우리 역사를 통째로 오랑캐들에게 바친 자들,
역사를 폐기하고 오염시킨 자들에게 준엄한 심판을 요청한다
대역죄인, 역사의 법정에 서다, 배상열, 진덕여왕, 기소유예, 신라의 달밤, 형사사건, 재판에회부, 선덕여왕
《대역죄인, 역사의 법정에 서다》는 우리 과거사를 치욕으로 점철시킨 역사상의 인물들을 돌아보는 책이다. 백성을 올바로 이끌고, 지도자로서의 의무를 제대로 이행해야 할 자들이, 자신들의 임무를 망각함으로써 일어난 역사상의 사건 사고들. 대한민국 반만년의 역사 속에서 과연 어떤 일들이 벌어진 걸까? 그리고 이런 일이 벌어지도록 주도한 자들, 방조한 자들, 그로 인해 피해를 입은 사람들은 누구일까? 책임을 방기한 자들을 역사의 법정에 소환하는 것은 저자의 몫이며, 그들에게 형량을 구형하는 것은 독자의 몫이다.
역사의 법정에 소환될 인물은 누구인가
저자 배상열은 자신의 의무를 이행하지 않고, 백성들을 고통스럽게 만든 자들을 낱낱이 고발한다. 기소 대상은 비단 왕뿐이 아니라 권력의 중심부에 있었던 모두이다. 그릇되게 자신의 힘을 행사한 왕비와 신료들도 모두 포함된다.
먼저 삼국 시대에서 기소된 자들은, 고구려를 멸망으로 이끈 영류왕, 나라를 위험에 방치한 의자왕, 해양대국의 미래를 꿈꾼 장보고를 암살한 자들, 그리고 당나라에 비굴했던 진덕여왕이다. 이들은 하나같이 자신의 역량을 알아보지 못하며, 결국 나라를 도탄에 빠뜨렸다. 이것이 그들이 기소된 이유이다.
고려의 법정에는 선 것은 사리사욕을 위해 천륜을 배반한 천추태후, 자신의 기득권을 위해 역사를 날조한 김부식과 개경파, 나라를 혼돈 속으로 몰아넣은 무신들, 그리고 공민왕을 암살한 자 등이다. 이들은 지도자로서의 도리를 망각하고 부끄러운 짓을 서슴지 않았으며, 끝내 중국 중심의 사관으로 우리나라의 역사를 날조했다. 국가의 자주성을 내팽개친 이들의 목적은, 오로지 자신의 권력을 지키는 것이었다.
조선에서 소환된 인물은 스스로를 야만족으로 칭하며 사대와 굴종을 행한 세종 시대의 문신들, 스스로 역사의 기록을 말살한 세조와 예종, 그리고 외척이라는 권력을 휘두른 문정왕후와 윤원형, 비겁했던 선조와 그가 총애한 원균, 역사를 날조하여 재구성한 혜경궁 홍씨 등이다. 시대를 거듭해도 여전히 사대에 충실한 사람들은 존재했으며, 여전히 기득권층에 머물며 우리나라를 비하했다. 이들과 더불어 왕의 권위를 휘두르고자 온갖 음모를 획책한 외척 세력들도 나라를 혼란 속에 밀어 넣은 건 매한가지다. 또한 전란 속에서 지도자로서의 임무를 망각하고 제대로 처신하지 못한 왕 선조와 그의 무능한 신하, 가장 가까운 사람들을 매도하여 자신을 역사의 피해자인 양 가장한 혜경궁 홍씨도 빠뜨려서는 안 될 것이다.
반역의 역사는 반복되는가
https://youtu.be/8GKHmJ6h9rM
삼국 시대, 고려, 조선 등 총 3개 장에 걸쳐 저자는 역사의 반역자들을 소환하고, 나름의 형량을 구형한다. 물론 그것이 적합한지 판단하는 것은 독자가 생각해야 할 것이다. 이즈음 저자가 제기하는 것은 이런 역사의 반역자들은 지금까지도 존재한다는 것이다. 권력을 남용하여 백성, 즉 국민을 괴롭히는 것은 과거부터 지금까지 계속되고 있다. 과연 지배와 군림의 의무와 권리가 남용되지 않는 세상이 올지 저자는 우려하며, 그런 역사를 되풀이하지 않기 위해 역사의 범죄자들을 법정에 소환하였다.
책속으로
삼국 시대에서 마지막으로 기소할 자는 해상왕海上王 장보고張保皐(?~846)를 죽인 자들이다. 바다가 황폐할 정도로 날뛰는 해적들을 제압하여 평화를 파종하고, 부를 가져다준 위대한 영웅들을 죽인 자들은 어이없게도 같은 신라인이었다. 조국의 칼에 의해 뜻을 이루지 못하고 역사의 이면에 매장된 영웅의 이름이 더욱 애틋하지만, 약간의 지면이나마 할애하여 그를 다시 조명하고자 한다. 73
조선의 제 11대 왕 중종中宗의 두 번째 아내이자 13대 왕 명종明宗의 생모였던 문정왕후文定王后는 왕을 마음대로 부리고 백성을 도탄에 빠뜨렸다. 여왕이라도 해도 손색이 없을 정도였으며, 실제로 주변에서는 그렇게 부르기도 했다. 문정왕후가 여왕처럼 행세하게 된 인과를 살펴보도록 하자. 263