도붕해아(倒繃孩兒)
아기를 거꾸로 싸다는 뜻으로, 평소에는 능숙하게 잘하던 일도 급하거나 방심하면 실수할 수 있다는 것을 비유하는 말이다.
倒 : 거꾸로 도(亻/8)
繃 : 묶을 붕(糹/11)
孩 : 어린아이 해(子/6)
兒 : 아이 아(儿/6)
출전 : 사문류취전집(事文類聚前集) 外
송(宋)나라 인종 때 사람 묘진(苗振)은 어려서부터 열심히 학문을 닦아 경시(京試)에 4등으로 합격하여 관리가 되었다. 묘진은 무려 30년 동안을 관리 생활을 했다.
어느 날 조정에서 관직(館職, 숭문원(崇文院)의 벼슬) 시험을 공고하자 묘진도 이에 응시했다. 시험을 치르기 전, 묘진은 승상 안수(晏殊)를 만났다.
晏語之曰: 君久從吏事, 必疏筆硯, 今將就試, 宜稍溫習也?
안수가 그에게 말했다. “그대는 오랜 기간 관무(官務)에 종사했으니 글 쓰는 일이 상당히 생소할 텐데 연습을 좀 해야 하지 않겠소?”
振率然答曰: 豈有三十年爲老娘而倒繃孩兒者乎?
묘진은 경솔하게 대답했다. “삼십 년 산파가 설마하니 아기를 거꾸로 싸기야 하겠습니까?”
안수는 고개를 수그리고 미소만 짓고 말았다. 시험에 출제된 시제는 ‘택궁선사부(澤宮選士賦)’였다. 택궁은 옛날 황제가 활쏘기 연습을 하던 장소이자, 재능 있는 선비를 선발하던 장소이기도 했다.
묘진은 문장을 지으면서 온 천하에 왕의 땅이 아닌 곳이 없다는 뜻의 ‘보천지하 막비왕토(普天之下莫非王土)’를 쓴다는 것을 그만 실수하여 ‘토(土)’자를 빼고 ‘보천지하 막비왕’이라고 쓰고 말았다. 온 천하에 왕이 아닌 사람이 없다는 말이 되고 만 것이다. 결국 그는 낙방하고 말았다.
晏公聞而笑曰: 苗君竟倒繃孩兒矣!
승상 안수가 이 소식을 듣고 웃으며 말했다. “묘군이 결국 아기를 거꾸로 싸고 말았군 그래!”
이 이야기는 송나라 축목(祝穆)의 사문류취전집(事文類聚前集)과 위태(魏泰)의 동헌필록(東軒筆錄), 그리고 장사정(張師正)의 권유록(倦遊錄)에 나온다.
▶ 倒(넘어질 도)는 형성문자로 뜻을 나타내는 사람인변(亻=人; 사람)部와 음(音)을 나타내는 동시에 넘어지다의 뜻을 가진 到(도)로 이루어졌다. 넘어지다, 거꾸로를 뜻한다. 그래서 倒(도)는 ①넘어지다 ②거꾸로 되다, 반대로 되다, 뒤집다 ③실패하다, 도산하다 망하다 ④후퇴하다, 역으로 움직이다 ⑤마음에 거슬리다 ⑥몸의 상태가 나쁘다, 몸을 해치다 ⑦바꾸다 ⑧따르다, 붓다(액체나 가루 따위를 다른 곳에 담다), 쏟다 ⑨양도하다, 넘기다 ⑩이동하다, 움직이다 ⑪역으로, 거꾸로 ⑫오히려, 도리어 ⑬예상과 어긋나는 것을 말하는 경우에 쓰임 ⑭재촉, 힐문(詰問) ⑮양보(讓步) 따위의 뜻이 있다. 같은 뜻을 가진 한자는 넘어질 궐(蹶), 엎드러질 전(顚)이다. 