집 길목에 카센터가 생겼다. 운동화 수리를 맡기고 자전거를 타고 지나는 길에 아이나비 업그레이드가 얼마냐 물었는데
그냥 해 주겠다고 한다. 아마 새로 오픈하는 가게라 손님을 끌기 위한 써비스 차원인가 보다.
집으로 돌아와 점심을 먹고 아이나비를 들고 갔는데 우리 것은 오래된 것이라 불가능하고 새것은 27만원이라 한다.
블랙박스도 단절이 되어 부속품을 구할 수 없다 한다.
얼마나 젊은이가 잘 생기고 친절하고 싹싹한지 마눌은 아이나비와 블랙박스를 포기하고 새것으로 바꾸길 원한다.
그러나 나는 이제 사람들을 믿지 않는다. 송정리 농협 주유소 옆 아이나비 전문집에 가서 확실히 확인을 하고
결정하자고 하였다.
아이나비 전문집에서 2만원을 주고 업그레이드도 시켰고 블랙박스는 우리가 조작 미숙이라 그냥 재 사용이 가능해졌다.
집골목 카센터 젊은이가 너무 친절하고 싹싹하고 너무 순진해 보여 마눌이 홀라당 또 넘어갔다.
이 세상은 양의 탈을 쓴 이리떼들로 득시글 거린다.
오늘 내가 사람을 불신했기 때문에 거금 87만원을 절약했다.
마눌은 어디를 가도 純眞無垢해 보이는지 항상 바가지 당하기 선수다.
나 역시 지금까지 마찬가지였다. 이 세상은 순진무구하면 밥이 되는 세상이다.
많은 사람들이 우리의 도움과 신세를 졌지만 아직까지도 갚음을 하는 사람은 없다.
미국 49년! 초청을 하고, 회사를 맡기고, 영주권을 만들어 주고, 우리 집에서 3일. 7일, 30일, 6개월,
1년 신세를 지고도 한국 귀국 하루 밤을 초대하지 않는 사람들이 지금까지 대부분이다.
이 세상 모두는 뱀같이 지혜롭지만 비둘기 같이 순전한 사람은 없다.
오늘도 아이나비 27만원 블랙박스 60만원= 87만원을 사기당 할 뻔하였다.
아직 30대도 되지 않을 것 같은 새파란 젊은이가 최고급 사기꾼이다.이러한 세상에 너무 너무 화가 난다.
내일 날씨가 좋으면 귀국 후 2번째로 파크골프을 쳐야한다.
그런데 라운딩을 같이하고 싶은 사람이 남녀 통 털어 2명뿐이다. 운동도 서로 마음이 맞아야 즐겁고 행복하다.
타수를 속이는 사람. 쉬지 않고 잔소리를 하는 사람. 몰래 공을 옮기는 사람. 혼자서 걸어 나가는 사람.
온갖 짓을 다하는 사람들이 너무나 많아서 나갈 때 마다 불쾌할 때가 수년 동안 지금까지다.
동기 동창 노인대학 백 학장의 강권에 주 2회 정도 나가기는 하지만 그만 두고 싶은 생각이 너무 간절하다.
지금은 하루 자전거 2시간 탁구 한시간으로 운동량도 넘친다.
길티 총무와 유 목사 부인을 파크골프 레슨을 하기로 하였다.
길티 총무는 이화여대 영문과 출신으로 미국 생활 10년이다.
앞으로 인격과 인품이 있는 사람들로 모든 운동클럽을 만들어 보고 싶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