강화도 갯벌
우리나라 최대 규모 연안습지
유형 : 갯벌(Tidal Flat)
행정 구역 : 인천광역시 강화군 남단
GPS 좌표: 북위 : 37˚33´44˝~37˚38´25˝, 동경 : 126˚28´21˝~126˚35´06˝
목차
갯벌은 어떻게 만들어졌나?
갯벌의 구분 및 갯벌 생태계
갯벌은 자연의 콩팥
강화도 갯벌의 표층퇴적상
갯벌의 개발과 보존
강화도 갯벌은 강화도 남단 길상면·화도면 연안에 인접해서 발달한 갯벌을 가리킨다. 김포에서 48번 국도를 타고 강화도 방면으로 가면 356번 지방도로를 만난다. 이 지방도로 진입한 후, 초지대교를 건너 동막해수욕장 방향으로 가다보면 해안가를 따라 광활하게 펼쳐진 갯벌을 볼 수 있다.
강화도 남단 지역은 경기만 해역으로서 황해의 해수가 한강, 임진강, 예성강 등을 통하여 유출되는 담수에 의하여 희석되어지는 염하구환경이며, 갯벌의 발달 형태 또한 복잡하게 나타나고 있다.
강화도 갯벌은 347.4㎢에 이르는 광대한 면적의 갯벌로 우리나라 서남해안 간석지의 11.4%, 경기도 간석지의 41.1%를 차지하고 있다(고철환, 2004). 최근 들어 갯벌의 경제적·생태적 가치의 중요성이 증대되면서 갯벌에 대한 새로운 인식의 전환이 이루어졌고, 개발보다는 보존이 더 중요하다는 시각이 차츰 확산되고 있다.
갯벌은 어떻게 만들어졌나?
갯벌 또는 간석지(tidal flat)는 조류에 의하여 운반되는 점토·실트 등의 세립물질이 일반적으로 파랑의 작용을 적게 받아 잔잔한 해안에 퇴적됨으로서 생기는 평탄한 지형을 가리킨다. 갯벌은 만조시에는 침수되나 간조시에는 대기 중에 노출되는 것이 특색이다. 갯벌의 발달에는 조차가 심하고 거파의 영향이 적고 해저 경사가 비교적 완만하여야 하는데, 우리나라의 황해안은 이 조건을 모두 갖추고 있어 세계적인 갯벌 발달 지역 중의 한 곳이다.
현재로부터 약 18,000년 B.P.(Before Present) 쯤에는 해수면이 현재보다 120~140m 정도 낮았었다. 그리고 대략 10,000년 B.P. 쯤부터 6,000년 B.P. 쯤에 이르는 사이에는 해수면이 급격히 상승하였다. 해수면이 대략 현재의 위치에 도달한 것은 6,000년 B.P. 쯤이며, 그 이후에는 현 해수면 내외의 고도에서 미변동을 계속하여 온 것으로 알려졌다. 오늘날 갯벌이 형성되어 있는 대소의 만입지나 큰 강하구의 삼각강(estuary)은 모두 이때의 해수면 상승에 따른 침수에 의해 생긴 것이다.
갯벌이 형성되려면 후미나 내만(內灣)으로 어느 정도 폐쇄되어 해안을 침식하는 파랑의 작용이 약해야 하고 유입 하천에 의한 토사의 퇴적작용이 있어야 한다. 또 간조 때 노출되는 평평한 부분이 넓게 펼쳐지려면 조차가 커야 하며 모래나 펄이 쌓이기 위한 오랜 시간이 필요하다.
갯벌은 강과 바다가 만나는 곳에 규모의 크고 작음은 있어도 반드시 나타난다. 따라서 하천은 갯벌이 형성되기 위한 중요한 조건이다. 유입 하천은 토사를 운반 할 뿐만 아니라 풍부한 영양염류나 기타 해산동물(海産動物)의 먹이가 되는 유기쇄설물(有機碎屑物)을 육상으로부터 간석지에 공급한다는 측면에서 매우 중요한 역할을 수행한다. 따라서 갯벌은 큰 강과 연결되는 중조차 또는 대조차 해안의 하구역이나 내만, 석호(潟湖) 등의 반폐쇄적인 환경에 잘 발달한다.