용례로는 지는 해에 비스듬히 비치는 그림자를 도경(倒景), 쓰러져 허물어짐을 도괴(倒壞), 생육 중인 작물이 비바람으로 쓰러지는 일을 도복(倒伏), 길가에 넘어져 죽음을 도사(倒死), 거꾸로 촬영(撮影)한 모양을 도영(倒影), 거꾸로 매달림을 도현(倒懸), 가산을 탕진하여 내버림을 도산(倒産), 뒤바뀜을 도치(倒置), 순서에 의하지 않고 거꾸로 일을 행함을 도행(倒行), 엎어져서 넘어짐을 도전(倒顚), 몹시 꾸짖음이나 심히 욕함을 매도(罵倒), 눌러서 넘어뜨림이나 모든 점에서 월등히 우세하여 남을 눌러 버림을 압도(壓倒), 엎어져서 넘어짐이나 위와 아래를 바꾸어서 거꾸로 함을 전도(顚倒), 때리어 거꾸러뜨림이나 쳐서 부수어 버림을 타도(打倒), 심한 충격이나 피로 따위로 정신을 잃음을 졸도(卒倒), 기울어 넘어지는 것 또는 넘어뜨리는 것을 경도(傾倒), 배고파 쓰러짐을 아도(餓倒), 밟아 넘어뜨림을 천도(踐倒), 정신이 아뜩하여 넘어짐을 혼도(昏倒), 몹시 기뻐함을 흔도(欣倒), 지치어 넘어짐을 축도(築倒), 기울이어 다 쏟음을 경도(罄倒), 거꾸로 매달린 것을 풀어 준다는 뜻으로 심한 곤경이나 위험한 고비에 처한 것을 구제하여 줌을 이르는 말을 해도(解倒), 차례를 거꾸로 시행한다는 뜻으로 곧 도리에 순종하지 않고 일을 행하며 상도를 벗어나서 일을 억지로 함을 도행역시(倒行逆施), 무기를 거꾸로 놓는다는 뜻으로 세상이 평화로워졌음을 이르는 말을 도치간과(倒置干戈), 칼을 거꾸로 잡고 자루를 남에게 준다는 뜻으로 남에게 이롭게 해 주고 오히려 자기가 해를 입음을 이르는 말을 도지태아(倒持太阿), 배를 안고 넘어진다는 뜻으로 몹시 우스워서 배를 안고 몸을 가누지 못할 만큼 웃음을 봉복절도(捧腹絶倒), 주인은 손님처럼 손님은 주인처럼 행동을 바꾸어 한다는 것으로 입장이 뒤바뀐 것을 주객전도(主客顚倒), 관과 신발을 놓는 장소를 바꾼다는 뜻으로 상하의 순서가 거꾸로 됨을 두고 이르는 말을 관리전도(冠履顚倒), 일곱번 넘어지고 여덟번 엎어진다는 뜻으로 어려운 고비를 많이 겪음을 칠전팔도(七顚八倒) 등에 쓰인다.
▶️ 繃(묶을 붕)은 형성문자로 绷(붕)은 간자(簡字)이다. 뜻을 나타내는 실 사(糸; 실타래)部와 음(音)을 나타내는 崩(붕)이 합(合)하여 이루어졌다. 그래서 繃(붕)은 ①묶다 ②잡아 당겨 매다 ③감다 ④크다 ⑤으뜸 ⑥포대기, 따위의 뜻이 있다. 같은 뜻을 가진 한자는 묶을 흘(紇)이다. 용례로는 상처나 헌데 따위에 감는 소독한 얇은 헝겊 띠를 붕대(繃帶), 맺거나 맺히거나 함을 붕결(繃結), 흐르는 큰 물결이 서로 부딪쳐서 나는 소리를 붕발(繃渤), 아기를 거꾸로 싸다는 뜻으로 평소에는 능숙하게 잘하던 일도 급하거나 방심하면 실수할 수 있다는 것을 비유하는 말을 도붕해아(倒繃孩兒) 등에 쓰인다.
