나는 축구 선수 박 주영을 좋아한다. 물론 나 말고도 박주영을 좋아하는 팬들이 많이 있을 것이다. 나는 많은 사람들이 내가 좋아하는 박주영을 좋아하는 것을 또 좋아한다. 내가 박주영을 좋아하는 것은 물론 그의 축구실력이 맘에 들기 때문이다. 축구경기장을 넓게 볼 줄 아는 안목도 있고, 공격 중에 혼사서 만이 아닌 팀 플레이를 할 줄 알고, 그리고 시원한 슛팅도 맘에 든다.
지난 번 앙골라전에서 박주영이 한골을 집어 넣어지만 나는 그 골 이전에 비록 빗나갔지만 박지성의 패스를 받아 통쾌하게 슛팅을 날린 그 빗난간 그 슛을 더 좋아한다. 이것이 박주영의 진면목이기 때문이다.
가끔 감독이 박주영을 벤치에 대기시켜 놓을 때는 솔직이 맘이 아프다. 내가 좋아하는 박주영 선수가 그라운드를 뛰지 못하고 오랜 시간 벤치에 멀쑥하게 앉아 있으면 화도 나고 안쓰럽기도 하다. 역시 축구선수는 운동장에서 막 뛰어다니면서 볼을 차야한다. 나는 박주영이 뛰는 것을 좋아하지 박주영이 골을 넣은 숫자 그 자체를 좋아하는 것이 아니다.
만약 우리 팀이 지고 있을때 박주영이 운동장으로 나가 멋진 플레이로 통쾌한 슛을 날려 역전을 시켜 주길 간절하게 원하지만 골 자체 보다는 멋진 플레이를 좋아한다. 즉 내가 박주영을 좋아하는 이유는 멋진 플레이다. 즉 득점는 나중 문제이다. 멋진 플레이가 전제 되지 않는 득점은 사실 별로다.
나는 정치인 고건을 좋아한다. 그가 한국 정치를 제자리로 올려 놓을 수 있을 것 같기 때문이다. 정치판이 개판일때 고고하게 한말씀 해주길 바라고, 국민들이 절망할때 희망의 메세지를 만들어 줄 것으로 기대하고 있기 때문이다. 그렇게 하면서 대선때가 되면 대통령도 됐으면 좋겠다는 바램을 가지고 있다. 내가 박주영의 플레이를 좋아하는 것 처럼.
고건 전 총리는 아직 운동장에 안보인다. 게임이 개판인데도 아직 벤치에 앉아있다. 우리 팀이 페널티킥 반칙이라도 얻으면 그때 선수교체로 운동장에 들어와 그것을 차서 간단하게 골을 넣고 말겠다는 작전인가?
그런데 마치 우리팀이 지고 있고 후반전도 몇 분 안남았는데 운동장에 박주영이 안보이면 이거 미치고 환장할 일 아닌가? 모든 게임마다 열심히 뛰고 기회있을 때 마다 슛팅 날리고 하는 일이 쌓여서 박주영이 MVP가 되는 것이다.
3.1절에 이해찬이 골프를 쳐도 고건은 말이 없고, 국회의원이 부적절할 술자리로 온 나라가 떠들썩해도 고건은 말이 없고, 열린당이 지방선거를 위해 장관들을 착출해서 비난받고 있어도 고건은 말이 없다.
게임에도 출전하지 못하고 매번 밴치에 앉아있다가 MVP되면 뭐하나? 나는 그런 박주영이라면 좋아할 이유가 없다. 축구 팬들은 선수의 플레이가 맘에 들어야 한다. 만약 박주영이 운동장에서 열심히 이리 저리 달리지 않고 오직 한 골을 넣겠다는 욕심으로 상대편 골문 앞에서 우두커니 서 있기만 한다면 이걸 좋아할 팬들이 한 명이라도 있을까?
비록 공격수이지만 우리팀이 밀리면 재빠르게 우리쪽 수비지역으로 달려와 수비에도 가담하고 공격할 때는 또 최전방에서 골잡이로서 능력을 발휘하는 종횡무진할 수 있어야 팬들이 열광할 것이다.
정치인도 마찬가지다. 나는 아니지만 전여옥을 좋아하는 사람들은 그녀의 독설을 좋아하기 때문일 것이다. 유시민을 좋아하는 사람은 유시민의 일갈을 좋아하기 때문일 것이다. 누군가 누구를 좋아할 때는 좋아하는 대상이 지금 하는 일과 밀접한 관계가 있다.
이효리를 좋아하는 사람은 그녀의 미모와 흔듬이 맘에 들기 때문이고, 가수 보아를 좋아하는 사람은 그녀의 노래와 목소리 노래부르면서 추는 춤추기 폼이 맘에 들기 때문이다. 특정 가수나 배우를 특별히 좋아하는 것은 특정 가수나 배우의 노래나 연기력이 맘에 들기 때문이다. 마치 내가 박주영의 멋진플레이를 보고 그를 좋아하는 것 처럼...
그럼 고건을 좋아하는 사람은 2006년 3월 4일 현재 고건의 무엇을 좋아하는가? 침묵, 기다림, 아니면 미래에 대통령 될 가능성이 높아서?
