하루도 쉬운 날이 없고 거저먹는 날이 없지만 나이 쉰 넷의 끝자락에 입문한
일터는 하나님이 보우하사 우리나라 만세를 불러야할 꿈의 직장입니다.
6시에 일과를 마무리 하고 종무식을 위해 회사 근처 수원 갈비 집으로 헤쳐
모였습니다. 범띠 사모님이 불가리 풀 세트로 멋을 내고 수빈, 진선이랑 팀을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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만들었고, 저는 신입 아빠 주환 이랑 나란히 앉아 작정을 하고 모가지 떼를
벗겼습니다. 이게 얼마만의 회식인지 모르겠습니다. 시어머니 죽고 처음입니다.
오늘이 제 신입 환영이라고 생각하렵니다. 차린 것은 없지만 많이들 드시라.
수빈이가 어제는 감기 몸살로 다 죽어갔는데 다시 기운을 차리고 건배를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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하는 것을 보니 다행입니다. 수빈 이는 우리 에스더 캐릭터를 빼다 박았습니다.
남자를 별로로 생각하는 것이나, 똑 부러지는 카리스마가 장난이 아닙니다.
그러니 어지간해서 남자가 붙을 리가 없지요. 나는 수빈이가 23살을 좀더
발전적으로 보냈으면 좋겠습니다. 회사 끝나고 알바를 할 것이 아니라 대학을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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다녔으면 싶은데 조심스러워서 말을 꺼내지 못했습니다. 언제 날 잡아서 진지
하게 이야기를 한번 하고 싶은데 월권 같기도 하고, 내 자식 한태도 쉽지 않은
무거운 얘기를 한다는 것이 조심스러워 관망하고 있습니다. 바라기는 수빈이가
모든 환경을 극복하고 당당한 사회의 구성원으로 성장하기를 기대해봅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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수빈이 그레이. 갈비를 제가 한 2인분, 육회 한사라, 홍어무침 두 접시, 그리고
소맥을 10잔정도 마셨는데 낫 띵 입니다. 선무당이 사람 잡는다고 술도 못하는
놈이 이리 막 들이마셔도 되는지 모르겠습니다. 모타리가 그 닥 크지 않은 유 씨
형제가 차례로 연설을 하는데 둘 다 말 못하는 것은 똑같습니다. 그렇지만 제가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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전망하건데 조만간 안성에 젊은 기업가 한 명 나올 것 같습니다. 물론 그 동력은
코리아 모터스가 될 것입니다. 아직 모든 것이 어설프고 체계가 부족하지만
그래도 40대에 이만한 회사를 일궈낸 것은 아무나 할 수 있는 일이 아닐 것입니다.
우리 사무실은 인원이 20명쯤(서브인원) 되는 자동차 관련 중소기업입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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안성에 55개 정도 되는 정비업체 중 단연 탑이라고 봅니다. 우리 회사 명칭이
코리아 모터(주)인지 T-station(주)인지 저도 헛갈리지만 앞으로 장래를 생각
한다면 현대나 삼성처럼 두 자로 가야할 것입니다. 예컨대 SL(주)말입니다.
우리 회사는 Chevrolet판매, 자동차, 검사소, 자동차 정비, 한국타이어 이렇게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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4개의 섹션이 있습니다. 오너가 Chevrolet안성지점을 운영하고 T-station은
동생인 부사장이 총괄합니다. 그렇지만 저는 진즉에 우리 회사 회장님은 사모님
이라고 보았습니다. 모르긴 해도 우리 회사의 동력 중 70%는 사모님의 공덕으로
돌아간다고 생각하는데 동의하지 않아도 상관없습니다. 살림, 시댁, 자녀, 그리고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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퍼스트레이디까지 저런 똑 부러진 부인을 데리고 사는 남자는 무슨 복인지 아시나요?
1시간 쯤 술잔들이 부닥쳤고, 노래방을 가냐, 나이트를 가냐, 그것이 문제로다.
그 사이 시종일관 마구 퍼마시던 진선이가 GM대우 부장을 잡고 무슨 애기를 하는지
너도 모르고 나도 모르고 아무도 모릅니다. 아마도 잘하자는 이야기일 것입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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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그래 잘해라. 누가 말리냐? 우리 악당들은 2차로 노래방을 가서 신나게 놀았어요.
그런데 몇 시간 동안을 고름 준 인간이 가재 눈 도준 이입니다. 길거리에 노총각
도준 이가 쓰러져서 110사이즈 두 명이 들쳐 업고 한밤중에 난리브루스를 쳤습니다.
그래도 평소 품행이 단정한 직원이라서 넘어갑니다. 아마도 도우미를 불렀을 것이고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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노래방에서 논 이야기는 사전 검열상 자르겠습니다. 32만원을 미스터 스마일 부장이
결재했고 우리는 3차로 마지막 당구 혈전까지 끝 짱 막장 송년회를 진탕 즐겼습니다.
우리 110kg 막내가 집에 가지 않고 끝까지 남아 자기 디비전 목을 다 했습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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그러고 보니 판금, 대우, 영업, 검사까지 각1명씩 민족중흥에 역사적 사명을 띠고
회사 송년회를 사수한 셈입니다. 우리 팀장 용 우는 노는 것이 귀엽습니다.
집에서, 회사에서, 얼마나 스트레스가 많으면 저렇게 풀까요? 내년 미스터 스마일은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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우리 용 우 팀장을 강력 추천합니다. 그나저나 우리 도준 이는 언제 알-콜을 이렇게나
많이 쳐 마셨나 모르겠습니다. 완전 개구리가 되어 길거리 쇼를 벌이고 있는 애를
메고 우리 4층 아파트에 내 팽겨 놓고 왔습니다. 내일 술 깨면 숙박비에 휴대폰 보관비
까지 톡톡히 받을 것입니다. 실은 오늘 나이트를 갈 뻔 했는데 못가서 서운합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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어젠가 그제, 일 때문에 평택 호박나이트클럽에 갔었습니다. 듣자하니 12시 이전까지는
아줌마와 꼰대들이 오고 1시는 넘어야 뉴 페이스들이 들어온다고 합니다. '텐 프로'나
'박카스,' '돈 텔 마마'같은 유명 업소들이 나자빠지는 마당에 '호박'만이 유일하게 건재
하고 있는 비결이 뭘까요?
2017.12.30.sat.악동