우리나라 갯벌은 캐나다의 동부 해안, 미국의 동부 해안과 북해 연안, 아마존강과 더불어 세계 5대 갯벌 가운데 하나로 손꼽힌다. 특히, 우리나라 서남해안은 조차가 크고 바다가 얕으며, 규모가 큰 강 들이 많이 유입되고, 해안선이 복잡하며, 섬들이 많아 갯벌 발달에 유리한 모든 조건을 갖추고 있다.
갯벌의 구분 및 갯벌 생태계
우리는 흔히 갯벌이라면 황해안과 남해안에만 있다고 생각한다. 하지만 실제로 갯벌의 정의가 '밀물과 썰물의 사이에 대기에 드러나는 부분'을 말하므로 동해안에도 매우 좁지만 갯벌이 존재하며, 전 세계의 모든 연안환경에 갯벌은 다양한 넓이와 형태로 분포한다. 갯벌은 조차, 지형, 에너지/공급물질 및 퇴적물 분포에 따라 분류 할 수 있다.
퇴적상에 따른 분류를 보면, 먼저 퇴적물이 주로 평균 0.2~0.7㎜의 모래질이 90% 이상을 차지하는 사질(모래) 갯벌이 있다. 대표적인 지역으로는 백령도의 사곶해빈, 영광군 염산면 두우리 일대 갯벌, 안면도 바람아래 갯벌 등이다. 다음으로 모래질이 차지하는 비율이 10% 이하에 불과하나 반대로 펄 함량이 90% 이상에 달하는 점토질(펄) 갯벌이다. 주로 평균 입자의 지름이 0.031㎜ 정도인 강화도, 순천만, 벌교만 갯벌이 이에 속한다. 마지막으로 모래와 펄이 각각 90% 미만으로 섞여 있는 갯벌을 혼성 갯벌 또는 모래펄 갯벌이라 불리며, 인천 송도 및 천수만 주변 갯벌이 대표적이다.
갯벌은 만조선과 간조선을 기준으로 조상대 갯벌, 상·중·하부조간대, 조하대 갯벌로 구분한다. 퇴적물의 입자 크기는 조간대의 높이에 따라 차이가 나타나는데, 보통 육지에서 바다 쪽으로 갈수록 조립화하는 경향을 보인다.
갯벌은 자연의 콩팥
갯벌은 환경·생태학적 측면에서도 매우 가치가 높은 지역이다. 갯벌은 육상생태계와 해양생태계를 연결하는 점이대 지역으로 두 생태계의 완충기능을 가지고 있다. 갯벌의 기능 중 중요한 것은 자연정화 활동으로 흔히 갯벌을 '자연의 콩팥'이라고 부른다. 갯벌에 서식하는 많은 생물들은 염생식물과 함께 하천에서 바다로 유입된 육상의 오염 물질을 분해하는 정화조와 같은 역할을 한다.
다시 말해, 갯벌이 사라지면 우선 해안 양식장 어패류가 피해를 입고, 장기적으로는 해양자체가 오염되는 피해를 입는다. 황해안 지역에서 적조가 거의 발생하지 않는 것은 갯벌의 정화 능력이 매우 뛰어나다는 사실을 입증한다. 규조와 같은 식물성 플랑크톤이 광합성으로 배출하는 산소량은 지구에서 만들어지는 산소량의 약 70%라고 한다.
이렇게 갯벌은 뛰어난 자정 능력을 가진 생태계로서 무한한 가능성을 지닌 곳이다. 이런 갯벌에 지속적으로 인위적인 힘을 가한다면 해양 생태계는 결국 파괴라는 운명을 맞을 수밖에 없을 것이다.
강화도 갯벌의 표층퇴적상
강화도 남쪽해안과 옹진군 장봉도, 지도 및 신도의 북쪽 해안에 걸쳐있는 강화도 갯벌은 우리나라 서해안에서 가장 규모가 큰 갯벌 중의 하나이다. 즉, 강화도 갯벌은 규모면에서 북한지역의 갯벌과 연결 될 뿐만 아니라, 강화도 북서쪽 갯벌 모두가 북한에서는 규모가 큰 갯벌의 하나로 볼 수 있다. 따라서 강화도 지역의 갯벌은 동서남북 어디에서나 볼 수 있어서 갯벌의 섬이라고 할 수 있다. 북으로는 매봉산 끝자락인 해주항에서 시작하여 연평도와 강화도, 교동도를 연결하는 해안이 모두 갯벌이며, 남으로는 장봉도, 영종도, 용유도, 무의도로 연결되어 있다. 강화도 갯벌에는 한강에서 유입되는 각종 오염물질들이 유입되며, 이곳에서 분해되고 그 오염농도가 줄어 든 후 먼 바다로 퍼져 나간다. 강화도 갯벌은 자연정화 역할을 하는 중요한 장소이다(고철환, 2004).
