침을 받기엔 다소 무리가 있어 제외했습니다.
아무튼 일자리를 찾고 있다가 문득 공허한 마음이 들어 침대에 누워있었습니다. 그러다가 얼마 전 배우수업이라는... 연기하는 사람들이라면 아는 유명한 책이 눈에 들어와 읽었습니다.
그러다가 우연히 경기대 스타니스랍스키 연기원이란 곳을 알게 되었고 오늘 날 유명한 배우들이 연기를 배우는 하나의 시스템
을 만든 연기의 아버지 스타니스랍스키의 교육 체제를 바탕으로 중대,한예종,러시아의 국민예술가와 공훈배우 등 외래강사진이
연기를 가르치고 2년 연속 거창연극대회란 대회에서 오로지 여기로만 연극 부분에서 중대와 동대를 제치고 상을 받은 곳이라
하여 저는 마지막 희망으로 그 곳으로 1월 31일....시험을 보러갔습니다. 하지만 저는 끝까지 운이 없는 사람인지.... 무용 연습을
하다 발목을 다쳐 특기를 할 수가 없었습니다.(실기 시험으로 자유연기,특기,구술면접을 봅니다.) 그래서 몹시 불안한 상태로
시험에 임하게 됬습니다. 자유연기를 먼저하고.... 드디어 특기를 할 차례가 되었습니다. 하지만 전 부상으로 할 수가 없었고
저는 어디서 그런 용기(라 해야할지 배짱이라 해야할지;;;)가 나왔는지 심사를 보시던 교수님들께 "제 특기는 원래 무용 입니다.하지만 연습을 하던 중 부상을 입게 되었습니다. 그런데 제가 잘하는게 두가지가 더 있습니다. 비록 지금 보이진 않지만 바로 보력과 끈기 입니다. 제가 합격이 된다면 바로 보여드리겠습니다!" 라고 지금 생각하면 오그라드는....;;; 말을 했습니다.
교수님들께선 어이없어 하시더군요...ㅎㅎ; 그리고 조초한 몇 일이 지나고 합격자 발표가 났습니다. 합격이더군요!!!
솔직히 전 이번에 탈락하면 숙식이 제공 되는 곳으로 일하러 출가를 하려 작정하고 있었거든요.... 그런데 합격했더군요.
비록 대학은 아닌 학점은행제지만 너무 좋은 학교고 등록금도 이백 만원 초반이라 결국 엄마,아빠도 허락하셨습니다.
그리고 제가 주말과 방학마다 알바해서 등록금에 보태기도 할거구요.^^
아무튼 지금 저는 설레는 마음으로 입학을 기다리고 있습니다.
그리고 이제 저는 그 어떤 어려움이 와도 금새 일어설 것 같습니다.
아마도 앞으로 제게 일어나는 어려움은 거의 연기와 관련 된 어려움이라 대입실패와 자신의 연기에 대한 불신이란 어려움을
이겨낸 전 금새 일어날 것 같습니다.
비록 남들이 부모님이 대학도 아닌 곳에 다닌다고 저를 비난하거나 낮게 본다해도
저는 연기를 배울 수 있고 나름 훌륭한 학교
(알고보니 여기 출신 선배님이 한국예술종합학교-연기과의 교수님이 되셨더라구요.)를 다닌다는 제 자부심과 열정은
앞으로 제 좋은 길동무가 될 듯 싶습니다.^^
이렇게 길고 엉망인 글을 읽어주셔서 감사합니다. 이렇게 쓰고 나니 뭐든 할 수 있을 것 같네요~ㅎㅎ
아,참고로 한국예술종합학교는 중앙대,동국대,한양대,서울예대 처럼 TOP인 학교예요~
첫댓글 저는요, 무대에서 춤 잘추고 머 그런분들도 좋지만요..
진짜 존경하는 연예인들은 따로 있어요.(그래서 어쩌면 제가 연예계를 잘 안보는지도 모르겠는데.ㅎㅎ)
그 연예인들의 비하인드스토리는 제겐 상관없어요. 어차피 배우는 연기로 먹고 사는 직업이니까요.
