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무안공항에서 발생한 제주항공 여객기 참사로 무거운 마음 가운데 새해 첫날을 알리는 태양은 어김없이 새해 벽두의 짙은 어둠을 뚫고 동해 너머로 솟아올랐다.
올해 첫 화두는 ‘안전한 대한민국’이 되어야 할 것 같다. 지난해 정치권에서 시작된 분열이 우리 사회 곳곳에서 일어나고 있기 때문이다. 외부로 이미 표출된 사회적 갈등과 분열은 더 큰 위험에 빠지기 전에 대화와 타협 등 봉합하는 방안을 찾아 어느 정도 해결이 가능하다. 하지만 자연재해나 산업재해 등의 안전과 관련된 물리적 분열은 사고가 발생하기 전에 사전에 감지하기 힘들뿐더러 발생하는 순간 깊은 상처를 남긴다. 그 때문에, 사전에 분열된 곳을 미리미리 찾아내 보수하거나 대비하지 않으면 어느 순간 대형참사로 이어지게 된다.
최근 몇 년간 우리 사회는 곳곳에서 분열 현상을 보인다. 우리 울산의 경우 최고 수준의 위험군에 속하는 산업들이 집중해 있는 곳이다. 수십 종의 유해 화학 화학물질을 취급하고 있는 울산 석유화학단지는 물론, 12기의 원전이 밀집해 있다. 여기에다 온산항으로는 유해 화학 액체화물을 실은 선박이 드나들고 있으며, 울산 앞바다로는 고준위 원전 폐기물을 실은 선박이 경주 월성 방폐장으로 오가고 있다. 그뿐만 아니다. 울산 석유화학 국가산업단지, 온산국가산업단지, 미포 국가산업단지 등 울산을 대표하는 3개 산업단지는 건설된 지 반세기가 넘는 노후 산단이다. 산단이 지내온 세월만큼이나 입주 공장들도 노후화된 상태다. 해당 기업들이 잘 관리하고 운영하고 있다고 하니 오랜 세월 가능한 시설인 만큼 안전관리에 각별한 관리가 필요한 것은 분명하다.
여기에다 더욱 걱정스러운 것은 50년 전 초기 산업단지를 조성하고 석유화학 공장들이 들어서면서 주먹구구식으로 지하에 매설한 노후배관이 문제다. 몇 년 전부터 이 같은 위험에 대해 학계와 전문가들의 지적이 이어지자, 울산시와 정부는 2027년까지 난맥상을 이루고 있는 울산지역 천5백2십6km에 이르는 지하 배관을 찾아내 통합 관리하는 관리센터 구축 사업을 진행하고 있다. 지하 위험물 배관이 50년 가까운 세월이 흐를 만큼 올해 사업에 속도를 내 해당 사업이 하루빨리 마무리되도록 해야 한다. 산업 안전과 관련해 울산시에 주어진 또 하나의 숙제는 울산지역 3개 국가산단 관리권의 울산시로 이전받는 것이다. 국가산단 관리권이 울산시에 없다 보니 울산시민들의 생명과 안전에 직결되는 3개 산단 관리에 구멍이 되고 있다. 이를 해결하기 위해 올해를 이들 3개 산단 관리권을 울산으로 이전받는 원년으로 삼아야 한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