인생은 아름다워(889) - 조선통신사 옛길 부산 – 서울 걷기 기행록(15)
- 임금님 표 이천 쌀의 고장에 들어서다(음성 금왕 – 이천 부발 37km)
10월 11일(월), 아침에 비 내리더니 낮에는 흐리고 선선하여 걷기에 좋은 날씨다. 오전 6시 반에 금왕읍의 숙소를 출발하여 전날 종료 지점인 관성마을로 향하였다. 관성마을에서 한 마장 지나면 생극면 관말마을, 그곳에서 오전 7시에 14일째 걷기를 시작하였다. 때맞추어 빗발도 가늘어진다.
관말마을 출발하며
관말마을은 지난봄 서울-부산 걷기 때 지나간 곳, 잠시 후 충청북도를 벗어나 경기도 이천시 율면 경계에 들어선다. 30여분간 지난봄에 걸었던 길 따라가다가 낯선 길로 접어든다. 율촌면 산성리, 석산리, 오성리 지나 율촌 초‧중‧고등학교(병설유치원도 함께)가 한 캠퍼스에 있는 정문을 지난다. 농어촌 현대화 시범학교로 지정된 케이스라란다.
율면 사무소 앞에 이르니 율면의 유래가 소상하게 적혀 있다. 밤이 많이 나는 지역이라서 정한 이름이라며 이런 내용이 적혀 있다.
‘율면이라는 명칭은 옛날 이 지역에 밤나무가 많았기 때문으로 본죽리에는 십이밤골이 있었다고 한다. 구전에 의하면 옛날 본죽리에 고부간 갈등이 심한 집안이 있었는데 시집살이를 참다못한 며느리가 지나가는 스님에게 해결방도를 묻자, 스님은 매일 시어머니의 밥에 밤을 넣어 먹이면 백일 안에 죽는다고 일러주었다. 며느리는 시어머니가 하루빨리 죽기만을 고대하며 밥을 지을 때마다 밤을 넣어 스님의 말대로 했는데도 죽기는커녕 오히려 건강이 좋아지고 동네방네 돌아다니며 며느리의 효심을 자랑하고 다니자 며느리는 자신의 잘못을 뉘우치고 열심히 시어머니를 봉양하는 효부가 되었는데, 밤이 기력회복에 탁월한 효능이 있음을 알고서 지혜를 발휘한 스님의 일화를 통해 율면은 밤이 많을 뿐만 아니라 효심이 지극한 인물이 많기로도 소문이 나있다.’
세 시간여 걸으니 장호원읍의 경계에 들어선다. 산길 소로를 따라 한 시간 넘게 걸어 이른 곳은 설성2리 마을회관, 천안의 김명중 씨가 이곳까지 찾아와 당일걷기에 합류하였다. 큰길에 접어들어 잠시 걸으니 상승대라는 군부대 앞을 지난다. 12시경 군부대 앞의 대로변 식당에서 점심식사, 멀리 찾아온 김명중 씨가 점심을 대접한다. 걷는 기간 세 차례나 합류한 것만도 고마운데 이래저래 감사.
12시 40분부터 오후 걷기, 차량들이 질주하는 도로변 따라 이천방향으로 걷는 길이 위험하다. 처음 걷는 코스, 위험한 길은 장호원읍 경계 지나 여주시 가남읍, 이천시 대월면, 부발읍에 이르기까지 이어진다. 이천은 예전부터 쌀 맛이 좋기로 유명한 경기미의 생산지, 도로변에 크게 걸린 표어는 ‘임금님 표 이천 쌀’, 걷는 길에 살핀 이천시는 첨단산업의 쌀로 알려진 반도체공장, 유명한 엘리배이터 공장과 대형아파트촌이 들어선 신도시로 발돋움하고 있다.
육교에 내건 임금님 표 이천 쌀
당초의 목적지는 부발 역인데 숙소가 있는 곳까지 시내쪽으로 2km쯤 더 걸어 오후 5시 도착, 14일째 37km를 무사히 걸었다. 나머지 이틀, 끝까지 안전하게 걷자.
* 동호인, 지인, 친지 등 여러 분이 걷기를 성원하고 힘을 실어준다. 오늘 받은 메시지를 덧붙인다.
‘걷는 길에 좋은 선배님을 만나셨다니 정말 좋은 기운 듬뿍 받으셨겠습니다.
하루에 34km를 걸으셨다고요? ^^;;하하하핫
대단한 체력이십니다. 오늘도 파이팅~~하세요^^
소녀 말 한필 내드리고 싶사옵니다. 다그닥 다그닥 다그닥~~~~!!’(글쓰기 무대의 카페지기)