기도할 때 하나님은 성경을 떠오르게 해 말씀하시기도 하지만 내게만 하고 싶은 말씀도 주신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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교회 안에서도 결국 "침노하는 자가 빼앗는다"(마 11:12). 자기 희생으로 교회를 섬긴다느니, 교회에 나와준다느니 하는 건 실은 다 배부른 소리다. '이 교회를 통해 우선 내가 살아야겠다'는 절박한 동기와 필요성을 붙잡게 된 이들만 살아남는다. 이런 눈빛이 반짝반짝하는 이들은 실족하지 않는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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기도에서는 어떤 것도 하나님께 말할 수 있다. 기도의 자리에서 끄집어낼 수 있는 것과 끄집어낼 수 없는 것을 자꾸 구분하려 들면 그 자체가 기도를 잘 모르거나 기도가 잘 안 된다는 증거다. 기도에 오만 가지 주제가 다 떠오르면서도 입을 벌릴 때는 하나님의 임재로 자연스럽게 걸러지면 좋은 기도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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일상의 모든 순간에 주님으로 채워지길 바라는데도 열심히 일하거나 뭔가를 집중해서 읽거나 하다가 문득 주님을 생각하면 약간 어색하거나 서먹서먹하게 느껴지곤 한다. 예전에는 '뭘 그렇게까지 하나?' 하고 넘어갔을 법한데 요즘은 안 그렇다. 늘 뜨겁게 주님이 내 안에 항상 주님이시길 간구한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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하나님은 아무도 안 보는 곳에 아무도 연출할 수 없는 숨막힐 듯 아름다운 야생화들을 지천으로 전시해 두신다. 어떤 빼어난 장인이 그토록 정성을 들이고도 이렇게 마냥 숨겨둘 수가 있을까. 내가 믿는 성경 속의 하나님이 이런 하나님이시니 화려함을 좇는 그 누가 감히 그분을 온전히 알 수 있을까.
https://youtu.be/2td6pBpYzVc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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성숙한 진보나 성숙한 보수는 사안에 따라 진보적 목소리를 낼 수도 있고 보수적 입장을 견지할 수도 있다. 그러나 지금 한국에선 양극화된 진영논리로 인해 자기 진영 사람이면 어떤 도덕적 실책이나 편법적인 행위를 저질러도 감싸주고 합리화하기에 급급하다. 대통령이나 목회자들도 예외가 아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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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내 앞에서 행하라." 기도할 때 하나님은 성경을 떠오르게 해 말씀하시기도 하지만 내게만 하고 싶은 말씀도 주신다. 그 한 문장 한 문장은 마치 성경의 주석처럼 내 삶에 깊이 들어와 박힌다. 기도는 대화다. 하나님은 기도를 듣고 말씀으로도 응답하신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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찬양과 감사로 시작할 때 기도는 이미 절반 이상 응답되었다. 찬양과 감사에 응답하시지 않을 이유가 있을까. 하루 일들을 하나님께 아뢰고 그 중에 감사할 일 감사하고 회개할 일 회개하는 건 까다로운 일이 아니다. 누구든 삶이 있는 자는 기도할 수 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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매일 삶의 내용이 있는 사람은 모두 기도의 내용 또한 풍부히 가지고 있다. 그 하루 동안 하나님과 어떻게 동행했는지, 얼마나 그분의 사랑을 드러냈는지를 돌아보는 게 기도다. 그 삶의 현장들에서 하나님의 눈길과 음성을 자주 만날수록 기도가 더 깊어진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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기도는 내 삶이 하나님 앞에 진지하고 진실해지는 것이다. 기도는 주 앞에서 내 삶을 꾸려가겠다는 태도요 내 삶의 주인이 내가 아니라고 끊임없이 시인하는 것이다. 그래서 기도하지 않는 자보다 더 교만한 자가 없다. 기도하는 자보다 더 겸손한 자가 없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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기도할 삶의 내용이 분명히 있는데도, 내 힘만으로 감당치 못할 일 투성이인데도 사탄은 기도를 못하게 막는다. 기도를 거창한 종교적 사업처럼 만들려고 안간힘을 쓴다. 기도를 막는 사탄을 이기려면 친숙한 일상의 자리에 기도를 친숙하게 계속 접맥해야 한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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아직 하나님을 못 만난 이도 기도는 해야 한다. 욥기에 보면 하나님을 찾는 이도 그분께 도우심을 간구하라고 말한다. 성경에는 하나님을 찾은 사람과 찾는 사람, 비신자를 향한 말씀이 다 있다. 기도는 그 모두에게 주어진 일반은총 차원의 명령이기도 하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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구약성경을 자세히 읽어보면 하나님이 얼마나 정확하신 분인지 보게 된다. 그분이 언급하는 모든 일이 다 역사적 사실로 고증된다. 우리가 다 고증하지 못할 걸 아시면서도 그분은 진실만을 말씀하신다. 성경을 자세히 읽어보는 만큼 더 정확한 하나님이 보인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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각양 은사는 귀중하지만 구원과는 큰 상관이 없다. 신유와 방언과 예언, 온갖 지식과 말씀의 은사를 가져도 그에게 진정한 회개와 거룩의 삶이 없고 성령의 열매가 없다면 구원은 없다. 예수님은 마지막날 그에게 "난 널 모른다"(마 7:23)고 말씀하신다.
- 안환균 목사의 SNS에 수 년 전 오늘 나눈 단상 모음