전 주인공에 빛나는 그런 역들보다는 30년 넘게 조연을 꾸준히 해온 분들을 더 좋아합니다.
주연보다는 조연을 더 많이 했다는것은 바로 신체적인 외모적인 조건에서 주연보다 딸린다는걸 의미합니다.(우리나라에서는..) 그치만 연기에 대한 자신의 소신을 믿고 30년넘게 연기생활을 해오신 분들의 노력이 절 더 감동하게 합니다.
그리고 그렇게 노력해온 분들의 연기에서는 .... 진짜 연기다운 연기가 나오는걸 느낄수 있어요.
연기자라고 해서 배우라고 해서 다..주연급..착한 연기자만 되라는법은 없습니다.
악역이 없으면 그 영화,드라마가 제대로 인기를 끌수 없으니까요.
그만큼 조연을 전 주연보다 더 중요하게 생각합니다.
이런의미에서 님의 노력으로 스스로 꿈을 이루신글 보고 감동 받았어요^^
꼭 님의 염원을 이루시길 바랍니다!! 힘내세요!!ㅎㅎ
감사합니다!!! 새벽에 그저 생각나는데로 두서 없이 쓴 글인데 감동 받으셨다니...너무 기쁩니다.^^
님의 꿈을 이루기위해 여러가지 노력한 흔적이 보이니까 제가 다 감동을 얻네요.ㅎㅎ
삭제된 댓글 입니다.
감사합니다...정말... 전 솔직히 제가 아주 쓸모없고 한심한 사람이란 생각이 아직까지 마음 한 구석에 남아있습니다. 하지만 정말...갸필드님의 댓글에 저도 괜찮은 사람인 것 같아. 눈물이 다 나오네요...정말 이렇게 글로만 감사드리기 아까울 정도로 갸필드님은 방금 제게 큰 위안과 힘을 주셨어요!!
갸필드님! 그냥 질문 하나 있어요^^
가필드는 들어봤어도 갸필드는 못들어봣는데..
어감상..혹시 프랑스어버전인가요^^;;
정말 갸필드님도 저도 힘내서 뜻을 이루면 좋겠어요~!!!^0^ 제 글이 누군가에게 위로와 감동이 됬다는 사실이 신기하기도 하고 기쁘네요.ㅎㅎ
이게 바로 님의 몸속에 만들어내는 엔돌핀이고 님의 인생을 살아나가는데 큰 힘이 될 에너지랍니다!! 항상 긍정인 마인드를 잃지 마세요!!ㅎㅎ
님은 진실로 용기있는 사람입니다!! 박수 쳐드려요!!ㅎㅎ
지금까지 해왔던것처럼!! 앞으로 불어오는 파도도 극복하시고
진짜 전국민의 가슴에 기억될수 잇는 그런 멋진 배우가 되시길 바랍니다!!ㅎㅎ
참고로 전 순돌이 아빠 임현식씨를 젤 좋아해요.ㅎㅎㅎ
외모가 아닌 그분에게서 뿜어져나오는 그 구수한 외모!!ㅎㅎ
아..진짜 넘 멋진분이에요!!ㅎㅎ
희망을 언제나 잃지 마세요!!
희망을 잃으면 꿈도 없어요!!
감사합니다!!! 감사하단 말론 부족한 만큼 제게 큰 용기를 주셨어요^^ 이 은혜는 잊지 않을 겁니다~!!
사실 처음 게시판에서 보고 들어올 때는..
그냥 대학에 떨어져서 낙담하는 학생들 중 한 분이시겠거니.. 하고 위로를 해드리려 들어왔어요..
근데.. 지금 글을 다 읽고 보니.. 위로가 아니라 존경을 보내야 할 것 같아요.