강화도 지역의 조석은 전형적인 반일주조로 최대조차가 약 9m에 이른다. 이곳에는 한강과 임진강 등으로부터 많은 양의 육성 퇴적물이 유입되어 하구형 갯벌을 이루면서도 삼각주 환경과 전이적인 특성을 보이고 있다.
강화도 갯벌은 동서로는 최대 10㎞, 남북으로는 최대 5㎞의 폭을 가지고 있다. 동막리의 동쪽에 분포하는 점토질 갯벌에서는 조류세곡이 잘 발달한다. 경사도는 동막리 앞 갯벌에서 1/462, 여차리 앞 갯벌에서 1/1,059, 장화리 앞 갯벌에서 1/618과 장봉도 북단에 형성된 갯벌에서 1/606로 상대적으로 높은 편으로, 여차리 앞 갯벌이 가장 넓고 완만한 경사를 이룬다(해양수산부, 2005).
일반적으로 갯벌의 표층퇴적물의 분포는 갯벌환경에 서식하는 각종 어패류의 서식조건을 결정하는 중요한 지표이다. 강화도 갯벌은 점토질 갯벌이 우세하며, 특히 강화도 남단에 넓게 분포한다. 반면에 사질갯벌은 강화도 서부의 수로와 조하대에서 우세하다.
해양수산부(2005)에서 이 지역의 퇴적상을 조사한(2003년) 결과에 따르면, 1997년 보다 혼성 갯벌은 동검도 동쪽으로 확장된 것으로 조사되었다. 단기 퇴적율 측정 결과, 여름과 가을철에 동쪽인 흥왕리 갯벌은 퇴적되었고, 여차리와 장화리 갯벌은 침식되었다. 주상 시료에 대한 퇴적학적 분석결과, 사교층리 모래, 괴상 점이층리 사질 실트, 실트-점토 호상엽층리 실트, 생물교란 실트 등 네 개의 퇴적상이 인지되었다. 이들 퇴적상의 분포는 조수로 인근 지역이 전반적으로 퇴적률이 높으며, 특히 동검도 동쪽 조간대에서 최근 급격한 퇴적작용이 진행되고 있음을 시사하고 있다.
강화도의 현재 해안선은 고려시대 이후부터 간척사업에 의하여 거의 대부분 직선화되었다. 1910년과 1997년 지형도를 비교하면, 일제시대 이후 간척사업으로 강화도 남부지역의 염생습지는 거의 사라졌고, 간척사업과 한강담수의 유입에 따른 퇴적과 침식현상으로 석모수로 방향의 해안선은 바다 방향으로, 염하수로 방향은 오히려 강화도 방향으로 상당히 이동하였다.
최근 강화도 남쪽의 인천국제공항과 해안 구조물 건설은 강화도 주변의 해안선을 변화시켜 조류의 흐름에 영향을 주는 것으로 보인다. 이에 따라 강화도 주변의 주기적인 퇴적물 순환에 변화가 일어나 갯벌 퇴적물 특성과 생태계의 지속적인 변화가 있을 것으로 보인다.
갯벌의 개발과 보존
강화도 갯벌은 수도권과 근접하여 과거부터 개발 압력이 높아 개발과 보존의 논리가 항상 대립하였던 곳이다. 인천국제공항과 같은 대규모 건설 사업은 강화도 갯벌의 퇴적환경에 큰 영향을 미쳤다. 최근 갯벌의 가치와 중요성에 대한 국내·외의 관심이 높아지면서 정부는 2000년에 강화도 남단과 석모도, 볼음도 등 주변 3억 7,066만 ㎡의 갯벌을 보호·관리토록 하였으며, 이곳을 중간 기착지로 이용하는 세계적인 희귀종인 저어새를 천연기념물 제419호로 지정 하였고, 그 후 2004년 8월에는 인천의 영종도~무의~영흥도 주변 갯벌 156㎢를 습지보호구역으로 지정하였다. 이러한 일련의 갯벌 보호정책은 갯벌을 소중한 자연유산으로 지키려는 발걸음으로 반가운 소식이 아닐 수 없다.
강화도 주변 갯벌 지도