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 윤여정 <윤식당>
"나는 노을 지는 게 너무 싫은 거 있지? 싫어, 노을 지면 너무 슬퍼. 꼭 울어야 될 거 같아. 난 노을 질 때 굉장히 슬퍼, 아무튼. 혼자 있을 때는 운 적도 많아. 노을 지는 거 보면서. 그만, 그만 울어 버렸네. 아니 너무, 너무 아름다워서 슬프다구. 이제 꼴깍 넘어가지? 저러다가. 내가 나이가 들어서 석양이 싫은 건가? 오우야~ 진짜 저거 봐. 너무 슬프잖아. 마지막으로 막 빨갛게 빛을 발하면서.. 해는 다시 뜨지만 인생은 안 그렇지. 한 번 가면 다시 안 오지.."
-유시민 <알쓸신잡>
"왜 저렇게 느낌이 강할까? 노을이. 저는 일출을 보면 별 느낌이 없어요. 근데 오늘이 질 때 어떤 감정이 일어나요. 해가 넘어가는 게 정해져 있잖아요. 해는 시간이 되면 넘어가게 돼 있어요. 우리네 인생도 시간이 되면 넘어가게 돼 있어요. 근데, 해는 서산으로 넘어갔는데 붉은 노을이 남아 있는 거야. 우리 삶의 끝이 저러면 참 좋겠다. 끝나는 건 끝나는 건데, 영원히 지속될 수는 없지만, 딱 끝나고 나서 약간의 여운이 남잖아요. 잊혀지는 것도 어쩔 수 없지, 근데 비록 짧은 시간이지만 내 삶이 끝나고 약간의 시간 동안이라도 내 삶이 만들어 낸 어떤 것이 여운을 좀 남기면 그게 상당히 괜찮은 끝이 아닐까? 그런 막연한 느낌 같은 게 들어서 노을을 보고 있으면 되게 마음이 차분해지고 편안해져요, 나는."
-이효리 <효리네 민박>
"해가 완전 넘어간다."
"왜 이렇게 해는 빨리 질까? 아쉽게.."
"없어졌다."
"안녕.."
"사실 제주도에서 멋진 기억만 남긴 채 사라져버릴까라는 생각도 했지만, 그것보다 아름답게 내려오는 것이 낫지 않을까라는 생각을 했다."
해가 넘어가는 게 정해져 있듯, 우리네 인생도 지게 돼 있다. 그 필연성을 담담히 받아들이되, '붉은 노을'을 생각해보자. 해가 서산으로 넘어가도 빨갛게 타는 석양은 남아 있다. 마치 그 이별을 위로하는 것처럼 말이다. 그 잠시동안의 여운이 수많은 사람들의 마음을 움직이지 않던가. 당신의 '노을'도 아름답게 빛나길 바란다. 나의 노을은 어떤 여운을 남길까. 오늘 저녁엔 그런 생각을 해보면 어떨까.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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