▶️ 孩(어린아이 해)는 형성문자로 뜻을 나타내는 아들 자(子; 어린 아이)部와 음(音)을 나타내는 글자 亥(해)가 합(合)하여 이루어졌다. 그래서 孩(해)는 ①어린아이 ②(마음이)어리다 ③달래다 ④어르다 ⑤사랑하다 ⑥(어린아이가)웃다, 따위의 뜻이 있다. 용례로는 어린아이를 이르는 말을 해제(孩提), 어린아이를 이르는 말을 해동(孩童), 어린아이를 이르는 말을 해아(孩兒), 두서너 살 된 어린아이를 해자(孩子), 젖먹이를 이르는 말을 해영(孩嬰), 어머니를 어린아이가 그리듯이 사모함을 해모(孩慕), 어린아이를 이르는 말을 영해(嬰孩), 어린아이를 이르는 말을 동해(童孩), 아이를 이르는 말을 아해(兒孩), 나이가 어린 사람을 이르는 말을 아해(阿孩), 향을 넣어서 차는 주머니를 향해(香孩), 어린아이를 이르는 말을 해제지동(孩提之童), 아기를 거꾸로 싸다는 뜻으로 평소에는 능숙하게 잘하던 일도 급하거나 방심하면 실수할 수 있다는 것을 비유하는 말을 도붕해아(倒繃孩兒) 등에 쓰인다.
▶️ 兒(아이 아, 다시 난 이 예)는 상형문자로 児(아)의 본자(本字), 齯(예)의 고자(古字), 儿(아)는 간자(簡字), 倪(예)는 동자(同字)이다. 兒(아)는 이를 강조하여 그린 사람의 모습으로, 간니가 다시 날 때쯤의 유아(幼兒)를 말한다. 옛날 사람은 臼(구)의 부분을 이가 아니고 젖먹이의 머리뼈가 아직 굳지 않은 모양으로 설명(說明)하고 있다. 그래서 兒(아, 예)는 어린아이의 뜻을 나타내는 말로 ①아이 ②아기, 젖먹이 ③젊은 남자(男子)의 애칭 ④나이가 어린 사람 ⑤어버이에 대한 아들의 자칭 ⑥명사(名詞)에 덧붙이는 조사(助詞) ⑦연약(軟弱)하다 ⑧약소하다, 그리고 ⓐ다시 난 이(예) ⓑ성(姓)의 하나(예) 따위의 뜻이 있다. 같은 뜻을 가진 한자는 아이 동(童)이다. 용례로는 어린아이를 아동(兒童), 아이 때의 이름을 아명(兒名), 남에게 자기 아들을 이르는 말을 가아(家兒), 길을 잃고 헤매는 아이를 미아(迷兒), 젖먹이를 영아(嬰兒), 어린아이를 유아(幼兒), 죽은 아이를 망아(亡兒), 어린아이를 기름을 육아(育兒), 부모없이 홀로 된 아이를 고아(孤兒), 아들의 아들을 손아(孫兒), 어린아이를 소아(小兒), 사내 아이를 남아(男兒), 혈기가 왕성한 남자를 건아(健兒), 어린아이를 해아(孩兒), 젖을 먹는 어린아이를 유아(乳兒), 지략이 뛰어난 젊은이를 봉아(鳳兒), 많은 사람들로부터 특별한 사랑을 받는 사람을 총아(寵兒), 모체 안에서 자라고 있는 유체를 태아(胎兒), 버림받은 아이를 기아(棄兒), 여성으로 태어난 자식을 여아(女兒), 아이를 돌봄을 간아(看兒), 아이를 낳음 또는 태어난 아이를 산아(産兒), 어린이와 바쁘게 돌아다니는 심부름꾼이라는 뜻으로 철없는 아이들과 어리석은 사람들을 이르는 말을 아동주졸(兒童走卒), 거지 애가 비단을 얻었다는 뜻으로 제 분수에 넘치는 일을 지나치게 자랑함을 비유해 이르는 말을 걸아득금(乞兒得錦), 우는 아이에게 젖을 준다는 뜻으로 무엇이든 자기가 요구해야 얻을 수 있다는 말을 읍아수유(泣兒授乳), 새 새끼의 주둥이가 노랗다는 뜻에서 어린아이를 일컫는 말을 황구소아(黃口小兒), 슬기와 재주가 남달리 뛰어난 젊은이를 일컫는 말을 기린아(麒麟兒), 권세와 이욕을 붙좇는 소인을 꾸짖어 이르는 말을 향화걸아(向火乞兒) 등에 쓰인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