가전업계가 사물인터넷(IoT)을 바탕으로 제품 간 연결성을 강조하고, 구독 서비스를 늘리며 충성 고객을 확보에 주력하고 있다. 올해 초에도 국내 가전업계 성장률이 둔화하는 등 코로나19 특수가 끝나가자 고객을 공격적으로 늘리기 보다 있는 고객을 유지하는 데 초점을 맞춘 것이다.
시장조사업체 GfK에 따르면, 올해 초 국내 가전 시장 성장률은 지난해 4분기에 이어 0%대에 머물렀다. 지난해 4분기에는 전년 동기 대비 0.9%, 올 1~2월에는 0.5% 성장에 그쳤다. 특히 대형 가전 시장 성장률은 전년 대비 -7.0%로 떨어져 정체가 두드러졌다.
가전업계는 지난해부터 성장률 둔화세가 감지됐다. 지난해 1분기 당시 전년대비 성장률은 19.4%였다가 2분기에 -0.4%로 감소했다. 이는 재작년 코로나19 바이러스가 확산하기 시작해 집에 있는 시간이 늘어나며 가전 수요가 증가한 것과 대조된다.
■ 삼성전자·LG전자, 자사 사물인터넷 플랫폼에 소비자 발 묶는다
삼성전자와 LG전자는 올해 인공지능(AI), 사물인터넷(IoT) 기술을 기반으로 한 제품 간 연결성을 강조하고 나섰다.
삼성전자는 지난해 1월 미국 라스베이거스에서 열린 국제전자제품박람회(CES 2022)에서 자사 사물인터넷 플랫폼 '스마트싱스(SmartThings)'를 바탕으로 한 '팀삼성(Team Samsung)'을 소개했다. 스마트TV, 스마트폰에서 스마트싱스 앱을 구동해 에어컨, 공기청정기, 냉장고 등 가전제품은 물론 조명, 커튼 등 생활용품까지 손쉽게 관리하는 식이다.
이어 지난달 30일 2022년형 스마트TV 신제품을 공개하며 기기 간 연결성을 한층 더 강조한 '캄 테크(Calm Technology)'를 내세웠다. 캄 테크는 사용자가 스마트 홈 기능을 신경쓰지 않아도 기기가 먼저 편리한 기능을 제공하는 기술이다. 일례로 집안 공기 질에 따라 공기청정기, 로봇 청소기가 알아서 작동한다.
당시 한종희 삼성전자 DX부문장은 "올해 신제품은 단순히 최고의 기술을 개발해 적용하는 것에 그치지 않고 고객 삶의 질을 실질적으로 향상시키는 데 목표를 뒀다"며 "새로운 사용자 경험 시대의 청사진을 제시할 것"이라고 말했다.
집안 가전제품을 사물인터넷 플랫폼에 연결해 소비자가 호환되지 않는 타사 제품을 배제하는 효과를 낸다는 분석이다. 애플이 아이폰, 맥북, 애플워치를 연결해 IOS 생태계를 구축한 것과 비슷하다.
LG전자는 사물인터넷 플랫폼으로 '씽큐(ThinQ)'를 내세웠다. LG전자 역시 씽큐 앱으로 로봇청소기, 스마트TV 등 가전을 제어한다. 조주완 최고경영자(CEO)는 지난해 말 임직원에게 보내는 신년 메시지에서 "LG전자가 고객에게'일상에서 당연한 선택'이자 '앞서가는 삶을 위한 선택'이 될 수 있도록 모든 관점을 소비자 입장에서 재해석할 필요가있다"고 말한 바 있다.
특히 LG전자는 씽큐 앱을 통한 업(UP) 가전으로 고객 유출을 방지하고 있다. 씽큐 앱 내 '업가전 센터'에서 가전제품 소프트웨어 업데이트를 지원하고, 별도 부품을 장착해 제품 기능을 더하는 하드웨어업데이트도 진행한다.
■ 가전도 '구독 경제' 형태로 충성 고객 확보
이와 함께 가전업계는 구독 경제트렌드에 맞춰 렌탈 서비스를 늘리고 있다.
LG전자는 이달 휘센 에어컨 렌탈 서비스를 시작하며 프리미엄 가전 구독 영역을 넓히고 있다. LG전자는 렌탈 누적 계정 수가 최근 4년간 연 평균 34% 증가했다고 밝힌 바 있다. 현재 정수기, 공기청정기, 스타일러 등 가전 12종을 렌탈 서비스로 제공하고 있다.
삼성전자는 SK매직과 협력해 가전 렌탈 서비스를 내놓았다. 세탁기, 에어컨, 냉장고 등 가전 6종을 제공한다.
필수 생활 가전 외에도 가전업계는 신개념 제품 영역을 발굴할 때도 렌탈 서비스를 적극 도입했다. LG전자는 가정용 식물재배기 '틔운' 렌탈 서비스로 월 이용료를 내면 제품과 함께 씨앗 키트를 정기 배송한다. 삼성전자는 신개념 조리기기 '비스포크큐커'를 출시하고, 삼성 닷컴 내 큐커 식품관을 만들었다. 밀키트를 포함한 식료품을 구독하면 큐커를 할인 판매한다.
렌탈 서비스는 구독 경제 일종으로 '자물쇠 효과(lock-in)'로 이어진다는 분석이 따른다. 자물쇠 효과는 소비자가 상품·서비스를 정기적으로 받는 데 익숙해지면 자물쇠를 채운 듯 해당 서비스만 찾게 된다는 뜻이다.
윤상은 기자(sangeun@zdnet.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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