정말 훗날에 TV나 스크린에서 뵙게 될 것 같네요 ^^
사랑받는 배우가 되실 거예요. 힘내시고 용기를 잃지 마시길!! ^^
존경이라뇨~당치도 않아요ㅎㅎ; 그래도 기분은 너무 좋네요 ^^!!! 말씀 감사합니다~
저도 정말 제목보고 위로를 전해야 하는 글인가했는데 정 반대의 분이시네요!
자신의 꿈에 대한 확고한 신념이 있으시고, 또 그 꿈을 위해 끈기있게 노력하는 마음을 앞으로도 계속 유지할 수 있으시다면!!
정말 분명 원하시는 곳까지 오르실 수 있을거에요!!!
이제 출발점에 서셨으니 남은건 날아오르는 일일거에요!!
꼭 꿈을 이루시길 바랄게요!!!!!^^
반드시 유지할려구요~ㅎㅎ 감사합니다!!
저번에 지역방송에서 해주는 한국종합예술학교 무용과에 대해서 나왔는데.. 그곳에 들어가시다니!!! 훌륭해요!!!! 저도 낙담했는데 절실한 사람에겐 기회가 주어지더라구요. 그 기회를 발판삼아서 저절로 힘도 나구요. 우리 열심히 해서 자신이 원하는 직업 꼭 들어가도록 해요. 화이팅!
제가 한예종에 입학한게 아니라 제가 입학 할 학교 출신 선배님이 현재 한예종 교수님으로 계신다거구요~ 저는 경기대 스타니스랍스키 연기원에 붙은거예요.^▽^하지만 제가 다닐 곳도 한예종과 거의 같은 방식으로 수업하고 연기 배우기엔 좋으니 만족해요ㅎ ㅎ 응원 감사해요
정말 멋있는 글입니다. 내내 우울한 얘기일까봐 정말 걱정했어요. 그런데 마지막에 꼭 만화처럼 짠하고 좋은일이 생기니 저도 기분좋네요! 열심히하셔서 훗날 스크린에서 뵈요!
칭찬의 말씀 감사합니다!!^0^
저는 이제 고3졸업해 성인이 되는데 입시실패의 좌절을 겪을 것 같은 상황이라 이 말이 마음에 와 닿으내요 이 글 보고 더 힘내서 공부해야 되겠어요 화이팅이에요!
동까스님도 힘내세요!!! 감사합니다~ㅎㅎ
정말 대단하세요!! 자신의 신념을 끝까지 관철할수 있는 재범님의 의지력과 확고한 신념이 부럽습니다 ㅜㅜ... 하려고 하는 의지만 있다면 길은 언제 어디서나 나타난다고들 하죠!!! 재범님을 보니 그말이 딱 맞는것 같네요 ^^
감사합니다~ㅎㅎ 앞으로도 많은 어려움과 좌절이 있겠지만 계속 제 신념을 지켜가겠습니다!
저는 저희과에서 매년 하는 행사인 영어연극을 2년동안 했었어요. 공연 하나를 할 때마다 준비기간은 2개월정도지만...
2개월이라는 기간동안 발성, 연기, 발음 등 거의 모든 면에 신경을 써야 했어요...
할 때마다 내가 정말 연기에 소질이 없는 사람인가? 포기해야만 하나? 이런 생각까지 들었었습니다.
근데 그렇게 준비하고 나날이 발전하게 되고
결국 공연을 하게되면 (물론 아마추어의 공연이긴 하지만) 재미있게 봐주는 관객들의 눈을 볼 때마다
와! 진짜 내가 그동안 열심히 하긴 했구나 이런 뿌듯함과 보람이 들었어요 ㅋㅋㅋㅋ
지수님! 반드시 할 수 있으니 절대 포기하지 않으시고 원하시는 꿈 꼭 이루셨으면 좋겠어요!!!
감사합니다^^ 오늘 좋지 않은 일이 있었는데 댓글 보고 힘이 납니다 ㅎㅎ
정말 부러운 사람들이 꿈이 있는 사람들이에여 ㅠ 부럽네요