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봄 주꾸미, 가을 낙지'라 했던가.
주꾸미는 도다리와 함께 봄철 미가가을 돋우는 대표적인 해산물이다.
수온이 따뜻해지는 이맘때, 새우먹이를 찾아 서해안으로 몰려드는데 알이 가득하고 살이 통통하다.
맛도 최고다.
낙지보다 연하고 달다.
쫀득한 식감이 문어를 넘볼 정도다.
거기에 영양까지 좋으니 더없는 제철음식이다.
살짝 데쳐서 초고추장에 회로 먹거나 소금구이, 양념구이로 먹는 맛이 일품이다.
야들야들하고 탱탱하면서도 부드럽게 오돌거리는 그 오묘한 미감..
'주꾸미의 진미는 몸통'이라는 사람도 있다.
오독오독한 알과 쫄깃한 몸통 살, 짙은 바다 양의 먹물과 내장이 더해지기 때문이란다.
몸통 속의 알은 흰 쌀밥을 닮았다.
삼겹살과 함께 먹는 '쭈삼불고기', '꼼장아'와 함께 먹는 섞어구이도 별미다.
주꾸미는 타우린의 보고로 불린다.
타우린은 콜레스테롤 수치를 낮춰 주고 혈액순환을 원활하게 해 준다.
치매 원인물질인 베타아밀로이드를 조절하고 인지세포를 활성화 한다는 연구 결과도 나와 있다.
간장 해독 기능까지 뛰어나다.
저칼로리이면서 필수아미노산이 풍부하니 다이어트 식품으로도 인기다.
주꾸미 먹물이 암세포 증식을 막고 위액 부비를 촉진시키는 효과도 있다고 한다.
머리처럼 생긴 게 몸통이라는 걸 아는 사람은 의외로 많지 않다.
몸통에 다리가 붙어있다고 해서 頭足類(두족류 cephalopoda)라 부른다.
주꾸미는 낙지와 함께 문어과로 분류된다.
다리는 여덟개다.
그래서 八脚目이다.
같은 연채동물이라도 갑오징어, 한치, 꼴뚜기, 등 오징어과는 다리가 10개인 十脚目이다.
그런데 서양에서는 다리가 아니라 팔(arm)로 十脘目, 八脘目이라는 번역어는 거기서 나온 것이다.
주꾸미는 그물이나 소라.고둥 껍데기를 이용해 잡는다.
껍데기들을 줄에 묶어 바다 밑에 가라앉혀 놓았다가 다음날 끌어올리면 그 속에 주꾸미가 하나씩 들어 있다.
서해안에서는 요즘 축제가 한창이다.
'2016 신비의 바닷길 주꾸미,도다리 축제'가 18일 충남 보령 무창 포항 일대에서 시작됐다.
다음달 10일까지 이어진다.
서천에서도 오는 26일부터 다음달 8일까지 '동백꽃 주꾸미 축제'가 열린다.
마량리 동백나무 숲 인근에서 아름다운 마량포구의 일출과 일몰을 덤으로 즐길 수 있다.
서해까지 갈 수 없다면
서울 용두동 주꾸미특화거리
천호동.
성내동 주꾸미 골목,
마포 먹자골목,
인천 만석동 주꾸미 거리를 찾는 것도 한 벙법이다. 고두현논설위원