미래는 그냥 미래다. 현재가 없는 미래는 허망한 것이다. 하루 하루 현실정치에서 서민들의 편에 서서 대중들의 편에 서서 서민대중들에게 희망의 메세지를 던져야 그것이 쌓여 2007년 12월 18일 눈오는 날 당선될 수 있다는 것이다.
2007년 11월까지 아무일 안하고 아무 말 못하고 있다가 대선에서만 당선되면 그것이 무슨 필요가 있으냐 이것이다.
박주영이 운동장에서 종횡무진 멋진 플레이를 보여주고 그 과정에서 멋진 슛팅이 성공해야지 그렇지 않고 상대편 골문 앞에서 업사이드 반칙 선 직전에 혼자서 서 있다가 운이 좋아 공이 날라오기만을 무식하게 기다리고 있다면 나는 박주영을 좋아하지 않을 것이다. 그건 또 선수가 할 짓이 못된다.
내가 고건을 좋아하는 이유는 그가 대통령 될 것이기 때문이 아니다. 대통령 명함을 갖는 것은 일종의 수단이지 결코 목적이 될 수 없다는 것이다.
국민에게 희망을 주는 것은 꼭 대통령돼서 청와대 앉아서 할 수 있는 것이 아니다. 대통령 못되더라도 하루하루 국민들에게 희망을 던지는 행동과 말을 할 수 있어야 한다는 것이다. 김영삼과 김대중을 좋아하는 사람들은 그들의 민주화 운동 즉 투쟁정신을 좋아한 것이다.
2007년 12월 이전의 대한민국 국민과 2007년 12월 이후의 대한민국 국민은 똑 같은 사람이다. 고건 전 총리가 대통령 되는 것은 수단이다. 국가와 국민이 잘 살 수 있는 그런 세상을 만드는 수단일 뿐이다.
그러나 서울에 살고 있는 고건 전 총리는 지금 수단과 목적을 혼동하고 계신 것 같다. 박주영이 운동장에 안 나오고 밴치에 전후반 모두 앉아만 있다면 비록 우리 팀이 승리했다고 해도 나는 즐겁지 못할 것이다.
내가 좋아하는 가수가 전혀 노래도 안부르고 방송출연도 없고 라디오에서도 노래 안 틀어 주면 어찌 그 가수를 줄기차게 좋아하겠는가?
대통령이 될려면 정치를 하는 것이다. 지금 고건 전 총리는 이미 정치를 하고 있다. 그런데 나는 아직 현실정치인이 아니라고 하는 것도 너무나 졸장부 같은 멘트다.
정당을 가입하든 안하든, 신당을 만들든지 안만들든지 간에 개인 고건은 차기 대권을 염두에 둔 정치인이고 지금하는 모든 것이 정치행동이다. 그런데 본인은 아직 정치인이 아니라고 강변한다. 왜 정당인이 아니면 정치 아닌가?
왜 정당이 없으면 이해찬 골프에 말하면 안되나? 왜 정당이 없으면 국회의원 술쳐먹고 헛지랄 하는 것에 한 마디 하면 안되는가? 방송출연 안시켜주면 노래부를 수가 없나? 국가대표 월드컵 대표 아니면 축구를 못하나? 영화주연 안시켜주면 배우 못하느냐 말이다.
왜 꼭 방송출연 시켜주면 노래하겠다고 하고, 월드컵 대표로 선발해주면 그때서야 공을 차겠다고 한다면 이것은 잘못된 것이다.
의사가 꼭 병원에서만 수술실에서만 환자를 다루는 것이 아니다. 일상 생활에서 어디서든지 위급한 환자가 있으면 그 현장에서 최선의 조치를 취하는 것이 진정한 의사다. 의사 본연의 자세가 뭔가 아픔사람 치료하는 것이고 건강을 진키는 일이다. 시간 장소는 중요한 것이 아니다. 만약 어떤 의사가 나는 병원에서만 환자를 본다고 우긴다면 문제있는 의사다.
정치인도 마찬가지다. 병든 사회, 병든 국가를 구하는데 꼭 청와대에 들어가서만 하는 것도 아니고 꼭 금뺏찌를 달고만 정치하는 것 아니다. 정치란 무엇인가?
결론이다. 이미 강조했지만 대통령이 되는 것은 수단에 불과한 것이다. 목적은 국민들에게 희망을 주는 것이다. 갈기갈기 찢기고 있는 이 사회를 통합시키는 일이다. 왜 꼭 대통령 자리 먹어야만 통합도 시킬 수 있고, 대통령 시켜줘야 국민들에게 희망을 줄 수 있다고 믿느냐는 것이다. 이것이 유감이다. 정당 선택, 신당 창당은 나중 문제이고 그것은 수단이다. 박주영이 어느 팀 소속으로가든지 나는 박주영을 좋아한다.
너무 중요해서 한 번 더 강조한다. 목적과 수단을 혼동하지 마시라. 대통령 당선은 수단일 뿐이다. 목적을 보시라. 그리고 입을 여시라!!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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